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지고고학

민족지고고학

[ 民族誌考古學 , ethnoarchaeology ]

고고학적 자료들을 설명하기 위해서 현존하는 인간들의 행위를 관찰하여 물질적인 자료와의 상호 관계를 연구하는 고고학의 한 분야이다. 민족지고고학은 주로 현대의 인간행위를 관찰하게 되는데 이러한 조사 연구는 고고학에서 과거 인간행위의 통찰력을 발전시키고 세련되게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연구는 현대의 환경과 기술이 과거와 유사할 때 더욱 그 기대가 커진다.

민족지고고학은 야외고고학의 훈련을 받은 인류학자가 민족지적인 조사를 실시하였으나 최근에는 고고학자들이 고고학적인 문제의 해결을 위해 직접 민족지조사를 하고 있다. 이것은 문화의 일반적인 현상에 대하여 고고학자들의 관심이 커갈수록, 그리고 현재 나와 있는 민족지적인 자료들이 고고학적인 용도를 충족시키지 못할 때, 특히 물질문화에 대한 민족지적인 연구가 희소한 현실을 감안할 때, 고고학자들은 더욱 야외조사를 실시할 수 밖에 없다.

민족지고고학에서는 다음과 같은 주제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첫째, 어떤 특정 시간이나 장소에 존재하였던 행위의 범위나 사회의 환경적 과정, 둘째, 인간의 행위나 자연적인 현상이 만들어 낸 퇴적물, 재사용과정, 침식 과정, 그리고 변화 등, 셋째, 야외조사에서 얻어진 샘플에 관한 것이나 샘플을 어떻게 채집하는가에 대한 것, 그리고 넷째는 고고학자들이 상사성(相似性)을 사용하여 모델을 확립하거나 실험한 방법들에 관한 것들이다. 실제 야외조사를 하는 과정에서는 도구의 제작, 도구의 사용과 재가공, 생업경제의 복원, 주거지의 배치, 계절적 이동, 사냥의 형태나 도살방법, 그리고 인공적인 요인에 의해 동물뼈의 재퇴적과정 등이 주로 다루어지고 있다. 이외에도 유물의 다양성과 사용집단과의 관계를 다루는 연구, 유물 및 유구의 공간적인 배치의 연구, 집단의 규모와 집단이 사용한 주거지의 구조를 조사한 연구 등도 있다.

민족지고고학은 원시사회나 비산업사회에 대해서만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복잡한 사회도 조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예를 들면 멕시코 어부의 연구, 서남아시아의 농경에 관한 연구, 북미지역 산업사회의 연구 등이 있다. 그러나 한국 고고학에서는 아직 민족지고고학에 대한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참고문헌

  • 민족지고고학과 전망(배기동, 한국상고사학보 9, 한국상고사학회, 1992년)
  • Archaeology(C.Renfrew and P.Bahn, Thames and Hudson, 199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