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아

요약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여인, 혹은 반인반수의 괴물이다. 제우스의 사랑을 받았으나 헤라의 질투로 인해 자식들을 잃은 뒤 이성을 잃고 어린아이를 잡아먹는 괴물이 되었다. 후대로 가면서 라미아는 젊은 남성을 유혹하여 정기를 빨아먹는 악령이나 요부, 창녀로 묘사되었다.

라미아

외국어 표기	Λάμια(그리스어)
구분	괴물
상징	아이 잡아먹는 귀신, 요부, 창녀
어원	식도(食道)
관련 상징	뱀, 뱀껍질
가족관계	제우스의 아내, 벨로스의 딸, 리비에의 딸, 포세이돈의 딸

라미아 인물관계도

※ 관계도 내 인명 클릭시 해당 표제어로 연결됩니다.

라미아는 이집트와 리비아 지역을 통치했던 벨로스 왕과 리비에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제우스와 사이에서 몇 명의 자식을 낳았지만 헤라의 질투로 번번이 아이를 잃어야 했다. 고대 그리스의 무녀 혹은 마녀로 알려진 리비아의 시빌레도 제우스와 라미아의 딸이라고 한다. 다른 설에 따르면 라미아는 포세이돈의 딸이며 바다의 신 포르키스와 사이에서 바다 괴물 스킬라를 낳았다고도 하는데, 이때 라미아는 바다의 여신 케토와 이미지가 겹치고 있다. 일반적으로 스킬라는 포르키스와 케토 사이에서 난 딸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신화 이야기

식인 괴물로 변해버린 리비아의 공주 라미아

리비아의 공주 라미아는 제우스의 사랑을 받아 여러 명의 자식을 낳았지만 이를 질투한 헤라가 그녀의 자식들을 모두 죽여 버렸다(혹은 헤라에 의해 미치광이가 된 라미아 자신이 자기 아이들을 삼켜버렸다고도 한다). 절망한 라미아는 제정신을 잃고 외딴 동굴로 숨어버린 뒤 다른 어머니들의 아이를 유괴하여 잡아먹는 끔찍한 식인괴물로 변해버렸다.

하지만 헤라는 여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잠의 신 힙노스에게 명하여 그녀에게서 잠을 앗아버린다. 편히 잠들지 못하고 밤이고 낮이고 어린아이를 찾아 헤매는 라미아를 불쌍히 여긴 제우스는 그녀에게 비록 편히 잠들지는 못하더라도 아무 것도 보지 않을 수 있도록 두 눈을 마음대로 뺐다 끼울 수 있는 능력을 주었다. 그리하여 그녀는 두 눈을 단지 속에 넣어두고 있을 때는 겁먹을 필요가 없는 애처롭기까지 한 여인이었지만 눈알을 끼우고 두 눈을 부릅떴을 때는 무서운 식인귀로 돌변하는 이중적인 존재가 되었다. 서양의 어머니들은 지금도 아이가 말을 안 듣고 떼를 쓸 때 ‘라미아가 와서 잡아간다’고 겁을 준다.

괴물로 변한 라미아는 종종 상반신만 여자고 하반신은 뱀의 형상을 한 반인반수의 모습으로 묘사되어 에키드나와 혼동되기도 했다.

남성의 정기를 빨아먹는 악귀

후대로 가면서 라미아는 젊은이들에게 달라붙어 피(혹은 정기)를 빨아먹는 악령과 같은 존재로 묘사되었다. 그리스의 저술가 필로스트라토스가 3세기경에 쓴 것으로 알려진 『아폴로니오스의 생애』에는 그런 모습의 라미아가 등장한다. 알렉산드리아의 현자로 알려진 철학자 아폴로니오스는 자신의 제자 메니포스가 어느 날 갑자기 젊고 아름다운 과부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결혼식에 참석하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녀는 젊은이들의 정기를 빨아먹는 악귀인 라미아였다. 이에 아폴로니오스는 기지를 발휘하여 그녀를 물리치고 제자를 구해낸다.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존 키츠는 필로스트라토스의 글에 등장하는 라미아의 이미지에 영감을 받아 『라미아』라는 제목의 시에서 라미아를 남성을 유혹하는 치명적인 여성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또 허버트 제임스 드레이퍼나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같은 미술가들은 라미아를 뱀의 이미지와 연결시켜 관능적으로 표현하였다.

라미아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각 1905년, 1909년. 그림 속의 여인들은 허리와 엉덩이 그리고 무릎 위에 뱀허물을 걸치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