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모리장단

자진모리장단

1. 자진모리장단은 산조, 가면극, 인형극, 대접돌리기, 땅재주, 줄타기 등에 쓰이는 빠른 속도의 장단이다. 본래 자진모리는 '자진몰이'의 말이 연철된 것으로 자주 몰아가는 장단이라는 뜻이다. 3소박 4박자(4/♩.)로 보통 빠른 속도로부터 조금 빠른 속도로 연주된다. 삼채장단이라고도 부른다. 기본 장단은 다음과 같다.

자진모리장단 본문 이미지 1

빠르기에 따라 보통 빠른 것을 느린자진모리라 하고 조금 빠른 것을 자진자진모리라 하는데, 산조에서는 이를 휘모리라고 한다. 농악에서는 덩덕궁이 또는 삼채굿이라 하며 느린자진모리는 긴삼채, 자진자진모리는 자진삼채·된삼채라고 한다.

강령탈춤에서는 자진모리장단을 만장단이라고 한다. 제5과장 양반·말뚝이춤에서 둘째양반이 삽입가요 '교동 법가 자제 되어'를 부를 때 사용한다.

은율탈춤에서는 제5과장 노승춤에서 말뚝이와 최괄이가 함께 개구리타령이라고도 하는 대꼬타령을 부를 때 사용하는 장단이다.

동래야류에서는 '자진가락'이라고도 한다. 자진모리장단은 등장인물이 입장하거나 퇴장할 때 반주하는 장단이다.

고성오광대에서는 덧배기춤을 자진모리장단에 맞추어 연행한다. 덧배기춤의 허리사위, 가슴사위, 머리사위, 신명사위 모두 자진모리장단에 맞추어 춘다. 자진모리장단은 독경의 반주에도 사용되는데, 제5과장 제밀주과장에 등장하는 황봉사가 자진모리장단에 맞추어 독경을 한다. 황봉사는 임신한 제밀주의 순산을 위하여 북과 꽹과리를 동시에 치고, 독경에 맞추어 고개를 끄떡이며 갓을 전후좌우로 마구 흔들면서 돌린다. 갓이 탈에 실로 약간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황봉사가 장단에 맞추어 고개를 끄떡임에 따라 계속 빙빙 돌며 해학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서산박첨지놀이의 시작과 끝 부분에 연주가 되어 연행의 외적 틀을 이루는 기능을 한다. 흥겹게 시작하여 흥겹게 끝나는 하나의 축제적 연행이라는 특징이 자진모리장단을 통해 드러난다. 뿐만 아니라 춤을 추는 흥겨운 장면에는 어김없이 자진모리장단이 연주되어 흥겨움이 곧 자진모리장단이라는 등식을 만들 수 있다.

자진가락은 덩덕궁이장단과 함께 대접돌리기와 땅재주 기예 전반에 활용되는 장단이다. 빠르고 잦게 넘어가는 가락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땅재주를 연행할 때에는 기예가 점차 복잡해지고 고난도로 변화하는 중·후반부에 많이 사용된다. 줄타기에서 자진모리장단은 중과 왈짜가 파자놀음하는 대목, 중이 팔선녀를 희롱하는 대목 등에 쓰인다.

2. 판소리에 쓰이는 자진모리장단은 잦게 자주 자주 몰아가는 장단이다. 자진모리 혹은 자진머리, 자진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3소박 4박자(4/♩.)로 보통 빠른 속도로부터 조금 빠른 속도로 연주된다. 3분박 빠른 4박자로 8분의 12박자이다. 매 박마다 3분되므로 세분하여 세어보면 매우 빠른 12박이 되는데 보통 4박으로 친다.

판소리에서 자진모리장단은 극적인 상황을 전개하는 대목이나 여러 가지 사건을 늘어놓는 대목 또는 긴박하고 격동하는 대목에 주로 쓰인다. 특히 비참한 일이 매우 긴박하고 극적으로 벌어지는 대목은 '계면조+자진모리'로 부른다. 급격하고 충동적인 일이 극적으로 벌어지는 대목, 어떤 일이 매우 분주하게 벌어지는 대목, 위풍당당한 일이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대목, 무수한 사연들이 일일이 나열되는 대목은 '우조+자진모리'나 '평조+자진모리'로 부른다.

춘향가〉 중 '신연맞이'와 '어사출도', 〈심청가〉 중 '도화동을 향해 기원하는 대목', '뺑덕이네 쌀 퍼주고 술 사먹는 대목', 〈흥보가〉 중 '놀보 흥보집에서 술상 받는 대목', 〈적벽가〉 중 '적벽화전' 등에 사용된다.

참고문헌

  • 강령탈춤보존회, 『강령탈춤 교본』, 강령탈춤보존회, 1989.
  • 김청만, 『한국의 장단』, 민속원, 2002.
  • 부산민속예술보존협회·동래야류보존회, 『동래들놀음』, 세명출판사,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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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형호, 『강령탈춤』, 화산문화,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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