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포니즘

자포니즘

[ Japonism ]

요약 19세기 중반이후 20세기 초까지 서양 미술 전반에 나타난 일본 미술의 영향과 일본적인 취향 및 일본풍을 즐기고 선호하는 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원어명 Japonisme

서구인들이 일본 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1860년대부터이다. 일본이 1854년 구미(歐美)에 문호를 개방하면서 유럽에는 일본 미술의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특히 1862년 런던 만국박람회와 1867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통해 일본의 도자기와 차(茶), 부채, 판화 등이 유럽에 소개되면서 일본의 문화 및 예술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었다. 그들은 일본 미술품의 장식적인 요소를 차용하는 수준에서 점차 그 양식과 기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표현하는 양태로까지 나아갔다. 19세기 말 유럽의 화가들 가운데 일본 미술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그 영향은 매우 컸다.

모네는 작품 소재로 일본의 전통의상이나 일본풍의 기물을 즐겨 사용하였다. 그는 자신의 집 벽을 일본 판화로 장식하였으며, 만년을 보낸 파리 교외 지베르니에는 일본풍의 정원을 만들어 수련을 그리며 여생을 보냈다. 반 고흐와 동생 테오는 4백여 장에 이르는 일본 판화를 수집하였으며, 마네는 일본 미술에서 평면적인 색채 효과를 배웠고, 보나르는 '자포나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일본 미술에 심취하였다. 그밖에 드가, 고갱, 쇠라, 로트레크 등이 선명한 색채와 강한 명암 대비, 뚜렷한 윤곽선 등으로 일본 미술의 영향을 보여주었다. 예술지상주의 미학을 표방한 휘슬러 역시 일본회화의 열렬한 찬미자였다.

이러한 서구 미술 속에 나타난 일본 미술의 영향을 프랑스의 미술비평가인 필립 뷔르티(Philippe Burty)는 1872년 '자포니즘(Japonisme)'이라는 용어로 정의하였다. 일본 미술, 특히 서민적 풍속화인 우키요에의 영향으로 19세기 말의 유럽 회화는 주제를 중심이 아닌 화면 가장자리로 옮기고, 위에서 조감하는 구도를 사용하였으며, 중경을 없애고 원경과 근경만으로 공간을 처리하거나 평평한 색면으로 화면을 구성하는 등 새로운 기법을 도입하였다.

일본 미술이 서구에 이렇듯 강한 호소력을 지닐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유럽의 과도기적 상황과 관련되어 있다. 자포니즘은 서구의 미학이 큰 변화를 요구하는 시점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더니즘 화가들에게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또한 예술이 자연스럽게 생활의 일부를 차지하는 일본 예술의 특성이 당시 서구인들의 이상에 맞았기 때문에 이러한 배경에서 일본의 미술과 일본적 취향은 서양 예술 전반에서 그 영향이 확산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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