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동맹주의

비동맹주의

[ Policy of non-alignment , 非同盟主義 ]

요약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소로 양극화된 국제정치 질서에서 어느 한 진영에 종속됨을 거부하고, 자신들의 국가이익 또는 집단이익에 입각하여 상호간의 일체성을 모색하는 외교상의 방침.

비동맹주의는 중립을 표명하나, 그것은 전통적인 중립주의와는 다르다. 엄격한 의미의 ‘전통적 중립주의’라는 것은 국제적 세력균형과는 관계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러한 과정에서 완전히 고립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신생독립국들이 주장하는 비동맹주의는 힘의 균형과정에서 고립되거나 중립적 입장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이고도 유연한 행동을 통하여 미·소를 중심으로 한 동·서 양진영의 세력 균형을 꾀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것은 ‘행동적 중립주의(Activist Neutralism)’ 또는 ‘적극적 비동맹주의’라고 할 수 있다.

즉, 현재의 비동맹주의는 사실상 국제평화와 안정의 유지에 최대한으로 참여하려는 의도를 띠고 있다. 왜냐하면 전통적 중립주의는 국제정치상 권력투쟁에서 피동적 역할을 하고 고립을 통하여 자국의 안전을 꾀하려는 입장이지만, 현대의 행동적 중립주의는 집단적인 의견을 내세우거나 국제기구에서의 투표행위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하여 강대국의 행동을 견제하여 이에 영향을 주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동주의적 비동맹운동은 어떤 특정진영과 영구적 결탁을 맺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맹이나 연합전선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아랍 국가들은 다른 군사적인 동맹관계는 비난하면서도 자신들은 반(反)이스라엘적인 아랍연맹을 가지고 있다.

신생독립국 정치지도자들이 국가형성과정에서 비동맹정책을 채택한 이론적 근거는 비동맹정책이 권력의 집중화 현상인 동맹정책보다 자국의 안전을 보장하고 세계 평화를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신념과 동서 양진영 간의 분쟁에서 객관적 ·중재자적인 역할을 맡음으로써 도덕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있게 된다는 데 있다.

그러나 동서냉전이 붕괴된 이후 과거 냉전시대의 대결국면에서 벗어나 남북 간의 새로운 관계정립과 남남협력강화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자리를 잡는 추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