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렉

몰렉

[ Molech ]

‘다스리다’, ‘인도하다’는 뜻의 ‘말라크’에서 파생된 이름으로, ‘왕’을 뜻하는 ‘말렉’의 음역에서 유래한 말이며 ‘너희 왕’ 곧 ‘주신(主神) 우상’을 가리킨다. 암몬 사람들이 민족신으로 섬기던 가증스런 우상으로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전에 가나안에서 이미 섬겨지고 있었다(신 12:31; 18:9). 우상의 모습은, 인간의 몸을 근간으로 황소머리를 하고 두 팔을 벌리고 있는 형상이었다. 일명 ‘밀곰’(Milcom, 왕상 11:5), ‘몰록’(Moloch, 왕상 11:7; 행 7:43), ‘말감’(Malcom, 렘 49:1).

몰렉

몰렉 신을 섬길 때, 어린 자녀희생제물 삼아 불태우는 인신(人身) 제사가 드려지는(대하 28:3; 33:6) 등 혐오스럽고 부패한 제의로 유명했다(렘 32:35). 솔로몬 때에 결혼 동맹으로 인해 들어온 이방 여인들을 통해 유입된 몰렉 우상은 이스라엘을 오염시켰고, 예루살렘 근처 힌놈의 골짜기에 그 제단이 설치되기도 했다(왕상 11:5, 7). 이 같은 범죄는 결국 솔로몬 이후 왕국이 분열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왕상 11:9-13).

한편, 율법에는 이런 가증스런 우상이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일이라 규정하면서(레 18:21), 그것을 숭배하는 자는 반드시 처형하되 돌로 쳐죽이도록 명령하고 있다(레 20:1-5). 그럼에도 북이스라엘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남유다의 아하스(왕하 16:3; 대하 28:3), 므낫세(왕하 21:6; 대하 33:6) 시대에 특히 몰렉 숭배가 심했다. 훗날 남유다의 성군 요시야 왕은 종교개혁을 하면서 몰렉 제단을 철폐했지만(왕하 23:10-13), 완전히 근절되지는 못했다. 이후에도 가나안 땅 안에서 인신 제사가 사라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선지자들은 가증스런 우상 숭배에 대해 끊임없이 경고하였다(렘 32:35; 49:1; 겔 16:20; 습 1:5). 그리고 거룩하신 하나님의 준엄한 심판이 임하여 이스라엘 왕국은 결국 패망하게 된다(왕하 17: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