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메네스

히포메네스

왕자

[ Hippomenes ]

요약 메일라니온 혹은 멜라니온이라고도 불리는 히포메네스는 아탈란테의 남편이다. 그는 신랑을 정하는 달리기 경주에서 아프로디테 여신의 도움으로 경주에서 승리하여 그녀와 결혼한다. 그러나 신전을 모독한 죄로 신들의 분노를 사서 아탈란테와 히포메네스는 사자로 변한다.
아탈란테

아탈란테

외국어 표기 Ἱππομένης(그리스어)
구분 왕자
별칭 메일라니온(Meilanion) 혹은 멜라니온(Melanion)-그리스어로 Μειλανίων 혹은 Μελανίων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관련 상징 황금사과, 사자

히포메네스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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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메네스 인물관계도
아탈란테에우리스테우스

신화 이야기

히포메네스는 메일라니온 혹은 멜라니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는 아르카디아 왕 리쿠르고스의 손자이자 암피다마스의 아들로 “칼리돈의 멧돼지 사냥”에서 알타이아의 아들 멜레아그로스의 마음을 사로잡은 여자 사냥꾼 아탈란테를 사랑한다.

『변신 이야기』와 『비블리오테케』를 보면 이들의 드라마틱한 결혼과정과 불행한 결말이 흥미롭게 그려져 있다.

알파걸 아탈란테

아탈란테의 아버지는 혼기가 꽉 찼는데도 결혼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딸에게 계속 결혼을 독촉한다. 결혼을 하면 자신이 파멸하거나 동물로 변할 것이라는 신탁을 들은 아탈란테는 어떻게 하든 결혼을 피하려고 한다. 그녀는 평생 숲에서 동물과 뛰어다니며 사냥꾼들 사이에서 자랐기 때문에 달리기라면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다.

아탈란테는 달리기 시합을 하면 이 세상에 자신을 이길 남자는 없다고 확신하며 미소를 짓는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시합에서 아마추어인 남자들의 패배는 자명한 일이다. 신화 속의 시합이 그렇듯 이 시합에도 목숨이 담보된다. 섣불리 그녀에게 덤벼든 남자들은 결국 시합에 패하고 목숨을 내놓아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들은 맨몸으로 달리기 시합에 나선 아탈란테에게 반해 불나방처럼 달리기 시합에 달려든다.

3개의 황금사과로 얻은 아탈란테

이런 상황을 지켜본 히포메네스는 자신의 힘으로는 아탈란테를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사랑의 여신에게 도움을 청한다. 아프로디테는 히포메네스의 간절한 기도를 듣고 그에게 키프로스 땅에서 딴 황금사과 세 개를 주면서 황금사과로 그녀의 관심을 끌도록 조언을 한다.

시합이 시작되자 아탈란테는 마치 날개가 달린 듯 그를 가볍게 치고 나간다. 그때 히포메네스는 황금사과를 하나를 던진다. 그녀는 반짝이는 황금사과가 탐이나 달리기를 멈추고 사과를 집는다. 그 사이 히포메네스는 앞서 나가지만 아탈란테는 빠른 속도로 그를 따라잡는다. 히포메네스는 다시 황금사과를 던져 그녀를 따돌린다.

하지만 그녀의 빠른 발은 어김없이 히포메네스를 앞지른다. 이제 마지막 사과를 손에 들고 히포메네스는 여신에게 간절하게 기도를 올리며 사과를 던진다. 결승점을 눈앞에 둔 아탈란테는 황금사과를 택하면 히포메네스에게 질 수가 있기 때문에 잠시 망설인다. 그 순간 그녀의 마음에 아프로디테가 개입하고 아탈란테는 몸을 휙 돌려 황금사과를 줍기 위해 달려간다. 게다가 아프로디테는 황금사과를 더 무겁게 만들어 아탈란테가 사과를 집는데 시간이 걸리도록 한다. 이렇게 히포메네스는 아프로디테 여신의 전폭적인 도움으로 사랑하는 아탈란테와 결혼에 골인한다.

은혜를 모르는 그대들은 사자가 될지니

하지만 히포메네스는 아프로디테가 그에게 베푼 은혜를 까맣게 잊어버린다. 인간이 원래 망각의 동물인지 급할 때는 신을 찾다가 급한 일이 해결되면 감사의 제사 따위에는 관심도 두지 않는다. 그렇다고 호락호락하게 넘어갈 신들이 아니다. 그들의 마음 씀씀이도 넉넉하지는 않다. 아프로디테 역시 이를 간과하지 않는다. 괘씸죄에 걸린 히포메네스는 다시는 인간으로 살지 못하게 된다.

히포메네스는 아탈란테와 키벨레 신전을 지나갈 때 갑자기 그의 마음에 아탈란테와 감히 신전에서 사랑을 나누고 싶은 불경한 욕구가 솟구친다. 아프로디테가 그의 마음을 조종하고 있는 것이다. 여신이 만든 불경의 기회를 덥석 문 히포메네스와 아탈란테는 신전에서 사랑을 나누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된다. 그들은 인간의 세계와 이별하고 동물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그들의 몸에 서서히 몸에 털이 나기 시작하더니 사자로 변하고 만다. 신들의 호의를 무시하고 신들의 신전에서 금지된 욕망을 채움으로써 신들의 분노를 산 결과이다.

신화 해설

신화 속의 신은 인간의 사랑까지도 좌지우지하고 인간의 마음까지도 마음대로 한다. 마치 함정 수사를 하듯 인간에게 죄를 짓도록 상황을 만들고 그것을 빌미로 인간을 처단한다. 우리는 신화 속에서 약한 인간의 마음과 무엇인가를 갈구하는 인간의 심리를 이용하는 신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자신의 능력으로 당당하게 사랑하는 사람을 쟁취하지 못하고 신의 힘을 빌려 편법으로 이룬 사랑의 종말은 비참하다.

게다가 원하는 것을 얻으면 감사 따위는 잊어버리는 간사한 인간의 마음을 이들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눈앞의 이익에 혹하고 신의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요즘 세상의 세태를 보여주는 것 같다. 한편 내가 내 마음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의지하면 결국 그의 조정을 받게 되어 나의 미래조차 그에게 종속되는 것이다.

히포메네스의 불행한 운명에 가장 큰 작용을 한 것은 사과이다. 사과는 그의 운명에 불행의 씨앗이 된다. 황금사과의 또 다른 이름은 욕망이다. 신화 속에 사과는 유혹의 기능을 한다. 이브가 맛본 금단의 사과도 그렇고 트로이 전쟁을 일으킨 파리스의 사과도 그렇다. 사과는 역사와 문학에서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는 식물로 자주 등장한다. 욕망하는 인간이 있는 한 그 마음을 조정하는 또 다른 주인이 있을 것이다. 그것이 신이든 인간이든 권력이든 말이다.

참고자료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게르하르트 핑크, 『』, 예경
  • 오비디우스, 『』, 천병희 역, 도서출판 숲
  • 아폴로도로스, 『』, 천병희 역, 도서출판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