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광

편광

[ polarization ]

편광은 전자기파에서 전기장 진동 방향이 일정하거나 회전하는 현상이다. 빛(전자기파)은 전기장과 자기장이 진동하면서 전파되는 파동의 일종이다. 전기장과 자기장이 진동하는 방향은 빛의 진행 방향에 수직이다. 전기장의 진동방향이 일정하면 전자기파는 선형 편광되었다고 하고, 전기장의 진동 방향이 회전하면 전자기파는 원형 편광되었다고 한다. 전자기파는 무수히 많은 광자들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전자기파의 전기장은 각 광자의 전기장이 중첩이 되어 나타난다. 열을 받아 나오는 빛은 일반적으로 편광되어 있지 않으나, 진행하는 경로 상에 자기장이나 먼지가 있으면 부분적으로 편광될 수 있다. 따라서 편광 관측으로 자기장이나 성간먼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목차

편광의 종류

그림 1. 선형편광(출처:조정연/천문학회)

그림 2. 원형편광()

그림 1과 같이 전기장의 진동방향이 일정할 경우 선형편광이 되었다고 하고, 그림 2와 같이 전기장의 세기가 변하지 않은 채 회전하는 경우 원형편광이 되었다고 한다. 그림 2와 같이 전기장이 회전하면서 세기가 타원 모양으로 변화하면 타원편광이 되었다고 한다. 선형 편광과 타원 편광은 반대방향으로 회전하는 두 원형 편광의 합으로 기술할 수 있다.

천문학적 편광의 요인

천문학적 환경에서 편광을 일으키는 중요 요인으로는 성간먼지, 제만효과, 싱크로트론복사가 있다.

성간먼지에 의한 편광

그림 3.(왼쪽) 성간 먼지의 정렬.(오른쪽) 길쭉한 성간 먼지에 의한 복사(조정연/천문학회).

성간물질에서는 성간먼지가 편광현상을 일으키는 주요인이다. 모양에 상관없이 성간먼지가 빛을 반사할 때 편광이 생기는데(반사에 의한 편광), 편광의 방향은 반사면과 나란하다(물론 빛의 전파 방향과는 수직이다). 따라서 천체에서 나오는 빛이 천체 주위의 먼지에서 반사되면 편광의 방향은 동심원 방향으로 나타난다. 한편 길쭉한 성간먼지가 빛을 흡수(주로 가시광선이나 적외선 영역)하거나 방출(주로 원적외선이나 서브밀리미터파 영역)할 때 편광이 생긴다. 성간먼지는 일반적으로 구대칭에서 벗어난 길쭉한 형태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길쭉한 성간먼지가 여러 가지 이유로 빠르게 회전하게 되면 그림 3과 같이 자기장에 대해 정렬이 된다고 믿어진다. 이 경우 자기장에 수직한 방향의 소광단면적이 나란한 방향의 소광단면적보다 커지게 된다(즉 @@NAMATH_INLINE@@ \tau_{||} < \tau_\bot @@NAMATH_INLINE@@). 따라서 성간먼지가 별빛을 흡수하거나 원적외선/서브밀리미터파 영역의 복사를 방출할 때 편광이 발생한다(그림 3 참조).

제만(Zeeman)효과에 의한 편광

그림 4. 태양 흑점에서 나오는 흡수선의 제만효과(출처: )

1896년 제만은 자기장이 있을 경우 흡수선(혹은 방출선)이 여러 선으로 분리되는 현상을 발견하였다. 이는 원자(혹은 분자 등)의 자기모멘트(magnetic moment)와 자기장이 상호작용을 할 때 발생한다. 태양의 흑점은 자기장이 매우 강하다. 따라서 태양흑점에서 나오는 흡수선을 관측하면 제만효과에 의해 여러 성분으로 분리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림 4는 태양 흑점을 지나는 선(왼쪽 그림 참조)을 따라 측정한 흡수선의 모습(오른쪽 그림)이다. 흑점 바깥에서는 흡수선이 한 성분이지만 흑점을 통과하면서 흡수선은 여러 성분으로 분리된다. 흡수선이 분리되는 정도는 대략 자기장의 세기에 비례한다. 따라서 분리된 흡수선의 간격을 측정하면 자기장의 세기를 추정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분리된 각 성분은 원자의 각운동량이 다르므로, 편광된다. 자기장이 관측자의 시선 방향에 나란할 때는 제만 효과에 의한 편광은 원형편광이고, 관측자의 시선 방향에 수직일 때는 제만 효과에 의한 편광은 선형편광이다.

싱크로트론복사에 의한 편광

그림 5. 상대론적 전자에 의해 방출되는 싱크로트론 복사의 모식도(출처:조정연/천문학회)

전하를 띤 입자(예: 전자)는 자기장을 따라 나선운동을 하며 움직인다(그림 5). 전자가 원운동(혹은 나선운동)을 하면 빛이 나오는데, 상대론적인 운동에너지를 가지는 전자가 내는 빛을 특히 싱크로트론복사라 부른다. 싱크로트론복사는 자기장에 수직인 방향으로 선형 편광되어 있다. 고에너지 전자와 자기장이 있으면 싱크로트론 복사가 나오므로 많은 천체(예: 활동은하핵, 초신성잔해, 우리은하헤일로, 목성의 자기권 등)에서 싱크로트론 복사가 관측된다.

