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뉴팩처

매뉴팩처

[ manufacture ]

요약 자본주의 생산의 초기 발전과정에서 성립한 과도적 경영양식인 공장제 수공업.

생산기술의 기초를 수공기술에 두고 있는 점에서는 수공업에 가까우나 임금노동자의 고용을 기반으로 하는 대규모 생산이라는 점에서는 대공업에 가까운 것으로, 역사적으로도 이중의 경로를 거쳐 발생하였다. 첫째, 생산물의 완성에 필요한 서로 다른 종류의 작업을 하는 독립된 수공업자가 자본가의 관리하에 작업장에 결합되는 경우이다. 둘째, 같은 작업에 종사하던 노동자 사이에 분업이 도입되는 경우이다.

매뉴팩처는 노동과정의 일부분만을 담당하는 부분노동자와 발달된 복잡한 생산도구를 사용하는 분업을 기초로 하는 협업(協業)이라는 생산양식을 취함으로써 단순 협업에 비해 노동생산성을 크게 향상시켜, 상대적으로 보다 많은 잉여가치의 생산을 가능하게 하였다. 부분노동자의 합리적인 배치, 작업의 전문화에 의한 숙련도의 향상, 작업전환(作業轉換)에 따르는 노동시간 손실의 방지, 부분노동자에게 적합한 도구의 단순화 ·개량화 ·다양화 등이 이를 가능하게 하였다.

매뉴팩처에는 기본적인 두 형태가 있으며 차이는 제품 자체의 성질에서 발생한다. 첫째, 이종적(異種的) 매뉴팩처로, 시계 생산 등에서와 같이 여러 부분 생산물을 기계적으로 결합하는 공정(工程)을 취함으로써 동일작업장에 모든 노동자를 결집시킬 기술적 필연성이 희박한 경우에 발생한다. 이와 같은 분산적 형태에서, 노동자는 농공(農工) 미분리 상태에서 자택에서의 작업이 가능하며 자본가 또한 작업장 건설의 자본지출을 경감할 수 있다. 둘째, 유기적(有機的) 매뉴팩처로, 바늘이나 핀 등의 제조에서와 같이 연속적으로 행하여지는 단계적인 제작업에 의하여 생산물이 완성되는 경우이다. 동일작업장 내에서의 분업에 기초한 협업이 노동의 연속성 ·규칙성을 보장하며, 노동의 질서와 강도를 비약적으로 높여 간다.

매뉴팩처가 자본주의 생산의 지배적인 형태였던 ‘본래의 매뉴팩처 시대(eigentliche Manufacturperiode)’는 영국의 경우 1550년경부터 산업혁명 전야인 1760년경까지 계속되었는데 복잡한 도구나 고도의 숙련을 요하는 등 기술적 요건의 어려움 때문에 생산력은 한정될 수밖에 없었으며, 소규모 생산이나 자본제적 가내공업[객주제(客主制)]을 완전하게 몰아낼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들을 존립(存立)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따라서 농업과 공업의 완전분리와 국내시장 형성의 추진이 지연되었고, 이의 완성을 위해서 기계의 출현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매뉴팩처에서의 부분노동자의 출현과 도구의 분화는 산업혁명에 의한 기계제 대공업의 창출을 준비하는 것이 되었다. 즉, 기계의 발명은 매뉴팩처가 지니는 기술적 기초의 한계를 일소하였고, 기계를 생산용구로 하는 공장제의 출현은 이들 과정을 완성시켜 산업자본을 기축으로 하는 자본주의 경제를 확립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