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

요정

[ fairy , 妖精 ]

요약 주로 유럽의 민화에 나오는 초자연적인 존재.

인간과 비슷한 모습을 하였으나 마력(魔力)을 지니고 있다. 영어의 페어리(fairy), 프랑스어의 페(fée)는 다같이 라틴어의 파툼(fatum:운명의 여신)에서유래되었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바다 ·강 ·샘 ·언덕 ·숲 등에 사는 아름다운 여정(女精), 님프가 등장한다. 오디세우스를 유혹하는 반은 여자이고 반은 새의 모습을 한 세이렌(Seirēn)도 요정이다. 요정의 종류는 다종다양하여 페르시아 신화에 나오는 아름다운 페리(peri)로부터 슬라브의 흉악한 바바 자가(baba jaga)나 스칸디나비아의 추악한 트롤(troll)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모든 민화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영국의 로빈 굿펠로(Robin Goodfellow), 스코틀랜드브라우니(brownie), 독일의 코볼트(Kobold) 등은 대개 집안이나 그 주변에서 살며 밤이 되면 남몰래 그 집안의 일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콘월에서 사는 픽시(pixie)는 악의는 없으나 장난기가 있는 난쟁이로, 세례를 받기 전에 죽은 갓난아이의 혼이라고 알려져 있다. 뾰족한 빨간 모자에 푸른 옷을 입고 둥근 눈과 귀를 가진 모습을 하고 있다. 아일랜드의 레프러콘(leprechaun)은 언제나 한쪽 구두만을 만들고 있는 구둣방의 요정이다. 또한 아일랜드에는 머리를 길게 기르고 푸른 옷에 회색 망토를 입은 여정(女精) 밴시(banshee)가 있어서 죽을 운명에 놓인 사람의 옷을 빨면서 강가에서 운다고 한다. 말의 모습을 한 켈피(kelpie)는 스코틀랜드에 살면서 여행하는 사람을 물 속으로 끌어들이거나 밤에 수차(水車)를 돌리기도 한다.

요정은 일반적으로 거의 인간과 같은 모습이나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양심이나 절조(節操)가 없고 장난기가 있어 인간에게서 친절한 대접을 받으면 거창하게 답례를 하고, 조금이라도 푸대접을 받으면 심한 보복을 하고 어른이나 어린이를 유괴하기도 하며, 춤을 좋아한다. 문학에서는 아더왕(王) 전설에 나타나 아더왕의 누이동생 모르강 르 페가 왕에게 마주(魔酒)를 주어 왕비와 기사 란스러트의 사련(邪戀)을 알 수 있는 힘을 준다. 그녀는 아리오스토의 《광란(狂亂)의 오를란도》에도 등장한다. 요정이 중심적인 작품으로는 스펜서의 《페어리 퀸》,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 등이 있다. 그러나 근대에서 현대에 걸쳐서 요정은 주로 동화의 주인공이 되었고, 프랑스의 페로나 영국의 랭, 데라 메어 등에 의해서 어린이들의 소유물이 되었다. 가장 새로운 요정은 그렘린(gremlin)으로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일어난 원인불명의 비행기 사고는 모두 그의 탓이라고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