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판과 갈돌

갈판과 갈돌

[ 耉石 , 耉石棒 ]

갈돌과 갈판-청주 내곡동 출토

갈돌과 갈판-청주 내곡동 출토

한 셋트를 이루어 ‘연석(耉石)’으로 불리며, 나무열매나 곡물의 껍질을 벗기거나 갈아서 분말을 만들기 위한 곡식 가공도구이다. 돌로 만들어진 갈판〔石皿〕 위에 절구공이〔石臼 또는 敲石〕나 갈돌〔耉石, 耉石棒〕을 이용해 상하 또는 좌우로 움직여서 식량 재료를 얻는 원시적인 방아연장으로 확독, 맷돌이라고 할 수 있다.

갈판은 사암, 운모편암 등을, 갈돌은 화강암을 이용해 만들어 사용되었다. 타원형이나 장방형의 형태를 한 갈판은 가운데만 움푹 파여 있는 것과 양쪽이 높고 가운데가 파여진 즉 마치 말안장〔鞍形〕처럼 되어 있는 것이 있는데 후자가 대부분이다. 갈돌은 납작한 원구형의 공이와 단면이 볼록렌즈모양인 장방형 형태가 있는데, 후자의 경우 사용에 의해 양쪽 끝이 돌기처럼 남아있는 예도 있다. 갈판의 사용면에 따라 각기 다른 갈돌이 사용된다. 전자는 손에 쥐고 돌려서 곡물을 가는데, 후자는 손으로 양쪽을 잡고 전후로 밀어서 곡물의 껍질을 벗기는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 원구형의 공이는 석기를 제작할 때 망치로 사용되거나, 조개를 깨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갈판과 갈돌은 서남아시아에서는 구석기시대 종말기에 쓰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안장형 갈판과 갈돌은 초기 신석기시대에 등장하여 유럽과 북아프리카를 비롯하여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석기시대 중기부터 나타나며, 도토리 같은 야생견과류의 집중적 이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농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곡물 가공에도 쓰이는데, 특히 청동기시대유적에서 많이 출토된다. 초기철기시대에는 소멸되는데, 이는 공이와 시루 사용이 증가하고, 목제 절구의 제작 사용과 관련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영문)

참고문헌

  • 한반도 선사시대 출토 곡류와 농구(지건길·안승모, 한국의 농경문화 1, 1983년)
  • 동북아시아에서의 한반도 鞍形磨臼(西谷正, 한국선사고고학보 9, 2002년)

참조어

마석(磨石), 마석봉(磨石棒), 석구(石臼), 석명(石皿), 연석(耉石), 연석봉(耉石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