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군트족

부르군트족

[ Burgundians ]

요약 게르만족의 한 일파.
게르만족의 이동

게르만족의 이동

고(古)게르만 민족 중 동(東)게르만계의 한 부족이다. 원래는 발트해 연안 포메른 동부에 살았으나, 1세기경 비스툴라강의 하류 지역으로 이동하였다. 그러나 게피다이족을 막아내지 못해 서쪽으로 이동하여 로마제국 경계에서 정주하고 살았다. 로마제국의 용병으로 이름을 떨치며 맹방부족으로 살다가, 로마제국의 세력이 약해지면서 세력을 확대하기 시작하였다. 400년경에는 라인강 서안까지 영토를 확장하고 413년, 군디카르의 지휘하에 보름스를 수도로 제1차 부르군트왕국을 건립하였다. 그러나 436년 아틸라의 지도하에 로마의 장군 F.아에티우스가 이끄는 훈족 용병군에게 패하여 멸망하였다. 중세독일의 영웅 서사시 《니벨룽겐의 노래》는 이 사건을 소재로 하였다.

군디카르의 손자 군데리크는 패잔한 부르군트인을 이끌고 론강 상류 남안 사부아 지방으로 이동하고 이어서 론강 중류 및 손강 하곡 지방에 진출하여 443년 제네바를 수도로 제2차 부르군트왕국을 재건하였다. 군데리크가 죽은 뒤 왕국은 그의 세 아들에 의해 제네바·리용·빈을 각각 수도로 하는 세 왕국으로 분할되어 통치되었으나, 491년 둘째 아들 군도바드(재위 474∼516)가 왕국을 재통일하고 빈을 수도로 삼았다. 또 그는 아들 지기스문트를 동고트 왕 테오도리쿠스의 딸과 결혼시켜 동고트왕국과의 제휴를 꾀하였으며, 501년 《부르군트법전》을 편찬시키고 재통일을 완성하였다. 510년에는 서고트족으로부터 프로방스 지방을 빼앗는 등 왕국의 최전성기를 이루었다.

그러나 군도바드는 만년에 프로방스를 테오도리쿠스에게 빼앗기고, 나라 안에서는 아리우스파의 부르군트족과 가톨릭파의 원주민들 간의 종교적 대립이 표면화되었다. 520년 지기스문트(재위 516∼523)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가톨릭으로의 개종을 단행하였으나 부르군트족과 원주민과의 대립은 풀리지 않았다. 523년 이후 프랑크군의 침입이 계속되었다. 군디마르(재위 523∼534)는 프랑크군을 반격하여 일차 성공하였고 이로 인해 프랑크 분방왕(分邦王) 크로데마르가 패사하였다. 그러나 534년 클로타르 1세 등의 프랑크제왕 연합군에게 결정적으로 패하여 군디마르는 전사하고 왕국은 프랑크왕국에 합병되었다. 지금의 프랑스 동부에 있는 부르고뉴 지방은 이 부족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