피코빌린

피코빌린

[ phycobilin ]

  

피코빌린[그리스어에서 φύκος (phykos)는 '조류'를 의미하고, 라틴어에서 bilis는 '담즙'을 의미함]은 남세균, 홍조류(Rhodophyta), 크립토조류(Cryptophyta)의 색소단백질인 빌린단백질(biliprotein)이라고 하는 남조소(phycocyanin), 홍조소(phycoerythrin), 이질남조소(allophycocyanin) 등의 색소부분의 총칭이다. 열린 고리 테트라피롤(tetrapyrolee)의 구조를 갖는다. 대부분의 분자는 발색단을 가지고 있어 색을 띤다. 또한, 피코빌린은 화학적 환경에 따라 상당히 다른 흡광 극대값을 가지고 있다.

목차

일반적인 특성

엽록소, 카로티노이드(카로틴과 크산토필) 및 피코빌린과 같은 3가지 주요 광합성 색소가 조류에서 관찰된다. 피코빌린과 카로티노이드 및 페리디닌(peridinin) 색소는 모두 수용성이다. 알파-카로틴과 크산토필의 일종인 diatoxanthan은 단백질성 피코빌린 색소인 홍조소와 남조소에 결합한다. 피코빌린은 피코빌린단백질(phycobiliprotein)로 알려진 특정 수용성 단백질에 결합한다는 점에서 광합성 색소 중에서도 독특하다. 피코빌린단백질은 남세균과 진핵 조류에서 추출한 수용성 형광 단백질로, 광합성 집광을 위한 보조 또는 안테나 색소로 사용되며, 가시광선 스펙트럼에서 엽록소가 잘 흡수하지 못하는 부분과 형광 에너지를 통해 에너지를 흡수하여 빛 에너지를 엽록소에 전달한다.

피코빌린은 포유류 담즙 색소와 구조적으로 관련 있는 열린 고리 tetrapyrrole의 복잡한 광수용체 색소이다. 화학적으로 피코빌린은 4개의 피롤(tetrapyrrole)을 갖는 열린 고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름을 차명한 담즙산 색소인 빌리루빈과 구조적으로 유사하다. 피코빌린은 빛을 감지하여 반응하는 식물의 색소단백질인, 4개의 피롤을 갖는 열린 고리로 구성되어 있는 피토크롬(phytochrome)의 발색단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엽록소도 4개의 피롤로 구성되어 있지만, 피롤은 닫힌 고리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으며 그 중심에 금속 원자 Mg이 들어 있다.

피코빌린은 엽록소나 카로티노이드에 의한 빛의 흡수가 적은 파장역(500~600 nm)에서 빛을 흡수하는 색소이며, 흡수된 빛에너지는 광계Ⅱ에 효율적으로 전달된다. 피코빌린은 특히 엽록소a에 잘 흡수되지 않는 적색, 주황색, 황색 및 녹색 빛을 흡수하는데 효율적이다. 얕은 수심에서 자라는 생물도 황색/적색 빛을 포획할 수 있는 피코빌린을 함유하는 경향이 있지만, 깊이가 더 깊은 곳에 서식하는 종은 녹색 빛을 포획할 수 있는 피코빌린이 더 많다. 

그림 1. 피코빌린의 생합성 경로 (그림: 서창완/서울대)

종류 및 작용

발색단으로는 피코시아노빌린(phycoyanobilin), 피코에리트로빌린(phycoerythrobilin), 피코우로빌린(phycourobilin), 크립토비올린(cryptoviolin)의 4종이 알려져 있다. 빌린단백질의 단위체는 분자량이 약 30,000~50,000이 산성단백질이고, α, β의 소단위로 구성된다. 흡수 특성의 차이는 주로 결합하는 발색단의 종류와 수에 따라 결정된다. 홍조류, 남세균의 경우에 이 색소단백질은 세포 내에서 피코빌리솜(phycobilisome)이라는 복합체를 형성하며, 티라코이드막의 외측 표면, 광화학 반응중심Ⅱ복합체 근처에 규칙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피코빌린단백질에 부착된 다양한 조합에 의해 특정한 분광 특성이 나타난다. 푸른색 색소인 남조소와 붉은 색 색소인 홍조소의 비율은 환경적으로 변화될 수 있다. 즉, 초록색 빛으로 자란 남세균은 전형적으로 더 많은 홍조소를 생성하고 적색으로 변한다. 붉은 빛으로 자란 동일한 남세균은 푸르스름한 녹색으로 변한다. 이 상반되는 색의 변경은 '보색적응'이라고 한다.

