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기의 생리적 특성

신생아기의 생리적 특성

태아는 안온한 태내에서 40주간 머무르다가 전혀 다른 공기 중에 첫울음소리를 내고 출생한다. 독립된 호흡을 하고 체온조절과 젖을 빠는 일 등을 자신이 행하게 되므로, 신생아기는 호흡 ·영양섭취, 온도 ·배설작용에의 적응 등을 해야 하는 시기이다. 이러한 급격한 환경변화에 대하여 신생아는 잘 견디고, 새로운 생활에 순응해 가므로 그 생활력은 놀라운 것이지만, 그런만큼 유아(乳兒)와는 다른 생리적인 특징을 갖는다. 이러한 것을 염두에 두고 늘 올바른 보호를 해야 한다.

⑴ 호흡:분만 직후, 즉 태반과 탯줄에 연결되어 있는 몇 초간은 호흡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들이마셔진 공기를 내뿜는 반사호흡으로 신생아는 첫울음을 울고, 이 때 산도(産道)를 통과하는 동안 마신 점액과 양수를 배출한다. 신생아의 호흡은 불규칙적이고 약하며, 횡격막의 운동을 주로 한 복식호흡을 한다. 신생아의 호흡수는 1분간 35∼60회 정도이다. 오래도록 호흡이 순조롭지 못하거나 신음소리가 들리고 호흡할 때마다 명치 끝이 옴폭옴폭 들어가고 청색증(얼굴이 창백해지는 현상)가 나타나면, 이것은 호흡장애의 증상이다. 호흡장애는 산소결핍으로 인한 뇌손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

⑵ 맥박:태아의 맥박수는 1분간에 140회 정도이나 출생 당시는 1분간 120∼130회로서, 성인의 약 2배 정도의 빠르기이다. 출생하여 젖을 빨기까지의 1∼2일간은 감소하여 100회 정도가 되었다가 젖을 빠는 양이 많아지면 다시 140회 정도로 늘어난다. 울 때, 젖을 먹을 때, 목욕시킬 때 등은 일반적으로 맥박이 증가하며, 200회를 넘는 경우도 있다. 귀 앞의 동맥으로 맥박의 움직임을 알 수 있으며, 맥박은 잠잘 때 재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재기도 쉽다.

⑶ 체온:출생 직후 신생아의 체온은 일시적으로 낮아진다. 12시간쯤 지나면 37 ℃ 전후로 회복되는데, 미숙아인 경우는 체온의 저하도 심하고 회복도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신생아의 체온은 개인차가 있으나 36.5∼37.5 ℃ 정도이며, 땀샘[汗腺]의 발달이 미흡하여 체온조절이 잘 안 된다. 따라서 의복 ·침구 ·실온의 조절로 체온조절을 도와야 한다. 생후 2∼3일에 갑자기 발열하는 수도 있는데, 이것을 일과성열(一過性熱) 또는 갈열(渴熱)이라고 한다. 이 때는 수분을 공급하면 곧 열이 내린다.

⑷ 피부:건강한 아이는 출생 직후부터 온몸이 빨간빛을 띠는 것이 정상인데, 생후 잠시 동안 손발이나 얼굴이 검푸르게 보이는 수가 가끔 있다. 이것은 분만시 받은 혈행(血行)의 장애로 인한 울혈현상(鬱血現狀) 때문이다. 호흡이 정상화됨에 따라 차차 담홍색(淡紅色)으로 변하여 장미빛을 띠어 아름다워진다. 그러나 생후 3∼4일에 땀샘이나 피지선이 급격히 발달하여 땀띠가 나거나 볼에 여드름이 나는 수가 있다. 또 4∼5일에서 1주일 정도 지났을 때 피부 표면이 건조하여 겨와 같은 비듬이 일어나는데, 이것을 표피탈락, 즉 낙설(落屑)이라 한다. 며칠 지나면 자연히 낫지만, 심할 때는 피부에 상처가 가지 않도록 올리브유를 탈지면에 적셔서 닦아 주도록 한다.

⑸ 신생아 황달:생후 3∼4일경에 얼굴에 누른빛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누른빛이 점차 가슴과 손발까지 번지는 수가 있으나 7∼10일 무렵에는 없어진다. 원인은 분명하지 않으나 대체로 간의 기능이 불완전한 데서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히 치료할 필요는 없으나, 황달이 심한 경우 또는 생후 24시간 이내에 나타난 경우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미숙아인 경우에 핵(核)황달현상이 심하며, 부모의 혈액형 부적합일 때는 중증황달에 걸리게 되는데, 이것은 모두 교환수혈(交換輸血)로서 예방할 수 있다.

⑹ 몽골반[蒙古斑]:한국인 대다수 아이의 엉덩이 ·허리 ·등에 나타나는 크기가 고르지 않은 푸른 반점으로, 아반(兒斑)이라고도 한다. 4∼5세경부터 없어지기 시작하여 13세경에는 없어진다. 아시아 지역의 아이에게 많이 나타나며, 유럽 ·미국인에게는 3 % 정도만 나타난다.

⑺ 마유(魔乳):신생아에게 가끔 나타나는 것으로, 유방이 팽창하여 손가락으로 누르면 하얀 젖이 나오는데, 귀유(鬼乳)라고도 한다. 이것은 어머니의 젖을 내는 데 작용하는 호르몬이 신생아의 젖에도 작용했기 때문이며, 생후 5∼6일경에 가장 눈에 띄게 나타나다가 2∼3주일 후에는 사라진다.

