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릴 열도

쿠릴 열도

[ Kuril Is. ]

요약 러시아 동부 사할린주(州)에 속한 열도(列島)로 캄차카 반도와 일본의 홋카이도 사이에 56개의 섬과 바위섬들이 줄지어 분포하고 있다.

쿠릴 열도(Kuril Islands)는 태평양 북서부 캄차카반도와 일본의 홋카이도(北海道) 사이 1,300km에 걸쳐 있는 열도로 56개의 섬(islands)과 바위섬(Rocks)들이 줄지어 분포하며, 태평양과 오호츠크해를 나누는 경계를 이룬다. 러시아 동부 사할린주(州)에 속하며 일본 이름으로는 ‘치시마(千島)’라고 한다. 

쿠릴 열도는 판구조 운동으로 화산 활동이 일어나 부채꼴의 호(弧, arc) 모양으로 섬들이 잇달아 형성된 호상열도(弧狀列島, island arc)이다. 쿠릴 열도의 200km 동쪽에 깊이가 1만m에 이르는 쿠릴 해구가 있으며, 태평양 판(plate)의 경계 지역에 위치하여 화산 활동과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온천도 많이 분포한다. 섬의 면적은 총 1만 5,600㎢로, 100여 개의 화산이 있으며 그 가운데 30여 개가 활화산이다. 1972년에는 쿠나시르(Kunashir, 일본명 國後島) 섬의 자차산(爺爺岳, 1,822m)에서 화산 활동이 나타났으며, 2002년에도 파라무시르(Paramushir, 일본명 幌筵島) 섬의 치쿠라치키산(1,816m)에서 화산 분출이 일어났다.

쿠릴 열도 본문 이미지 1 [쿠릴열도의 위치]

기후는 한랭(寒冷)하여 겨울은 매우 춥고 눈이 많이 내린다. 여름에는 안개가 많이 끼어 습윤(濕潤)하고 서늘하다. 때문에 작물 재배가 어려워 주민 대부분은 어업에 종사한다. 식생(植生)은 툰드라(tundra)에서 한대림(寒帶林, frigid forest)까지 매우 다양하게 분포하며, 쿠나시르(Kunashir, 國後島) 등 남부의 큰 섬들에는 삼림(森林)이 풍부하여 임업(林業)도 발달해 있다.

쿠릴 열도는 우루프(Urup, 得撫島) 섬과 이투루프(Iturup, 擇捉島) 섬을 경계로 북쿠릴(North Kurils)과 남쿠릴(South Kurils)을 나눈다. 북쿠릴(North Kurils, 北千島)에는 마칸루시(Makanrushi, 磨勘留島) 섬이 가장 북쪽에 있으며, 슘슈(Shumshu, 占守島), 아틀라소프(Atlasov, 阿賴度島), 파라무시르(Paramushir, 幌筵島), 안치페로프(Antsiferov, 志林規島), 오네코탄(Onekotan, 溫禰古丹島), 하림코탄(Kharimkotan, 春牟古丹島), 에카르마(Ekarma, 越渴磨島), 치링코탄(Chirinkotan, 知林古丹島), 시아슈코탄(Shiashkotan (Shasukotan, 捨子古丹島), 라이코케(Raikoke, 雷公計島), 마투아(Matua, 松輪島), 라스슈아(Rasshua, 羅処和島) 우시시르(Ushishir, 宇志知島), 케토이(Ketoy, 計吐夷島), 시무시르(Simushir, 新知島), 브로우토나(Broutona, 武魯頓島), 치르포이(Chirpoy, 知理保以島), 브랫치르포이(Brat-Chirpoyev, 知理保以南島), 우루프(Urup, 得撫島) 등의 섬들이 분포한다.

남쿠릴(South Kurils, 南千島)에는 이투루프(Iturup, 擇捉島), 쿠나시르(Kunashir, 國後島), 시코탄(Shikotan, 色丹島), 하보마이(Khabomai Rocks, 齒舞諸島) 등이 분포한다. 하보마이 군도(群島)에는 모네론(Moneron, 海馬島), 폴론스코고(Polonskogo, 多樂島), 젤리오니(Zelyoni, 志發島), 유리(Yuri, 勇留島), 아누치나(Anuchina, 秋勇留島), 하르카르(Kharkar, 春苅島), 탄필레바(Tanfilyeva, 水晶島), 시그날니(Signalny, 貝穀島) 등 10여개의 섬들이 분포하지만, 이 가운데에는 바위섬(Rocks)에 지나지 않는 것도 있다.

