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키요에

우키요에

[ Ukiyo-e, Ukiyoe , 浮世絵(부세회) ]

요약 일본 에도시대 서민 계층 사이에서 유행하였던 목판화이다. 주로 여인과 가부키 배우, 명소의 풍경 등 세속적인 주제를 담았으며, 유럽 인상주의 화가들을 중심으로 유행한 자포니즘(Japonisme)에 영향을 주었다.
가쓰시카 호쿠사이 <후카쿠 36경: 가나가와의 거대한 파도>

가쓰시카 호쿠사이

원어명 うきよえ

일본 에도시대(1603~1867) 유행한 풍속화로, 여인·가부키 배우·명소의 풍경 등 세속적이고, 대중적인 내용을 담았다. 주로 목판화 형태로 제작되어 대량 생산이 가능하였으며, 대중적 취향에 맞춘 주제와 화풍을 취해 ‘조닌(町人)’이라 불리던 신흥 상인 계급을 비롯한 서민층에서 유행하였다.

우키요에의 '우키요(浮世)'는 본래 전국시대 계속되는 내전 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이승의 덧없음 등을 나타내는 단어였으나, 에도시대에 들어 사회가 안정을 찾으며, 점차 대중들의 쾌락적 삶의 방식을 일컫는 ‘부유하는 세계(浮世)’의 의미를 지니게 되었고, ‘그림’이란 뜻의 '에(絵)'와 합쳐져 대중들의 일상과 세속적 풍속 등을 그려낸 그림을 지칭하게 되었다.

배경과 역사

기원을 16세기 중반으로 보는 견해도 있는데, 이는 붓으로 그린 풍속화까지 포함한 것이다. 한 장의 작품만 제작되는 육필(肉筆) 풍속화는 일정의 경제력을 가진 부유층에 의해서만 소비된 반면, 목판화로 제작된 우키요에는 대량 제작되어 대중들에게 보급될 수 있었다. 17세기 중반 이후 목판 판본이 보편화되었으며, 18세기 후반, 선명한 색 표현을 특징으로 하는 다색 판화인 ‘니시키에(錦絵)’가 등장하며 우키요에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메이지 시대(1867~1912)에 들어서며 사진·제판·기계인쇄 등의 유입으로 쇠퇴하였으나, 유럽으로 수출하던 공예품의 포장지 등으로 우연히 유럽에 유입되며 프랑스 등지에서 주목받았고, 인상주의 화가들을 중심으로 유행한 자포니즘에 영향을 주었다.

특징

목판으로 인쇄되는 우키요에는 출판 책임자(版元, 한모토)와 밑그림 화가(絵師, 에시), 조각 기술자(彫師, 호리시), 인쇄 기술자(摺師, 스리시)가 한 팀을 이루어 4인의 분업과 협업에 의해 생산되었다. 잘 알려진 스즈키 하루노부(鈴木春信, 1724~1770)나 안도 히로시게 등은 모두 밑그림 화가이다. 우키요에는 대중들에게 판매되어 수익을 남기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출판 책임자인 한모토가 작품의 주제와 질 등을 결정하였다. 목판화의 제작 기법을 따랐으며, 해당 작품의 수요에 따라 목판이 닳을 때까지 수 백, 수 천장을 제작하였다.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 화려하고 풍부한 색감
우키요에의 화려하고, 생생한 색채는 18세기 후반 목판 기술의 발달로 가능하였다. 주로 채도 높은 선명한 원색과 짙은 흑색으로 표현되었다.
· 평면적 구성
화가들은 깊이나 입체감의 표현보다는 형태나 디자인, 선의 표현 자체에 집중하였는데, 이는 원근감이 느껴지지 않는 평면적 구성에서 드러난다. 서구로부터 유입된 원근법이나 명암 표현 기법이 채용된 작품에서도 목판 기법의 특성과 선명한 색면, 굵은 윤곽선 등으로 평면적 이미지가 구현되었다.
· 뚜렷한 선 표현
우키요에는 목판 기법의 속성을 살린 선명하고 대담한 선의 표현을 특징으로 한다. 굵은 검은색 선이 형태의 테두리를 강조하곤 하며, 이는 화려한 색채와 대비를 이루며 작품의 표현적, 평면적 특성을 부각시킨다.

표현 주제는 여인, 가부키 배우, 명소 등 다양하다. 공통적으로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의 모습을 그려냈으며, 조닌을 비롯한 대중들의 생활을 담았다. 한편, 실내 장면을 묘사한 우키요에는 차를 마시거나 아이를 돌보는 일상을 묘사하기도 하였으며, 후기에는 역사적 사건을 표현한 작품도 등장하였다.

대표 작가와 작품

작가로는 가쓰시카 호쿠사이, 안도 히로시게, 기타가와 우타마로(喜多川歌磨, 1753~1806), 도슈사이 샤라쿠(東洲斎写楽, ?~?) 등이 있다. 호쿠사이는 풍경화와 인물화, 풍속화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작업을 한 작가로, 많은 작품을 제작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것은 후지산과 그 주변 풍경을 그린 《후카쿠 36경》 연작이다. 히로시게는 자연이나 에도의 도시 풍경을 묘사한 서정적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우타마로는 여성의 얼굴과 상체를 대담한 구도로 포착해 그려낸 미인도로 유명하며, 샤라쿠는 가부키 배우 인물화를 주로 표현하였다.

우키요에 본문 이미지 1

이후 영향

우키요에는 1860년대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일어난 자포니즘에 영향을 주었다. 특히 인상주의 화가들이 그 영향을 받았는데, 빈센트 반 고흐의 《탕기 영감의 초상》 등의 작품에 우키요에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들은 일본 미술의 장식적 요소를 차용하는 수준을 넘어, 점차 평면적인 색채 효과와 구도, 뚜렷한 윤곽선, 강렬한 색채의 대비 등 그 기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