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

[ society , 社會 ]

요약 일정한 경계가 설정된 영토에서 종교 ·가치관 ·규범 ·언어 ·문화 등을 상호 공유하고 특정한 제도와 조직을 형성하여 질서를 유지하고 성적 관계를 통하여 성원을 재생산하면서 존속하는 인간집단.

특수한 목적을 띤 비밀결사와 같은 소규모 집단으로부터 가족과 친족만으로 형성된 자연적 공동체, 다수 언어와 다수 인종으로 구성된 대규모 집단에 이르기까지 그 용례가 다양하다. 또한 인류학, 사회학, 심리학, 정치학, 경제학 등 학문영역에 따라 한 측면이 과도 강조되는 방식으로 개념 정의가 달라지는 것이 상례이다. 사회학적 용례에 의하면, 사회는 신분제도와 경제외적 강제로 유지되어온 봉건시대의 집단적 특성인 공동체(community)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으며, 이윤 추구를 지향하는 자유 교환 행위 및 자본주의 경제를 역사적 배경으로 형성된 것으로 본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타적 관계에 바탕을 둔 가족과 대비하여 가족과 가족, 집단과 집단 간의 경쟁적 ·이기적 관계로 이루어지는, 보다 큰 규모의 집단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공동체와 대비하여 시민사회(civil society)가, 가족과 대비하여 사회체(body social)가 각각 사용되었고, 국가(state) 또는 정치체(body politic)가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행위자로 개념화되었다.

근대적 용례의 사회는 재산을 소유한 개별 인간과 이들의 상호작용 및 직업분화를 관할하는 질서 ·규범 ·제도의 복합체를 뜻한다. 시민사회는 바로 전근대적 의미의 신분사회와 대비하여 신분적 속박에서 벗어난 개별 성원들이 계약을 통하여 자유로운 교환행위를 이루어가는 생활의 장을 지칭한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토크빌은 자유로운 행위선택과 그에 따르는 윤리적 책무가 조화롭게 이루어지는 사회를 시민사회라고 정의하였다. 사회학에서는 사회를 그 자체 생명을 가진 유기체로 비유하는 전통이 강하다. 이른바 사회유기체설이라 불리는 학설에 의하면, 사회는 생물체와 마찬가지로 내적 분화과정을 통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내적 분화과정에서 전체의 동력을 저해하는 일탈현상이 발생하면 내부의 통제메커니즘을 통하여 곧 균형을 회복하게 된다. 그리고 사회의 구성요소를 세포 ·조직 ·기관 ·유기체로 구분하고 사회는 개별 성원 ·가족 ·조직과 집단을 포괄하는 유기체에 대응시킨다. 사회진화론은 유기체론의 이러한 견해를 발전시켜 분화와 통합의 과정을 사회적 질서가 형성되고 보다 높은 단계로 진화하는 과정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반면, 현대사회이론에서는 보다 체계적인 분석을 시도한다. 우선, 사회진화론에 많이 기대고 있는 구조기능론(structural functional theory)은 사회를 체계(system)로 보고 정치 ·경제 ·문화 ·가치 등 네 개의 하위체계를 구분한다. 그리고 각 하위체계는 적응 ·목적 성취 ·통합 ·질서관리 및 재생산이라는 기능을 수행하는데, 각 하위체계 간에는 자원과 정보의 상호교환 과정이 존재하여 서로의 기능이 원활히 수행되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이에 반하여, 사회는 갈등과정을 통하여 발전한다는 K.마르크스의 사회관에 입각한 갈등이론(conflict theory)은 사회집단 내부와 집단 간 진행되는 권력적 갈등현상이 사회의 동력이라고 보고 지배자와 피지배자, 지배집단과 피지배집단을 사회의 기본적 구성요소로 본다. 이 외에도 교환행위론은 사회를 효율성을 추구하는 개별 성원들이 경제적 교환행위를 수행하는 영역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상징적 상호작용론은 자아를 획득한 개별 행위자가 주관적 의미와 상징을 행위를 통하여 표현하고 타인이 보내는 상징을 해독하는 장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한편, 사회는 여러 기준에 의하여 다양한 유형으로 구분된다. 성원 재생산과 성적 관계를 기준으로 모계사회와 부계사회, 규모의 정도와 분업의 발전수준에 따라 단순사회와 복합사회(T.파슨스), 제도와 규범의 발전 수준 및 내용에 따라 군사형 사회와 산업형 사회(H.스펜서), 그리고 공동체적 사회와 이익사회(F.퇴니에스), 인간 관계와 분업적 질서의 특성에 따라 기계적 연대에 기초한 사회와 유기적 연대에 기초한 사회É.뒤르켐), 재산소유의 형태에 따라 자본주의사회와 공산주의사회(마르크스)로 각각 구분되는 것이다. 자본주의적 발전이 고도화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근대사회(인켈스), 대중사회(콘하우저), 탈산업사회(D.벨), 정보화사회(A.토플러), 탈현대사회(하버마스) 등의 개념이 거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