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사

그리스사

[ history of Greece ]

요약 그리스의 역사.

'그리스'는 그리스어로는 헬라스 또는 엘라스, 라틴어로는 그라이키아(Graecia), 영어로는 그리스라고 한다. '희랍(希臘)'은 헬라스의 한역(漢譯)으로서 한국에서는 차자(借字)로 쓰였다. 고대 그리스인은 동일한 언어 ·종교 ·관습을 가진 민족으로서 자신들을 헬렌(그리스 민족의 先祖)의 자손이라 하여 헬레네스라 자칭하였고, 자신들이 살고 있는 땅을 헬라스라고 불렀으며, 이민족을 바르바로이(야만인)라 하여 자신들과 구별하였다.

그리스인의 역사는 약 3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지만, 이 장구한 기간 중에서도 세계사적으로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는 것은 이른바 고전고대로 총칭되는 그리스 ·로마 시대의 초기에 속하는 BC 8~BC 4세기이다. 서양문화의 근간(根幹)의 하나인 그리스 문화가 독창적으로 크게 융성하였던 때도 바로 이 시기의 일이었다. 즉 세계 고대사 중에서도 예외적인 자유시민이 발생하여 그들의 자유로운 사색활동에 따라 독창력 발휘를 가능하게 하였던 시기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들 자유시민의 활동도 그리스인 특유의 공동체적 소국가인 폴리스(도시국가)를 기반으로 하지 않고서는 처음부터 바랄 수 없던 일이었다.

오늘날 고대사 연구가 크게 진전됨에 따라 그리스에서도 폴리스 사회는 원시사회에서 직접 탄생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이전에도 고대 오리엔트 사회와 유사점이 있는 왕국의 병립시대(竝立時代)가 있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오리엔트형의 고대관료제왕국(古代官僚制王國)의 탄생은 일시적인 현상이었을 뿐, 그것이 멸망한 후에는 얼마 가지 않아서 무수한 폴리스의 병립시대가 나타났다.

그리스의 지형은 80% 이상이 산지여서 가경지(可耕地)라고는 산과 산 사이의 분지(盆地)가 고작이었고, 그 위에 남북을 관통하고 있는 중앙산맥이 다시 동서로 무수한 군소지맥(群小支脈)을 거느려 그야말로 각 지역간의 교통이 종횡으로 분단되어 있었다. 더욱이 이곳은 천연적인 강우에 의지하여 농사와 목축을 행한 지역으로서 이집트의 나일강 유역이나 중국의 황허강[黃河]유역처럼 치수(治水)와 관개사업(灌漑事業)을 필요로 하지 않아 오리엔트형 통일국가의 성장은 당초부터 크게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스에서 폴리스라는 수많은 소규모의 고립사회를 형성시킬 수밖에 없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고립사회(孤立社會)의 형성은 육상활동 무대와 인구의 수용능력을 크게 제한하게 됨으로써 그리스인의 활동방향을 자연히 해상으로 돌려놓았다. 더욱이 그리스는 육로교통이 지극히 불편하였던 반면에, 해안선의 발달과 에게해(海)에서의 해상교통은 크게 발달하였다. BC 8∼BC 6세기에 걸쳐 활발하게 식민활동을 전개하여 지중해 연안과 흑해 연안에 많은 식민시(植民市)를 건설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