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뚝이
쇠뚝이는 양주별산대놀이, 송파산대놀이, 퇴계원산대놀이에서 말뚝이의 친구로 등장하여 양반에 대해 비하와 풍자를 일삼는 인물이다.
말뚝이 : 의막사령(依幕使令), 의막사령아.
쇠뚝이 : 누 네미할 놈이 남 내근하는데, 의막사령 의막사령 그래?
말뚝이 : 내근하기는 사람이 백차일 치듯한데 내근을 해?
쇠뚝이 : 어찌 듣는 말이냐? 아무리 사람이 백차일 치듯 해도 우리 내외(內外) 앉았으니까 내근하지.
말뚝이 : 옳것다. 내외 앉았으니 내근한단 말이렸다.
인용문에서 쇠뚝이가 내외 즉 부부가 가까이 앉았다는 뜻으로 내근(內近)이란 말을 썼는데, 말뚝이가 이 말을 직장 안에서 하는 근무라는 뜻의 내근(內勤)으로 받아친 것이다. 동음이의어를 통해 재담을 벌이는 장면이다.
양주별산대놀이의 제11과장 의막사령놀이에서 쇠뚝이는 의막사령(依幕司令)으로 등장한다. 의막사령이라는직명(職名)은 양반이 거처할 숙소를 임시로 마련하는 사령이라는 의미로, 특별한 직책을 지칭한다기보다 말뚝이가 상대방이 듣기 좋게 갖다 붙인 호칭으로 볼 수 있다. 말뚝이는 샌님의 하인이며, 쇠뚝이는 다른 양반의 하인으로 나온다. 따라서 쇠뚝이도 천한 신분이라 할 수 있다. 샌님이 서방님과 도령님 그리고 하인인 말뚝이를 대동하고 놀이판에 등장하여 의막을 정할 것을 명한다. 말뚝이의 친구인 쇠뚝이는 명령을 받고 돼지우리를 임시거처로 정한다. 그래서 양반들은 돼지새끼로 야유를 받을 뿐만 아니라, 그들은 언청이의 모습(첫째양반, 둘째양반), 코와 입이 비뚤어져 있는 모습(종가집도령) 등 불구자 모습의 가면으로 인하여 풍자된다. 쇠뚝이는 말뚝이와 함께 양반 풍자에 참여하는데, 현실 적응력이 대단히 빠른 인물로 묘사된다. 샌님의 권위를 언어적 기지로 추락시키지만, 필요할 때는 적당히 높여주는 이중성을 보인다. 또한 샌님이 말뚝이를 무고하게 치죄(治罪)하자 매를 들고 앞장서다가, 돈으로 죄를 사면(赦免)하도록 흥정을 붙이기도 한다.
쇠뚝이 양주별산대놀이
송파산대놀이의 제10과장 샌님·말뚝이놀이에서도 쇠뚝이는 의막사령(依幕司令)으로 등장한다. 쇠뚝이는 팔먹의 탈과 의상을 겸용한다. 말뚝이가 샌님의 하인이며, 쇠뚝이는 말뚝이의 친구이다. 따라서 극중에서 쇠뚝이도 천한 신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쇠뚝이는 말뚝이와 함께 재담을 주고받으며 양반을 풍자하는 데 참여한다.
퇴계원산대놀이의 제10과장 말뚝이놀이에 등장하는 쇠뚝이는 소몰이꾼(우마차꾼)으로 말뚝이의 친구이다. 쇠뚝이는 샌님에게 온갖 모욕을 주는 인물로, 샌님 댁의 청지기인 말뚝이를 내쫓고 자기가 샌님의 하인으로 들어간다. 쇠뚝이는 흰색 바지저고리에 취발이탈과 취발이 의상을 갖추고 등장한다. 쇠뚝이는 말뚝이놀이 끝부분에서 말뚝이의 채찍을 빼앗고, 말뚝이가 들고 온 곤장으로 말뚝이의 볼기를 치기도 한다.
참고문헌
- 이병옥, 『송파산대놀이』, 도서출판 피아, 2006.
- 정형호, 『양주별산대놀이』, 화산문화, 2000.
- 퇴계원산대놀이보존회, 『퇴계원산대놀이』, 월인,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