이투루프(Iturup, 擇捉島) 섬이 쿠릴 열도에서 가장 면적이 넓으며, 북쿠릴의 파라무시르(Paramushiru, 幌筵島) 섬이 두 번째로 크다. 때문에 이투루프 섬의 쿠릴스크(Kurilsk)와 파라무시르 섬의 세베로쿠릴스크(Severo-Kurilsk)가 남쿠릴과 북쿠릴의 주요 중심지이며, 각각 2만200명(2003년)과 2만500명 (2005년) 명 정도의 인구가 분포하고 있다.

쿠릴 열도의 원주민은 아이누(Ainu)이며 18세기까지 아이누인들은 홋카이도(北海道)를 중심으로 쿠릴(Kuril) 열도와 사할린(Sakhalin) 등지에 널리 분포하며, 헤이룽강(黑龍江) 유역, 캄차카(Kamchatka) 반도까지 교역을 하고 있었다. 그 밖에 니브히(Nivkhs) 등의 북방 소수민족도 이 지역에서 어업과 수렵 등으로 생활하고 있었다.

하지만 16~17세기 러시아인들이 이 지역에 진출하기 시작하여, 18세기 초반에는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졌다. 러시아의 남하(南下)가 본격화하자 일본 막부(幕府)는 국방의 필요를 내세워 1803년 이투루프(Iturup, 擇捉島)와 우루프(Urup, 得撫島) 사이에 아이누인이 이동하는 것을 금지했다. 그리고 1855년 러시아와 일본은 시모다(下田)에서 러일통호조약을 체결하여 영토 분쟁을 조정하였는데, 쿠릴 열도에서는 이투루프(Iturup, 擇捉島)와 우루프(Urup, 得撫島) 섬 사이를 러시아와 일본의 국경으로 하며, 사할린(Sakhalin)은 국경을 정하지 않고 잡거지(雜居地)로 한다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였다. 그리고 1875년에 두 나라는 공동 관리하던 사할린을 러시아의 영토로 하는 대신에 일본이 쿠릴 열도에서 우루프(Urup, 得撫島)에서 슘슈(Shumshu, 古守島)까지를 차지한다는 내용의 사할린-쿠릴 교환조약을 체결하였다.

이 조약들은 그 곳에 살던 선주민족인 아이누의 의사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고, 아이누는 소유주의 변화에 따라 좌우되는 전리품처럼 취급되었다. 2차대전에서 일본이 패망하면서 1945년 8월 쿠릴 열도는 러시아에 점령되었고, 1951년의 샌프란시스코 강화회의(San-Francisco Peace Conference)로 러시아에 귀속되었다. 하지만 일본은 이투루프(Iturup, 擇捉島), 쿠나시르(Kunashir, 國後島), 시코탄(Shikotan, 色丹島), 하보마이(Khabomai Rocks, 齒舞諸島) 등 남쿠릴(South Kurils, 南千島)을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주장하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1956년에는 러시아가 일본과 외교 관계를 회복하며 평화조약을 체결하면 홋카이도(北海道)에 인접한 시코탄(Shikotan, 色丹島)과 하보마이(Khabomai Rocks, 齒舞諸島)를 일본에 반환할 것을 공동선언으로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1960년 일본이 미국과 미일안전보장조약(美日安全保障條約)을 개정하자 러시아는 반환 의사를 철회했고, 러시아와 일본 사이의 평화조약 체결도 중단되었다.

이 지역은 석유, 금, 황 등의 해저 지하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다는 것이 확인되어 경제적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러시아로서는 태평양으로 나아가는 극동의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게다가 일본의 우익 세력은 시코탄(Shikotan, 色丹島)과 하보마이(Khabomai Rocks, 齒舞諸島)만이 아니라 이투루프(Iturup, 擇捉島)와 쿠나시르(Kunashir, 國後島), 심지어는 사할린(Sakhalin) 남부까지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때문에 남쿠릴을 둘러싼 러시아와 일본 사이의 영토 분쟁은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