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기노스

에르기노스

[ Erginus, Erginos ]

요약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오르코메노스의 왕이다. 조공 문제로 테바이와 벌인 전쟁에서 헤라클레스가 이끄는 테바이군에 패해 목숨을 잃었다. 헤라클레스는 이 공로로 테바이 왕 크레온의 맏딸인 메가라와 결혼하였다. 일설에 따르면 에르기노스는 전쟁에서 죽지 않고 살아서 젊은 여인과 결혼하여 두 아들을 낳고 천수(天壽)를 누렸다고도 한다.
외국어 표기 Ἐργῖνος(그리스어)
구분 왕 > 오르코메노스
관련 사건, 인물 헤라클레스의 모험
가족관계 트로포니오스의 아버지, 필레오스의 형제

에르기노스 인물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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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기노스 인물관계도
클리메노스트로포니오스

에르기노스는 보이오티아 지방의 오르코메노스에서 미니아이 족을 다스리던 왕 클리메노스와 리코스의 딸 부지게 사이에 태어난 아들로 아론, 아제오스, 필레오스, 스트라티오스 등과 형제지간이다. 에르기노스는 신탁의 지시에 따라 늘그막에 젊은 여인과 결혼하여 두 아들 아가메데스와 트로포니오스를 낳았다.

신화 이야기

에르기노스의 테바이 공략

에르기노스의 아버지 클리메노스는 온케스토스에서 열린 포세이돈 축제에 참가했다가 사소한 시비 끝에 테바이의 귀족 메노이케우스의 마부 페리에레스가 던진 돌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클리메노스는 죽어가면서 아들 에르기노스에게 복수를 당부했다. 아버지에 이어 오르코메노스의 왕위에 오른 에르기노스는 곧바로 군대를 소집하여 테바이를 공격했다. 테바이는 이 전쟁으로 많은 병사와 주민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향후 20년 동안 매년 100마리의 소를 조공으로 바쳐야 하는 처지에 빠지고 말았다.

헤라클레스의 반격

하지만 당시 테바이에 거처를 두고 있던 헤라클레스는 이 조공에 반대했다. 키타이론 산의 사자를 사냥하고 테바이로 돌아오던 헤라클레스는 조공을 받으러 테바이로 가는 에르기노스 왕의 사신들과 마주치자 그들의 코와 귀를 베어 목에 걸게 한 다음 그것이 조공이니 에르기노스에게 갖다 주라며 돌려보냈다. 이 같은 모욕에 분노한 에르기노스는 당장 다시 군사를 일으켜 테바이로 향했다. 에르기노스는 테바이의 왕 크레온에게 헤라클레스를 자신에게 넘기고 항복할 것을 요구했다. 두려움에 빠진 크레온 왕은 에르기노스의 요구에 응하려 했으나 헤라클레스는 쌍둥이 동생 이피클레스와 함께 테바이의 젊은이들을 소집하고 자신은 아테나 여신에게서 받은 무기로 무장을 한 뒤 에르기노스의 군대와 전투를 벌였다.

헤라클레스는 결국 이 전쟁에서 승리하였고 오르코메노스의 왕 에르기노스도 죽였지만 전투 중에 양부(養父) 암피트리온이 적들의 손에 죽고 말았다. 헤라클레스는 오르코메노스를 정복하고 에르기노스가 테바이에 부과한 조공의 두 배를 테바이에 바치게 하였다. 테바이의 왕 크레온은 자신의 딸 메가라를 아내로 주어 헤라클레스의 공을 치하하였다.

젊은 여인을 아내로 얻은 에르기노스

하지만 또 다른 전승에 따르면 에르기노스는 이 전쟁에서 죽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전쟁에 패한 뒤 자신이 테바이에 요구했던 것의 두 배를 조공으로 바치는 조건으로 헤라클레스와 협정을 체결하고 나라를 다시 이끌었다. 많은 조공을 바치느라 재산이 거의 바닥이 나버린 에르기노스는 노령에 이르기까지 결혼을 하지 못했다. 자식을 갖고 싶었던 에르기노스는 델포이의 신탁에 문의했고 신탁은 에르기노스에게 쟁기를 바꾸라는 대답을 내렸다. 에르기노스는 신탁의 지시대로 하고 나서 젊은 여인을 아내로 얻었고 그녀와 사이에서 두 아들 아가메데스와 트로포니오스를 낳으며 천수를 누리다 죽었다.

참고자료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 파우사니아스, 『그리스 안내』
  • 디오도로스 시켈로스, 『역사 총서』
  • 스트라본, 『지리지』
  • M. 그랜트, J. 헤이즐, 『』, 범우사
  • 피에르 그리말, 『』, 열린책들
  • W. H. Roscher, 『Ausführliches Lexikon der griechischen und römischen Myth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