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고트족

서고트족

[ Visigoth ]

요약 민족 대이동 시대에 활약한 게르만의 한 부족으로 고트파의 분파.
게르만족의 이동

게르만족의 이동

원래 고트족스칸디나비아반도에 거주하였으나, 남하하여 타키투스 시대에는 비스툴라 하구(河口) 지역에, 2세기 중엽부터 3세기에는 다뉴브 북안과 흑해(黑海) 북안에 정주하였다. 이 중에서 다뉴브 북안에 정주한 것이 서고트족으로 3세기 중엽 이래 자주 로마령 내에 침입하기도 하고 소아시아까지 약탈행위를 하였으나 4세기 후반에는 동고트의 지배하에 들어갔다. 370년 무렵 훈족의 서진으로 동고트는 그 지배하에 복속하고 서고트의 대부분은 프리티게른에 인솔되어 376년 로마령인 모에시아로 이주하였는데, 이것이 민족대이동의 계기가 되었다.

이주 후 로마의 압박에 대항하여 반란을 일으키고, 378년의 아드리아노플전투에서 비잔틴제국 황제 F.발렌스(재위 364∼378)를 패사시켰으나, 다음의 황제 테오도시우스 1세(재위 379∼395)의 화친정책에 따라 로마의 동맹자로서 트라키아 지방에 정주하였다. 황제의 사후 다시 로마와 적대하였다. 알라리크(370∼410)를 왕으로 선출하여 그리스 각지를 황폐하게 한 후 이탈리아에 침입하여 각지를 돌아다니며 싸웠다. 알라리크의 사후에는 의제(義弟)인 아타울프가 왕위를 이었고 412년 남(南)갈리아를 정복하였다.

또한 에스파냐 북부에 침입하여 왈리아왕 시대에는 로마로부터 정식으로 아키타니아 지방을 양도받아 여기에 서고트왕국을 세우고 남갈리아에서 에스파냐의 대부분에까지 영토를 넓혔다. 훈족의 왕 아틸라의 갈리아 침입 때에 국왕 테오도리크는 아틸라를 격파하였고 또한 유리크왕은 로마 문화를 적극적으로 흡수하여 《서고트법전 Lex visigothorum》을 편찬하였다. 507년 알라리크 2세는 프랑크왕 클로비스(재위 481∼511)에게 패퇴되어 아키타니아·남갈리아를 잃었으나 이탈리아의 동고트왕국과 동맹을 맺고 프랑크왕국에 대항하였다. 그러나 동고트의 국왕 테오도리크의 사후 서고트왕국은 다시 고립되어 비잔틴제국의 황제 유스티니아누스에게 남부 에스파냐를 빼앗겼고 국내에서도 귀족층의 봉건화가 진행되었다.

레오비길드왕(재위 568∼586)은 국내 귀족층을 억압하고 남부 에스파냐를 탈환하여 왕국의 번영을 회복하였다. 다음 왕 레카레드는 아리우스파(派)의 신앙을 버리고 가톨릭으로 개종함으로써 고트인이 로마 주민과 융합할 것을 진행시켰으나 711년 아프리카에서 이슬람교도의 침입으로 서고트왕국은 멸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