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형

생활형

[ life form , 生活型 ]

요약 생물이 그 생활환경의 여러 가지 조건의 장기적인 영향을 받아 만들어낸 생활양식이다. 이것은 앞의 생물,종과 같이 생물을 파악하는 3대 개념의 하나이다.

이 개념은 처음에 식물이 지니고 있는 구조적인 특성이 그 생육장소의 기후를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생겨났으며, 후에 동물에도 확장되었다. 생물을 이해하는 데에는, 이른바 살아 있는 물체라는 개념에서 ‘생물’을 파악하게 되고, 또 유연관계에서 ‘종’을 파악하게 되며, 다시 생활양식에 의하는 경우에는 ‘생활형’으로 파악하게 된다. 따라서, 생활형은 앞의 생물 ·종과 같이 생물을 파악하는 3대 개념의 하나이다.

지구상의 각 지역에는 삼림 ·초원 ·소택 등 식물이 집단적으로 번식하고 있는 여러 가지 상태, 즉 식생(植生)으로 덮여 있으나 그 식생은 몇 개의 식물 군락으로 구성되어 있다. 식물 군락이 서로 구별되는 것은 이것들을 구성하고 있는 식물의 종이 다를 뿐만 아니라 그 주가 되는 식물의 생활형에 의한다. 각 군락은 이것에 의하여 특유의 경관(景觀:aspect), 즉 상관(相觀:physiognomy)을 보여준다. 우리가 각지를 여행할 때 눈 앞에 전개되는 식물에 의한 경치의 변화, 즉 상관은 우선 첫째 각각의 식물군락을 이루고 있는 주요 식물의 생활형에 의한 것이다.

생활형은 본질적으로는 종 고유의 것이다. 예를 들면, 소나무는 키가 높은 나무로 생육하고, 바랭이는 종자로 월동한다. 이와 같은 종에 따른 생활형의 차이는 긴 세월을 지나는 동안 식물과 이것들을 둘러싼 환경과 서로 상호작용을 하여 이룩된 하나의 적응형이라고 생각된다. 한국에서 널리 볼 수 있는 낙엽수림, 북쪽지방에서 흔히 보는 침엽수림 등은 우리에게 특유의 상관을 느끼게 한다. 다우(多雨)의 열대지방에 분포하는 강우림(降雨林) 등은 특유한 것이다. 단일종 또는 몇 종의 식물로 이룩된 단순한 식물군락에서는 단지 하나의 생활형으로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군락에서는 각각 구성하고 있는 종이 얼마나 많은가에 따라 많은 생활형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식물군락의 외관적 형태를 상관이라고 하며, 군락이 보여주는 상관은 구성종, 특히 우점종(優占種)의 생활형으로 결정된다.

생활형의 구분을 최초로 행한 것은 독일의 A.폰 훔볼트이며 1806년에 1816∼1819의 기본형으로 구분했다. 이 구분은 야자나무형 ·바나나형 ·선인장형과 같이 영양기관의 상태에 기초를 둔 생태학적 식물군이기도 하다. 1863년 오스트레일리아의 M.A.케르너와 1872년 독일의 A.그리제바흐가 행한 구분도 목본식물 ·초본식물 ·덩굴식물과 같은 생태학적 구분을 포함한다. 1888∼1890년에 독일의 O.드루데는 식물형 구분을 총괄하여 하나의 구분원리를 발전시켰다. 오늘날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생활형 구분은 1907년 덴마크의 C.라운키에르가 세운 체계이다. 라운키르의 생활형은 기후에 대한 식물의 반응에 기초를 두어 불량계절(冬期와 乾期)에 견디어내는 눈의 위치에 의하여 고등식물을 30가지의 생활형으로 구분하였다.

부적기를 경과하는 눈이 토양 표면 2m 이상의 높이에 있는 모든 식물을 지상식물(地上植物:phanerophyte)이라 하였고, 눈이 2∼8m에 있으면(소위 관목) 소형지상식물(小形地上植物:microphanerophyte), 8m 이상 및 25m 이상의 것은 각각 중형지상식물(中形地上植物:mesophanerophyte) 및 대형지상식물(大形地上植物:megaphanerophyte)로 하였다. 눈이 지표면상 25cm∼2m에 있는 식물은 왜형지상식물(矮形地上植物:nanophanerophyte), 토양면에서 25 cm 사이에 눈이 있는 것은 지표식물(地表植物:chamaephye), 눈이 지표면에 접하여 존재하는 반지중식물(半地中植物:hemicryptophyte), 토양 속에 있는 지하경 ·괴경 ·구경 등은 지중식물(地中植物:geophyte)로 구분하였다. 수생식물(水生植物:hydrophyte) 등은 다른 생활형에 속한다. 착생식물 ·기생식물 ·다육식물 등은 이상 말한 것과는 다른 생활형으로 본다. 바랭이 ·닭의장풀 ·개여뀌 등과 같이 겨울눈이 종자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은 1년생식물(therophyte)이라 한다.

라운키르는 어떤 한 지방의 전체 식물에 대하여 그 각각의 생활형의 비율을 조사하여 생활형 분류식을 만들어 상이한 식물 기후(phytoclimate)를 특징짓게 하는 데 사용하였다. 세계 각 지방의 식물에 대하여 조사한 생활형의 표준표와 비교하여, 어느 한 지방의 식물의 생활형의 백분율이 분명히 크다고 한다면 그 지방의 식물 기후는 지상식물적이라든가 지표식물적이라든가 하여 성격을 붙일 수 있다. 예를 들면, 온대지방에서는 반지중식물이 풍부하면 그 지방은 온대성 반지중식물 기후가 될 것이고, 한대지방에서 지표식물의 비율이 크면, 그 지방은 한대성 지표식물 기후라고 한다.

식물기후는 기온이나 강수량을 기초로 한 기후구분과 매우 일치한다. 열대다우림은 지상식물 기후이며, 사막이나 사바나는 1년생식물 기후, 온대에서 아한대에 걸쳐서는 반지중식물 기후가 된다. 라운키르의 생활형은 큰 수준에서 식물을 바탕으로 하여 환경을 평가하는 데 유효하다. 그러나 종류수에 의하기 때문에 양적으로 많은 종이나 적은 종을 동격으로 취급하게 되어 식물 기후가 현실의 기후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일어날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