외부은하에서 나오는(선형으로 편광된) 싱크로트론 복사를 관측하면 종종 편광면이 회전하는 현상이 관측된다. 이를 패러데이회전(Faraday rotation)이라 하는데, 편광면이 회전하는 각도는 시선방향에 평행한 자기장의 세기(@@NAMATH_INLINE@@ B_{||} @@NAMATH_INLINE@@ )와 전자밀도( @@NAMATH_INLINE@@ n_e @@NAMATH_INLINE@@ )의 곱에 비례한다. 정확히는 @@NAMATH_INLINE@@ \phi \propto \lambda^2 \int B_{||} n_e dl @@NAMATH_INLINE@@이다. 여기서 @@NAMATH_INLINE@@ \lambda @@NAMATH_INLINE@@는 빛의 파장이다. 윗식에서 적분으로 표시된 양을 회전측도(rotation measure)라 부르는데, 회전측도를 관측하면 시선방향에 나란한 자기장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편광과 자기장

편광은 자기장의 세기를 연구하는데 많이 이용된다. 정렬된 길쭉한 먼지에 의한 편광 복사를 관측하면 천구면에 투영된 평균자기장의 세기를 추정할 수 있다. 또한 제만효과를 관측하면 시선방향에 평행한 자기장의 세기를 구할 수 있다. 제만효과는 자기장이 없을 때는 하나로 겹쳐보이던 분광선이 자기장이 있을 때 분리되는 현상을 말하는데, 분광선이 분리되는 정도는 자기장의 세기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제만효과는 자기장의 세기를 직접 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태양 등을 제외하고는 실제 관측하기는 매우 어렵다. 또한 싱크로트론복사의 세기는 자기장의 세기와 관련이 있고, 편광의 방향은 시선방향에 수직한 자기장의 방향에 대한 정보를 주므로 자기장 연구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스톡스(Stokes) 매개변수

그림 6. 편광의 방향과 편광각(출처: 조정연/천문학회)

편광을 기술하는 데는 스톡스 매개변수(@@NAMATH_INLINE@@I, Q, U, V)@@NAMATH_INLINE@@가 널리 쓰인다. 스톡스 매개변수 @@NAMATH_INLINE@@I@@NAMATH_INLINE@@는 복사세기(intensity)를 나타낸다. 스톡스 매개변수 @@NAMATH_INLINE@@Q@@NAMATH_INLINE@@와 @@NAMATH_INLINE@@U@@NAMATH_INLINE@@는 선형 편광의 세기와 방향을 결정한다. 스톡스 매개변수 @@NAMATH_INLINE@@V@@NAMATH_INLINE@@는 원형 편광의 정도를 나타내는데, 더 정확한 정의는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원형편광 성분의 세기에서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원형편광 성분의 세기를 뺀 값이다. 편광도는 @@NAMATH_INLINE@@ \sqrt{Q^{2} +U^{2} +V^{2}}/I @@NAMATH_INLINE@@로 정의 된다.

스톡스 매개변수 @@NAMATH_INLINE@@Q@@NAMATH_INLINE@@와 @@NAMATH_INLINE@@U@@NAMATH_INLINE@@는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다. 선형 편광된 빛의 진동 방향과 수평축 사이의 각도(편광각이라 부른다. 그림 6 참조.)가 @@NAMATH_INLINE@@ \chi @@NAMATH_INLINE@@일 때, @@NAMATH_INLINE@@Q@@NAMATH_INLINE@@와 @@NAMATH_INLINE@@U@@NAMATH_INLINE@@는

@@NAMATH_DISPLAY@@ \begin{cases} Q=I\cos{2 \chi} \\ U=I\sin{2 \chi} \end{cases} \qquad (1) @@NAMATH_DISPLAY@@

가 된다. 이 공식에 의하면 전기장의 진동 방향이 수평축과 나란하면(즉 @@NAMATH_INLINE@@ \chi=0^\circ @@NAMATH_INLINE@@이면) @@NAMATH_INLINE@@Q=1, U=0@@NAMATH_INLINE@@이고, 수직축과 나란하면(즉 @@NAMATH_INLINE@@ \chi =90^\circ @@NAMATH_INLINE@@이면) @@NAMATH_INLINE@@Q=-1, U=0@@NAMATH_INLINE@@임을 알 수 있다. 또한 그림의 @@NAMATH_INLINE@@ \chi @@NAMATH_INLINE@@가 @@NAMATH_INLINE@@ 45^\circ @@NAMATH_INLINE@@면 @@NAMATH_INLINE@@Q=0, U=1@@NAMATH_INLINE@@이고, @@NAMATH_INLINE@@135^\circ @@NAMATH_INLINE@@면 @@NAMATH_INLINE@@Q=0, U=-1@@NAMATH_INLINE@@임을 알 수 있다. 참고로 @@NAMATH_INLINE@@Q@@NAMATH_INLINE@@를 위의 공식과 같이 쓰는 것은 @@NAMATH_INLINE@@Q@@NAMATH_INLINE@@를 수평축 방향으로 진동하는 빛의 세기에서 수직축 방향으로 진동하는 빛의 세기를 뺀 것(즉 @@NAMATH_INLINE@@ E_{||} ^{2}-E_{\bot}^{2} @@NAMATH_INLINE@@)으로 정의하는 것과 동등하다. 그 이유는

@@NAMATH_DISPLAY@@ Q=E_{||}^2 -E_\bot^2 = E^2 \cos^2 \chi -E^2 \sin^2 \chi =E^2 \cos{2 \chi} = I \cos 2\chi \qquad (2) @@NAMATH_DISPLAY@@

가 되기 때문이다. @@NAMATH_INLINE@@Q@@NAMATH_INLINE@@를 @@NAMATH_INLINE@@ I \cos 2 \chi @@NAMATH_INLINE@@로 나타낼 경우, 선형편광에서 @@NAMATH_INLINE@@ I=\sqrt{ Q^2 +U^2 } @@NAMATH_INLINE@@이므로 @@NAMATH_INLINE@@ U=I \sin 2\chi @@NAMATH_INLINE@@가 됨을 쉽게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