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만효과

제만효과

[ Zeeman effect ]

제만효과(Zeeman effect)는 특정한 종류의 방출스펙트럼 또는 흡수스펙트럼을 내는 원자들이 자기장이 있을 때 분광선이 스펙트럼 상에서 두 개 또는 세 개의 성분으로 갈라지는 현상이다(그림 1 참조). 갈라진 성분들은 파장의 차이가 생긴다. 이를 제만분열(Zeeman splitting)이라고 한다. 제만분열은 자기장 세기에 비례한다. 또 제만분열이 생기면 갈라진 성분들은 원형편광 또는 선형편광된다. 이 제만효과편광의 정도와 종류, 방향은 자기장의 세기와 방향에 따라 달라진다.

그림 1. 제만효과. 백색광(왼쪽)으로 찍은 태양흑점에 수직 방향으로 슬릿을 놓고 찍은 흡수선스펙트럼(I), 원형편광 스펙트럼(V), 선형편광 스펙트럼(Q와 U). 태양관측위성 히노데(Hinode)에 장착한 분광편광기(spectropolarimeter, SP)로 얻은 관측 자료 사용함.(출처: 채종철/한국천문학회)

제만효과를 이용하면 자기장의 세기와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제만분열을 측정하면 자기장의 세기를 결정할 수 있다. 자기장이 충분히 세지 않으면, 성분들은 뚜렷이 구분되어 보이지 않고, 서로 겹쳐 보이시 때문에, 분광선의 폭이 넓어진 것처럼 보인다. 이를 제만선폭증대(Zeeman broadening)이라고 한다. 제만분열이 작아서 제만효과가 제만선폭증대로만 나타나는 경우에는 제만분열을 이용해 자기장을 측정하는 것이 어렵다. 이 경우에는 제만효과로 생기는 분광선의 제만효과편광을 측정해야 한다. 제만효과를 이용해 편광은 파장에 따라 선스펙트럼 안에서 급격하게 변하기 때문에, 제만효과편광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고해상도 분광편광 관측(spectropolarimetry)이 필요하다.

목차

제만효과의 원리

자기장이 있을 때, 원자들은 위치에너지가 증가하는 원자들, 위치에너지가 변하지 않는 원자들, 위치에너지가 감소하는 원자들로 구분되며, 이런 원자들에서 나오거나 이런 원자들이 흡수하는 분광선의 파장도 짧아지는 성분과 길어지는 성분으로 갈라지게 된다. 자기장이 있을 때, 생기는 원자의 위치에너지 변화는 나침반을 써서 이해할 수 있다(그림 2).

그림 2. 지구 자기장과 나침반, 그리고 제만효과의 원리. (출처: 채종철/한국천문학회)

나침반은 작은 자석이다. 나침반의 N극은 자기력선이 나오는 극이고, S극은 자기력선이 들어가는 극이다. 지구는 거대한 자석과 같다. 지구의 자기력선은 지구의 남극(자기적으로는 N극)에서 나와 지구의 북극(자기적으로는 S극)으로 들어간다. 나침반을 자유롭게 놔두면 나침반의 N극은 지구의 북극을 가리킨다. 나침반의 N극을 지구 남극으로 향하게 하려면, 나침반의 바늘을 손으로 붙들고 있어야 한다. 손에서 놓는 순간 나침반의 N극은 방향을 바꾸어 다시 지구 북극으로 향하게 된다. 이는 N극이 지구 북극으로 향하는 나침반은 위치에너지가 낮고, N극이 지구 남극으로 향하는 나침반은 위치에너지가 높기 때문이다. 모든 물체는 위치에너지가 낮은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 나침반의 물리적 성질은 나침반의 자기모멘트 벡터가 결정한다. 나침반의 자기모멘트의 방향은 S극에서 N극을 향하는 방향이고, 그 세기는 나침반 속 전류 회로의 전류 @@NAMATH_INLINE@@I@@NAMATH_INLINE@@와 회로의 단면적 @@NAMATH_INLINE@@A@@NAMATH_INLINE@@의 곱과 같다. 전류의 회전 방향은 오른 나사 규칙으로 자기모멘트 방향과 연결된다. 나침반의 위치에너지 @@NAMATH_INLINE@@E@@NAMATH_INLINE@@는 지구 자기장 @@NAMATH_INLINE@@\vec B@@NAMATH_INLINE@@와 나침반의 자기모멘트(magnetic moment) @@NAMATH_INLINE@@\vec \mu @@NAMATH_INLINE@@에 의해 다음 식과 같이 결정된다.

@@NAMATH_DISPLAY@@ E = - \vec \mu \cdot \vec B \qquad (1) @@NAMATH_DISPLAY@@

그림 3. 제만효과의 원리. 원자을 구성하는 전자들의 각운동량, 자기모멘트, 위치에너지. (출처: 채종철/한국천문학회)

원자 한 개는 아주 작은 나침반으로 볼 수 있다. 원자 한 개를 구성하는 전자들은 원자 내에서 회전 운동하고 있으며, 고유한 각운동량을 가지고 있다. 이 전자들의 회전 운동은 그 운동 방향과 반대방향으로 흐르는 아주 작은 전류 회로를 만든다. 따라서 원자 한 개의 자기모멘트는 그 원자를 구성하는 전자들의 총 각운동량에 비례하고, 방향은 각운동량의 반대 방향이다(그림 3). 개별 원자들은 왼나사 회전 전자들로 구성된 원자와 오른나사 회전 전자들로 구성된 원자로 구분할 수 있다. 왼나사 회전 전자들은 자기장을 마주보는 관측자(자기장이 관측자에게 향함)가 볼 때,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전자들이고, 오른나사 회전 전자들은,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전자들이다. 왼나사 회전 전자들로 이루어진 원자의 자기모멘트 벡터는 자기장과 같은 방향이고, 오른나사 회전 전자들로 이루어진 원자의 자기모멘트는 자기장과 반대 방향이다. 따라서, 왼나사 회전 전자들로 이루어진 개별 원자들은 식(1)에서 보듯이 위치에너지가 음이고, 오른나사 회전 전자들로 이루어진 개별 원자들은 위치에너지가 양이다.

제만분열

정량적으로 정의되는 제만분열 @@NAMATH_INLINE@@\Delta \lambda_B@@NAMATH_INLINE@@은 파장이 길어진 성분의 파장 증가분이다. 이는 파장이 짧아진 성분의 파장 감소분과 같다. 제만분열은 다음과 같은 식으로 주어진다.

@@NAMATH_DISPLAY@@ \Delta \lambda_B = 4.67 {\rm \ pm} \times g^\ast \left( \frac{\lambda}{1000 {\rm \ nm}} \right)^2 \frac{B}{1000 {\rm \ G}} @@NAMATH_DISPLAY@@

여기서 @@NAMATH_INLINE@@g^\ast@@NAMATH_INLINE@@는 유효란데인자(effective Lande factor)로서 각 분광선의 고유 인자이다. 제만분열은 이 인자와 자기장 @@NAMATH_INLINE@@B@@NAMATH_INLINE@@에 비례한다. 또 특이한 것은 파장 @@NAMATH_INLINE@@\lambda@@NAMATH_INLINE@@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점이다. 파장이 길수록, 제만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따라서 제만효과를 이용한 자기장 측정은 가시광보다는 적외선에서, 적외선보다는 전파에서 더 유리하다. 태양흑점의 자기장은 대략 3000 G이므로, 그림 1에 나온 파장이 630.2 nm이고, 유효란데인자가 2.5인 분광선의 제만분열은 13.9 pm=0.014 nm= 0.14 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