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

미궁

[ 迷宮 ]

요약 밖으로 나가는 문을 찾을 수 없도록 길[通路]이 만들어진 건물로, 그리스의 전설에 나오는 ‘라비린토스’가 그 기원인데, 동물이나 인간의 학습능력을 실험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미로(迷路)라고도 한다. 이 길은 구불구불 구부러지거나 여러 갈래로 갈라진 샛길이 많아서, 한번 들어가면 쉽사리 나올 수 없게 되었고, 또 맨 안쪽까지 들어갈 수 없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종유동(鍾乳洞)과 같은 천연의 미로도 있고, 두더지와 같이 미로 모양의 보금자리를 만드는 동물도 있다.

그리스전설에 나오는 ‘라비린토스’가 미궁의 기원으로, 전설에 의하면 크레타 왕(王) 미노스의 비(妃) 파시파에가 미노타우로스라고 하는 우두인신(牛頭人身)의 괴물을 낳았다. 왕은 신(神)의 계시에 따라 미노타우로스를 안에다 가두기 위해, 명공(名工) 다이달로스에게 통로를 온통 꼬불꼬불하게 만들어 한번 들어가면 나오는 문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라비린토스를 만들게 하였다.

그리고 미노스는 이 괴물의 먹이로 아테네로부터, 매년 7인의 소년과 소녀를 각각 보내도록 하였다. 세 번째로 보내진 소년 가운데 영웅 테세우스가 괴물퇴치를 위하여 자진해서 참가하여 미노스의 딸 아리아드네의 호의로 실패를 얻어서, 실 끝을 들어가는 문에다 매어 놓고 그 실을 풀면서 걸어가, 맨 안쪽에 있던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실을 따라서 교묘하게 빠져 나왔다고 한다. 여기에서 라비린토스는 미궁 또는 미로를 의미하게 되었으며, 그후 유럽에서는 왕궁 등의 통로에 미로를 많이 응용하게 되었다.

영국의 튜더왕조(1485∼1603)에서 스튜어트왕조(1603∼1714)에 이르는 시기에 템스 강가의 사우스워크, 그리니치에 만들어진 것들이 유명하고, 특히 윌리엄 3세가 1690년 건축가 런던 ·바이스 등에게 만들도록 한 햄프턴 코트 궁전 정원에 있는 산울타리로 만들어진 미로는 지금도 그 이름이 알려져 있다. 그 후 미궁은 민간에서도 모방하게 되었고, 또 일종의 구경거리로 흥행까지도 하게 되었다. 미로를 푸는 데는 출입문이 하나일 경우, 예를 들면 왼손으로 벽을 만지면서 걸어가면(갈림길에서는 언제든지 왼쪽으로 구부러지게 된다) 원위치에 돌아올 수 있다.

나무를 심어 울타리로 만든 수로(樹路)상의 미로에서는 모든 길을 왕복하게 되지만, 빙빙 돌게 된 길이 있거나 세 갈래 이상 나누어진 길에서는 거치지 않는 부분도 남게 된다. 후자와 같은 복잡한 미궁에서는, 일단 깊이 들어가서 헤매게 되면 앞에서 말한 ‘왼손의 규칙’을 사용해도 일부분을 돌게 될 뿐 나올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다.

종이 위에 그려진 미로를 풀 때는 세 군데가 둘러싸인 부분을 지워가면 필요한 통로가 남게 된다. 그러나 커다란 미궁에서 통로를 정확하게 풀기 위해서는 시행착오학습(試行錯誤學習)을 몇 번이고 거듭해서 기억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이런 의미에서 미로는 동물이나 인간의 학습능력을 실험하는 데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