⑻ 배꼽떨어지기:생후 3∼10일이 되면 배꼽이 떨어진다. 배꼽이 떨어진 자리는 다소 상처가 나 있고 축축하여 세균이 붙기 쉬우므로 소독약을 발라주고, 제육아(臍肉芽)가 돋았을 때는 질산은으로 태워서 치료한다.

⑼ 천문(泉門):두개골 사이에 있는 틈바구니를 말하는 것으로, 전두부(前頭部)에 있는 것을 대천문(大泉門:큰 숫구멍), 후두부의 것을 소천문(작은 숫구멍)이라 한다. 출생시는 머리를 덮고 있는 뼈와 뼈 사이에 6개의 크고 작은 숫구멍이 있으나 그 중 이 2개만이 밖에서 관찰할 수 있으며, 촉감이 말랑말랑하다.

소천문은 생후 1∼2개월 사이에 닫히고, 대천문은 유아의 발육상 중요한 표준의 하나로서 출생 직후 맥박과 같은 박동을 볼 수 있으며, 그 후 점차 작아져 1년 반∼2년경에 골화(骨化)되어 폐쇄된다.

이 현상이 지연되는 아이는 비타민과 칼슘 부족에서 오는 구루병인 경우거나 뇌수종(腦水腫)이 원인일 수 있다. 뇌염이나 수막염 등으로 뇌압이 높을 때는 대천문이 솟아오르고, 수분부족으로 탈수상태가 되거나 쇼크를 받았을 때는 반대로 함몰한다. 소두증(小頭症)의 경우는 빨리, 즉 2∼3개월 안에 닫힌다. 이들 천문은 출산 때 좁은 산도를 큰 머리가 통과하는 데 유효하며, 출생 후 뇌의 발육에 도움이 된다.

⑽ 생리적 체중감소:신생아가 출생 후 3∼5일 사이에 아무런 병적 증상도 없이 체중이 감소하는 현상이다. 신생아의 90 % 이상은 이 현상을 나타내며, 3∼5일 사이에 출생시 체중의 5∼10 % 정도 감소한다. 이것은 포유량 부족(출생 직후의 신생아는 아직 젖을 빠는 힘이 약하고 모유 분비량도 적다), 피부나 폐로부터의 수분증발, 태변이나 오줌의 배설, 신체 지방의 소비(영양섭취량의 부족으로 생명유지를 위하여 저장한 지방을 熱源으로 소비한다) 등에서 오는 필연적 현상으로, 7∼10일 사이에 정상체중으로 회복된다.

⑾ 배뇨(排尿):소변은 출생 후 24시간 내에 약 30∼40 g 배설하는데, 수분이 적고 요산염이 많아 기저귀가 황적색으로 물드는 수가 있다. 최초의 배뇨는 출생 직후에 하며, 생후 1∼2주일 정도까지는 1일 100∼200 g 정도의 소변이 15∼25회에 걸쳐 배출된다.

⑿ 태변(胎便):신생아가 출생 후 얼마 안 되어 배설하는 변이다. 출생 후 1∼2일간에 약 80 g의 태변을 배출하는데, 그 빛깔은 흑록색(黑綠色) 또는 황갈색의 냄새가 없고 끈적거리는 변이다. 이것은 주로 소화액이나 담즙이며, 그 중에는 태내에서 마신 양수도 포함되어 있다. 산모가 분비하는 초유(初乳:산모의 유방에서 처음 1∼2일간 나오는 젖으로 아기에게 매우 좋으므로 가능하면 유아에게 먹이도록 한다)를 먹음으로써 태변의 분비가 촉진된다. 처음의 태변은 균이 없지만 그 후 젖을 먹음에 따라 세균을 포함하게 되고, 황색변으로 이행한다.

⒀ 반사운동:신생아는 외부로부터 특정 자극에 대하여 일정한 반응을 나타내는데, 이것은 선천적인 것으로, 신생아 특유의 반사운동이 있다.

① 흡인반사(sucking reflex):혀 ·입술 ·볼 등에 닿는 것은 무엇이든지 입과 입술을 움직여 빨려고 하는 반사이다. 2∼3개월 후에 사라진다.

② 파악반사(grasping reflex):손바닥에 자극이 닿으면 꼭 쥐는 반사이다. 이 때의 힘은 한 손으로 철봉에 매달리게 하면 자기의 체중을 지탱할 수 있을 만큼 세다. 이 반응은 생후 4개월쯤에 사라진다.

③ 모로반사(Moro reflex):큰소리에 놀랐을 때나 몸에 접촉물이 닿을 때 팔 ·다리를 쭉 폈다 오므리며 머리를 굽히는 반사이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이 반사운동은 어른과 같이 깜짝 놀라는 동작으로 바뀐다. 생후 3개월 정도에서 사라지는데, 중추신경계의 발달에 이상이 있는 아이는 생후 1년경에도 이 반사를 보인다.

④ 바빈스키반사(Babinski reflex):신생아의 발바닥을 살살 긁어 간지럽히면 발가락을 부채모양으로 발등 쪽으로 펴는 반사이다. 생후 4∼6개월에 사라지는 반사이므로, 만일 소실이 늦어지면 신경발달이 더디지 않은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