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음악

독일음악

[ German music , 獨逸音樂 ]

요약 현재의 독일을 비롯하여 오스트리아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일부 및 스위스의 독일어 지역의 음악.
헨델의 동상

헨델의 동상

독일음악의 성격은 지역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색채감이 풍부한 프랑스음악, 아름다운 선율을 즐기는 이탈리아음악에 비해서 뚜렷한 고유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즉 독일의 민족성을 반영하여 외면적인 효과보다는 정신적 내용을 중시하며, 논리적인 구성과 중후한 울림을 즐기는 경향이 강하다. 또 독일은 유난히 민속음악이 풍부하여 음악예술이 그것을 교묘하게 동화한 것도 특징이다. 독일인은 풍부한 음악성을 타고나 예로부터 민중의 생활 깊숙이 음악이 스며들고 있었으나, 독일의 사회적 ·문화적 후진성 때문에 18세기까지는 네덜란드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선진 여러 지방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왔다. 그러나 이런 영향들을 자기 나라의 음악성에 점차 동화시켜 18세기 후반부터는 고전파와 낭만파를 통해서 넓은 의미의 독일음악이 유럽에서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또한 음악교육이나 연구분야에서도 독일은 오늘날까지 지도적 위치에 서 있다.

중세 초기의 그레고리오성가에 있어서도 독일은 중요한 공헌을 하였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 된 독일어 노래는 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데, 독일이 그 고유의 음악에 의해서 역사에 등장한 것은 13세기의 미네젱거(기사계급의 음유시인) 이후라고 할 수 있다. 15세기에는 상공업자인 마이스터징거(職匠歌人)가 세속가곡 분야에서 활약했다. 한편 다성음악의 발달은 이탈리아나 프랑스보다 훨씬 늦어 겨우 14세기에 들어와서 나타났다. 15세기에 접어들어 콘라트 파우만을 비롯한 오르간음악과 이자크를 중심으로 하는 다성적 성악이 결실하였다. 16세기의 종교개혁은 독일음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쳐 루터 등이 고안한 찬송가(코랄)가 그 후 독일 교회음악의 기초가 되었다.

17세기의 바로크시대에는 새로운 양식이나 형식이 주로 이탈리아에서 생겨나 독일도 그 영향을 받게 되며, J.S.바흐 이전의 독일 최대의 거장 쉬츠도 이탈리아에서 공부하고, 모노디(monody)와 협주양식 등을 독일에 들여왔다. 그러나 그는 이탈리아의 모방에 그치지 않고 독일 특유의 깊은 정신성을 표현하였다. 바로크시대의 독일은, 쉬츠나 프레토리우스 등의 교회성악곡과 함께 건반, 특히 오르간음악에 뛰어난 작품을 낳게 되었다. 쉬츠와 함께 3대 S로 불리는 샤인과 샤이트,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 토카타와 모음곡(suite:組曲)의 발전에 공헌한 남부독일의 프로베르거, 네덜란드의 스베일링크의 흐름을 따른 북스테후데를 중심으로 한 북독일악파, 중부독일의 쿠나우와 파헬벨 등이 그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바로크의 독일음악은 18세기 전반의 바흐에서 그 정점에 이르렀다. 그는 오페라를 제외한 모든 장르에서 바로크음악의 종합을 완성했다. 이탈리아나 프랑스에서도 큰 영향을 받았으나 고도의 대위법기술과 깊은 정신적 내용에 있어서 J.S.바흐의 음악은 실로 독일적이라고 할 수 있다. 동시대의 헨델과 텔레만은 그에 비하여 훨씬 국제적인 작곡가였다. 18세기 중엽부터 음악의 양식은 뚜렷하게 변화하여 복잡한 대위법 대신에 명쾌한 형식이나 화성이 중시되었다. 북부독일에서 활약한 에마누엘 바흐와 슈타미츠를 중심으로 한 남독일의 만하임악파 등이 이 새로운 양식을 써서 고전파를 준비했다. 그리하여 하이든과 모차르트에 이르러 고전파의 양식이 완성되고, 베토벤이 그것을 더욱 발전시킴으로써 독일음악은 국제적인 지위에 도달하였다.

19세기의 낭만파에서도 독일음악의 지도적 지위는 점점 강화되었다. 베버가 독일 국민오페라를 확립하였고, 슈베르트는 독일 리트(lied:가곡)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주관적인 감정 표출을 중시하는 낭만주의 정신은 독일인의 성격에 어울렸기 때문에 그 후에도 멘델스존, 슈만, 바그너, 브람스, 브루크너, 말러 등의 거장을 탄생시켜 독일음악은 최성기를 맞았다. 20세기의 음악은 양식이 뚜렷하게 다양해져서 독일을 그 중심으로 할 수는 없으나, 현대음악의 가장 중요한 혁명인 12음 음악은 오스트리아의 쇤베르크에 의해 일어나 제자인 베르크와 베베른에게 계승되었다. 또한 힌데미트도 금세기 전반의 음악을 대표하는 독일인 작곡가의 한 사람이다. 12음 음악이나 전자음악과 뮤직 세리엘과 같은 전위음악은 국제적으로 볼 수 있는 현상인데, 그 대표자의 한 사람인 슈토크하우젠도 독일인이며, 그 고도로 치밀한 구성 속에는 뚜렷이 독일적인 성격을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