그림 2. 피코빌린의 구조 비교 (출처: Grossman, 1993)

적색의 피코에리트로빌린(phycoerythrobilin)

피코에리트로빌린은 남세균 및 홍조류(Rhodophyta), 회조류(glaucophyte), 일부 크립토조류(Cryptophyta)의 엽록체에서 발견되는 적색의 피코빌린이다. 피코에리트로빌린은 피코빌린단백질의 일종인 홍조소에 있으며, 에너지의 말단 수용체이다. 홍조소에서 피코에리트로빌린의 양은 생물에 따라 다양하다. 홍조소는 Rhodophyta (홍조류)에서 발견되는 보조 광수용체 색소이고, 홍조류의 엽록소와 관련이 있으며, 푸른빛이 우세한 깊은 물에서 효율적으로 광합성이 가능하도록 해준다.  

오렌지색의 피코우로빌린(phycourobilin)

피코우로빌린은 남세균과 홍조류의 광합성에 관여하는 오렌지색의 피코빌린이다. 이 발색단은 남세균과 홍조류의 피코빌리솜의 말단 요소인 피코빌린단백질의 일종인 홍조소에 결합되어 있다. 홍조소에 결합될 때, 피코우로빌린은 약 495 nm의 최대 흡수를 나타낸다. 피코우로빌린은 청녹색 빛을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해양 생물이 함유한 피코빌리솜에서 발견된다.  

보라색의 크립토비올린(cryptoviolin; phycoviolobilin, phycobilobiolin)

크립토비올린은 피코에리트로시아닌에서 발견되며, 일부 남세균의 광합성과 관련된 보라색의 피코빌린이다. 이것은 α와 β 소단위로 구성되며, 일반적으로 육량체(hexamer)이다. α-피코에리트로시아닌은 보라색의 크립토비올린을 가지고 있고, β-피코에리트로시아닌은 청색을 띠는 두 개의 피코시아노빌린을 포함하고 있다. 피코에리트로시아닌은 남세균과 홍조류의 피코빌리솜의 중요한 구성 요소인 남조소와 유사하다. 피코시아노빌린은 남조소에만 공유결합되어 최대 약 620 nm의 흡수를 유도하지만, 크립토비올린과 피코시아노빌린을 모두 함유한 피코에리트로시아닌은 최대 575 nm의 흡수를 유도한다.

청색의 피코시아노빌린(phycoyanobilin; phycobiliverdin)

피코시아노빌린은 청색의 피코빌린이고, 남세균 및 홍조류(Rhodophyta), 회조류(glaucophyte), 일부 크립토조류(Cryptophyta)의 엽록체에서 발견된다. 피코시아노빌린은 피코빌린단백질의 일종인 이질남조소와 남조소에만 있으며, 이 남조소는 에너지의 말단 수용체이다.  

그림 3. 피코빌리솜의 구조 모식도 적색 홍조소(phycoerythrin), 청색 남조소(phycocyanin), 하늘색 이질남조소(allophycocyanin) (출처: http://www-cyanosite.bio.purdue.edu)

피코빌리솜은 남세균 및 회조류(glaucophyte)와 홍조류의 엽록체에서 틸라코이드 외막에 부착된 여러 피코빌린단백질 복합체로 구성된 구조이고, 매우 넓은 범위의 광 주파수가 피코빌린 색소에 의해 조절 될 수 있다. 그림에서 보이는 것처럼 광계II(틸라코이드 막 내부에 위치)의 명반응에서 엽록소로 전달되는 에너지를 조절할 수 있도록 배열되어 있다. 즉, 모든 피코빌린단백질은 입사광을 직접 흡수할 수 있지만, 피코빌리솜 내에서 홍조소(phycoerythrin) -> 남조소(phycocyanin) -> 이질남조소(allophycocyanin) -> 엽록소a의 에너지 전달 경로에 참여한다. 

관련용어

집광안테나복합체(light-harvesting antenna), 틸라코이드(thylakoid), 남세균(cyanobacteria), 광합성(photosynthesis), 광계II(photosystem II)

집필

나종욱/민족사관고등학교

감수

하남출/서울대학교

참고문헌

  1. Grossman, AR, Schaeffer, MR, Chiang, GG, and Collier, JL. 1993. The phycobilisome, a light-harvesting complex responsive to environmental conditions. Microbiol. Rev. 57, 725-749.
  2. O'Carra, P, Murphy, RF, Killilea, SD. 1980. The native forms of the phycobilin chromophores of algal biliproteins. A clarification. Biochem. J. 187, 303–309.
  3. Hillol, C, Chakdar, H, Pabbi, S. 2016. Cyanobacterial Phycobilins: Production, Purification, and Regulation. In Shukla P. (ed.), Frontier Discoveries and Innovations in Interdisciplinary Microbiology pp 45-69. Springer, New Delhi.
  4. Wikipedia

동의어

phycobilin, Phycobilin, 피코빌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