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화

사회진화

[ social evolution , 社會進化 ]

요약 사회변동(社會變動)이 일정한 방향으로 전개되어 나가는 일.

오늘날에는 사회발전이라는 말이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다. 사회진화라는 말을 최초로 써서 사회의 발전을 설명하려고 한 사람은 H.스펜서이다. 그는 진화를 모든 우주적 현상을 꿰뚫는 법칙으로 보았으며, 이러한 진화를 물질의 집중작용과 운동의 분산작용으로 간주하여 천문 ·지리 ·생물 ·심리 ·사회 등 각 분야의 진화 법칙을 밝혔다. 그에 의하면, 사회학은 사회의 진화를 밝히는 학문이며, 사회에 있어서도 통합과 분화가 동시에 진행하여 단순사회에서 복합사회로, 나아가서 이중 복합사회로 진화하는 일반법칙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였다. 사회를 생물유기체와의 유비(類比)에서 파악하여 생물유기체가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그 구조와 기능이 분화하는 한편, 부분이 상호의존적(相互依存的)인 것이 되어 통합이 진행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회에 있어서도 저급(低級)의 것이 고급의 것으로, 단순한 것이 복잡한 것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분화와 통합이 생긴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생각은 C.R.다윈의 생물진화론의 영향을 받은 것이며, 사회다윈주의라고 불린다.

스펜서의 사회진화론도 생물진화론의 적자생존(適者生存) ·자연도태(自然淘汰)의 이론을 그대로 적용하여, 사회유기체 진화의 원동력을 사회도태에서 구하였다. 여기에서 적자생존을 자유경쟁 ·경제적 자유방임의 뜻으로 전용(轉用)하여, 자본의 자유로운 이윤추구를 정당화한 이론이 생겼다. 이 같이 사회진화론은 사회유기체설의 입장에서 사회본위주의(社會本位主義)를 따라 사회의 조화적 ·점진적 발전을 주장하고 자본주의 사회의 존속을 정당화하며, 혁명운동을 사회유기체의 존속에 대한 파괴활동으로 보았다. 동시에 사회도태설의 입장에서 개인본위주의를 내세워 생존경쟁 ·자유경쟁에 의한 사회발전을 주장하고, 현사회에서의 자본가의 지배적 지위를 적자생존의 결과로 보았다. 그리고 사회진화론은 전체 본위주의적 입장과 개인 본위주의적 입장에서 동시에 주장되었다.

사회진화론의 이와 같은 입장은 스펜서가 사회동학(社會動學)으로서 ‘군사형 사회에서 산업형 사회로’라는 도식을 제시한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회학에 있어서는 사회동학 속에 이어져갔다. 그리고 É.뒤르켐의 ‘기계적 연대(連帶)에서 유기적 연대로’라는 이론을 비롯하여 2분법적인 사회진화의 도식이 일반적으로 주장되었다. 이들은 모두 널리 말하여 ‘전근대(前近代)’와 ‘근대’라는 2분법을 기초로 하는 점에서 공통적이며, 근대화론(論) 입장에 서 있다. 이 점에서는 H.메인의 ‘신분에서 계약으로’, F.퇴니에스의 ‘게마인샤프트에서 게젤샤프트로’라는 이론도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사회진화론은 사회의 발전을 점차적인 양적(量的) 발전으로 보았으며, 사회발전을 환경에 대한 적응으로 여졌다. 이에 대하여 G.헤겔로부터 K.마르크스에 이어진 변증법(辨證法)의 입장은 양적 변화와 질적 변화의 상호 전화(轉化), 대립물의 투쟁과 통일, 부정의 부정이라는 일반법칙 위에 서서, 직선적인 진화에 대하여 변증법적 발전을 주장하였다. 마르크스는 엥겔스와 함께 사적 유물론(史的唯物論)을 완성하고, 사회를 경제적 사회구성체로 보았다. 그는 원시공산제 사회, 노예제 사회, 봉건제 사회, 자본주의 사회, 사회주의(공산주의) 사회라는 저마다 다른 생산양식을 가진 사회의 발전법칙을 밝혔다. 마르크스는 사회의 발전은 사회의 내부모순에 의하고, 계급사회의 경우에는 계급대립에 의한다고 보았다. 또 양적인 점차적 변화는 새로운 질의 형성을 수반하는 급격한 폭발적 변화로 전화하고, 발전은 부정의 부정이라는 형태로 나선(螺旋) 모양으로 행하여진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를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의 적대적 모순을 가진 사회로 파악하고, 자본가계급의 지배로 유지되는 통일이 질적으로 전화하여 새로운 통일체로서의 사회주의 사회가 형성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가 폐지되어 그 사회적 소유가 확립됨으로써, 계급적 대립이 지양(止揚)된다는 사회변동의 이론이 형성되었다. 이 같은 ‘사회발전 단계설’의 출현으로 그때까지의 사회진화론은 영향력을 상실하였고, 사회학에 있어서도 초기사회학의 종합적 ·거시적(巨視的) 입장을 거부하면서 경험적 ·실증적 과학으로서의 사회학의 확립과, 철학으로부터의 사회학의 독립을 목표로 하게 되었다. 또 단순한 직접적 진화를 의미하는 사회진화 대신 사회발전 ·사회변동이라는 개념이 쓰이게 되었는데, 사회학에서는 사회발전을 논하는 경우에도 이를 사회과정으로 파악하고, 경험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범위에서의 발전 ·변동을 다루는 경향이 강하였다. 마르크스주의의 사회발전의 일반법칙은 비과학적인 도그마로 보고 반대 ·부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