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내공업

가내공업

[ home industry , 家內工業 ]

요약 생산자가 가정에서 제조업을 영위하는 공업형태.

주문자로부터 직접 또는 간접으로 원료를 공급받고 기계나 도구를 대여받아 가공임(加工賃)을 받기 위하여 노동하는 것으로, 저임금과 나쁜 근로조건이 일반적이다.

가내공업은 역사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형태를 거쳐 현재의 근대적 가내공업으로 이행(移行)되어 왔다. 첫째는, 자연경제(현물경제)하에서의 가내공업으로 원료생산에서 제품가공(製品加工)까지가 특정한 가족노동에 의하여 수행되며, 그 제품은 원시적인 농촌 공동체나 하나의 봉건영토 안에서 자급자족으로 소비되는 형태이다. 둘째로는, 자급적인 농촌공동체가 스스로 소유하고 있던 수공업(手工業)에서 생겨난 도시 길드(guild)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초기에는 특정한 소비자의 주문 ·요구에 따른 고객생산(顧客生産)을 하고 있었으나, 원격지무역(遠隔地貿易)의 발전에 따라 차차로 예상생산으로 바뀌어 생산물을 시장에 내놓아 판매하게 되었다. 더욱이 길드 제도의 이완(弛緩)과 상품경제의 농촌 침투에 따라, 자급적인 농촌 내부에 일체화되어 있던 가내공업이 특히 직물공업(織物工業)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자립화하여 매뉴팩처로 발전하고, 초기 산업자본을 형성하는 것이 나타났다. 이러한 가내공업이 상업자본의 지배하에 놓여서 원료나 도구를 대여받아 스스로는 가공임만 받게 된 것이 하청제(下請制) 가내공업이다.

최종적으로 그들은 사실상의 임금노동자로 전락하였으며, 가혹한 근로조건 밑에서 시달리는 일이 많아졌다. 자본주의의 발전에 의하여 기계공업이 일반화됨으로써 박약한 기술적 기반밖에 가진 것이 없는 가내공업은 이미 자립 ·분산적으로는 존재할 수 없었으며, 제조공업의 외주부(外注部)로 포섭되어 근대적 가내공업으로서밖에 존재할 수 없었다. 이 근대적 가내공업은 유럽 ·미국에서도 저임금과 나쁜 근로조건 때문에 여러 가지 노동입법에 의하여 보호되고 있다. 한국의 가내공업도 대규모적인 제조공업의 발전과 더불어 그 대부분이 소멸하였으나, 하청 가내공업 내지 실질적인 임가공(賃加工) 노동자의 형태로 남아 있는 것이 있으며, 수공예 분야에는 아직도 일부 독자적인 형태의 가내공업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