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병원

[ hospital , 病院 ]

요약 많은 환자를 수용하여 진단하고 치료하는 일을 제1의(第一義)로 하고, 또한 질병의 예방과 재활(再活)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곳.
백병원

백병원

병원은 입원환자의 의학적 진료를 위주로 하므로, 외래환자의 진료를 위주로 하는 의원이나 노인·불구자를 수용하는 시설과는 다르다. 그리고 1957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병원은 주민에게 치료와 예방을 포함하는 완전한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능을 가진 사회조직의 하나라고 정의하였다.

병원의 원형은 고대문명의 발상과 함께 시작되었고, 고대에는 신전(神殿)이 병원역할을 겸하였다. 로마시대에 나환자·신체장애자·맹인·빈민환자를 위한 수용시설이 있었고 당시에 동양문명권에도 많은 의료시설이 설치되어 있었다. 중세기에는 의료가 귀족의 특권이었으며 병원은 환자를 진료하는 곳이라기보다 고아·빈민·노인·불구자 등의 단순한 수용시설에 불과하였고, 병원은 매우 혼잡하고 불결하며 비위생적인 곳이었다.

문예부흥과 종교개혁 이후에 자선병원(慈善病院)이 많이 설립되었고, 비로소 의사들이 병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하게 되면서부터 의료시설의 기능을 갖추게 되었다. 18세기 시민혁명과 산업혁명 이후 평민·노동자를 위한 의료시설인 시민병원(市民病院)이 신·구대륙에 걸쳐 많이 설립되었다. 그러나 병원의 수가 급증했기 때문에 환자 간호를 수녀 대신 잡역부가 담당하게 됨에 따라 병원이 비인도적인 상태로 전락하였다.

19세기 중반, 영국의 간호사인 F.나이팅게일이 과학적 의료, 인간적 간호, 직업적 간호제도, 의료를 중심으로 한 병원관리 등을 주장한 것이 계기가 되어 비로소 근대적인 병원의 개념이 만들어졌다. 또한 마취와 멸균소독법이 발견되어 외과적 수술법이 발전하자 부유계층이 병원을 이용하게 되었고 따라서 병원의 수가 다시 급증하였다.

19세기 말~20세기 전반에 의학이 크게 발전함에 따라 병원의 기능이 변천되었다. 내·외과학이 발견되고 세균학·병리학·생리학·유기화학이 또한 발전되어 임상검사기능이 생겨났고, X선의 발견이 방사선검사를 출현시켰다. 비타민이 발견되고 병원식이(病院食餌)의 개념도 수립되었다.

이와 같은 의학의 발전이 병원으로 하여금 의학·의료의 중심지가 되게 하였다. 1920년대 미국에서 병원표준화운동(病院標準化運動)이 일어나 병원의 시설·장비·의료기술 수준의 향상을 가져왔고, 근대적인 간호교육과 병원관리학의 발달, 병원관리자의 양성을 통해 병원의 발전을 더욱 촉진시켰다.

한국의 경우 서양식 현대병원의 도입은 19세기 말의 일로 그 역사는 얼마 되지 않으나, 고려 때에 이미 국립기관으로서 의약·치료를 맡는 태의감(太醫監)이 설치되었고, 조선 전기에는 의료시설로서 제생원(濟生院)·혜민국(惠民局)·동서활인원(東西活人院) 등이 설치되어 왕실은 물론 서민의 의료도 담당하였다. 그러나 이들은 한방의료를 시행하는 시설이었다.

한국 최초의 서양식 병원은 1885년(고종 22) 서울 재동에 설치된 광혜원(廣惠院)이다. 광혜원은 같은 해에 제중원(濟衆院)으로 개칭되었고, 1894년 미국 북장로교 선교부에 경영권이 이관된 뒤 1904년 세브란스병원으로 개편되었다. 1899년 4월에는 최초의 관립의학교인 내부병원(內部病院)이 설립되어 내부보시원(內部普施院)과 광제원(廣濟院)으로 개칭되었다가 1907년에 설립된 대한의원(大韓醫院)으로 이관되었다. 대한의원은 1910년 9월 30일 조선총독부의원관제가 공포되면서 총독부의원으로 개칭되었고, 1928년 지금의 서울대학교병원의 전신인 경성제국대학 의학부 부속의원으로 개편되었다. 이밖에 일제강점기에 각 지방에 자선의원으로서 도립병원이 설립되었다. 광복 이후에는 국립병원으로서 국립의료원·국립정신병원·국립결핵병원·국립나병원 등이 설립되었고, 대부분의 일반병원들은 민간이 설립하였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병원을 공공적으로 소유·운영하는데, 한국의 경우는 병원의 80% 이상을 민간에서 운영하고 있는 점이 특색이라 할 수 있다. 옛 대한의원은 지금의 서울대학교병원 신축 전까지 역시 그 장소에서 서울대학교병원으로 사용되어 왔으나, 신축 후에는 서울 지방문화유산(사적 248)로 보존되어 지금은 서울대학교병원박물관 및 병원연구소로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