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전기역학

양자전기역학

[ quantum electrodynamics , 量子電氣力學 ]

요약 전자와 전자기장의 성질 및 상호작용을 장의 양자론의 입장에서 다루는 학문분야이다. 이 이론은 여러 빛의 복사 과정, 빛의 흡수 또는 발생의 현상을 올바르게 반영할 뿐만 아니라, 광자와 전자의 상호작용들을 제대로 해명하게 되면서 인정받게 되었다. 국소장의 국소적 상호작용 때문에 나타난 모순은 재규격화이론을 통해 해결되었다.

양자역학이론의 완성과 거의 동시에 1929년 W.K.하이젠베르크와 W.파울리에 의하여 창시되었고, 양자역학에 새로운 전개의 방향을 주는 동시에 이후의 소립자론의 선구가 되었다. 이 이론에서 가장 문제된 것은 특수상대성이론의 요구를 만족하는 형식으로, 전자와 전자기장의 양자화(量子化)를 행하는 것이었다. 이 점에 관해서는 우선 전자기장에 대한 맥스웰방정식이 이 요구를 만족하는 형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참작하면, 전자기장을 양자화하여 얻어지는 광자의 이론도 상대론을 만족한다는 것이 기대되었다. 또 전자장(電子場)의 양자화에 대해서는 E.슈뢰딩거의 비상대론적 파동방정식(波動方程式)을 상대론적 형식으로 바꾸는 작업이 P.A.M.디랙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이것을 고전적인 파동으로 간주하고 제2양자화(전자기장의 양을 연산자로 보는 방법)의 절차를 밟음으로써 전자장의 양자화는 해결되었다.

일반적으로 장에 의하여 기술되는 대상의 뚜렷한 특징은 공간의 각 점에 관하여 각 점의 좌표로 구별되는 서로 독립적인 장의 양을 지시하는 필요를 인식하는 것에 있지만, 양자화된 장에서는 각 점의 장의 양, 예를 들면 전자기장(빛의 장)에서는 전기장 ·자기장은 보통의 양이 아니라 행렬량(行列量)으로 바꾸어지고, 장의 양은 곱셈의 순서를 바꾸지 못하는 비가환적(非可換的) 행렬연산자(行列演算子)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기술된다. 그 결과로서 일정한 파장을 가진 빛에는 비연속적인 에너지를 가진 광자가 대응적으로 나타나고, 또 한편 양자화된 장의 양이 양자의 생성 ·소멸을 결과하는 연산자의 구실을 하게 된다.

이러한 이론은 여러 빛의 복사 과정, 빛의 흡수 또는 발생의 현상을 올바르게 반영할 뿐만 아니라, 당시 알려져 있던 광자와 전자의 상호작용, 예를 들면 광자와 전자의 산란에 관한 클라인니시나의 공식, 광자와 원자핵의 충돌에 의한 전자쌍의 생성, 우주선샤워 현상 등을 훌륭히 해명하였다. 그러나 이 경우에 전자와 전자기장과의 상호작용이 작다고 하여 섭동론(攝動論)에 의하여 계산하면 제1근사(近似)가 실험결과와 일치함에도 불구하고 근사를 높이면 항상 그 고차(高次)의 보정(補正)이 발산(發散)하여 당연히 유한한 값을 가지게 될 양이 무한대로 된다는 불합리한 결과가 생긴다. 예를 들면 전자의 질량(自己에너지)은 전자의 둘레에 만들어지는 전자기장이 다시 전자 자신에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무한대로 된다. 양자화된 장에 이러한 발산의 곤란이 나타나는 것은 이론 자체의 결함을 나타내는 것이고, 그 결함의 본질은 양자화되는 고전적인 물질입자가 구조를 가지지 않는 점모형(點模型)이라는 점과, 고전적인 파동장이 원리적으로 공간의 한 점에 집중하는 파동의 상태를 허용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즉 국소장(局所場)의 국소적 상호작용 때문에 나타난 모순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양자전기역학의 이론이 많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점을 고려하여, 이 곤란을 일시적으로 피하는 방법이 제안되었다.

1948년 도모나가 신이치로[朝永振一郞], J.S.슈윙거 등이 제출한 초다시간이론(超多時間理論)과 그 구체적 발전인 재규격화이론(再規格化理論)이 그것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양자전기역학에 나타나는 발산항(發散項)은 상대성이론의 도움을 받아서, 유한부분(有限部分)과 발산부분으로 분리되고, 발산항은 전자의 질량(전하)을 바꾸어 넣을 수 있는 모양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이 바꾸어 넣을 수 있는 양을 실측값으로 바꾸어 넣으면 계산 결과는 실험과 비교할 수 있는 유한값을 주게 된다. 동일한 이론이 이와 독립적으로 슈윙거, R.P.파인먼에 의하여 제시되었다. 이 이론에 의한 결과는 디랙의 전자론(電子論)에서 계산한 수소원자의 에너지준위와 실측값의 차이(1947년 W.E.램과 E.러더퍼드가 발견), 전자의 이상자기(異常磁氣)모멘트를 훌륭하게 재현(再現)하여 이 이론의 타당성이 확인되었다. 현재 전자의 질량이나 전하에 나타나는 발산의 곤란은 아직 본질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도모나가슈윙거의 이론은 어디까지나 과도적인 조치로서, 그 성공의 배후에 있는 물리적인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지금부터의 양자전기역학의 과제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