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

전이

[ transference , 轉移 ]

요약 정신분석학 용어로, 프로이트에 의하면 과거 타인과의 관계가 정신분석치료에서 분석가를 향한 정서적 반응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반면 라캉은 그보다 주체와 타자 사이의 상호주관적인 구조를 강조하였다.
원어명 transfert

프로이트의 전이 개념

처음에는 프로이트의 저작에서, 하나의 생각에서 다른 생각으로 감정이 이동하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었으나, 나중에 분석치료과정이 진전됨에 따라 환자가 분석가에 대해 맺는 관계를 지시하게 되었다.

프로이트는 1882년 요제프 브로이어가 환자 안나 O(Anna O, 본명 베르타 파펜하임)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환자가 의사에게 보이는 정서적 반응이 강렬하다는 것을 알고, 의사에 대해 환자가 무의식적 생각을 옮기기 때문에 전이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후 이를 예외적으로 억압된 기억에 대한 소환을 지연시키는 저항이자 치료 과정에서 없어져야 하는 장애물로 여겼으나, 피분석자가 자기 생애에 대한 이야기를 분석가와 지금 맺고 있는 관계 속에서 대면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점점 긍정적 요인으로도 파악되었다.

피분석자는 전이의 방식으로 다른 이들, 특히 부모와 맺은 과거의 관계들을 분석가에게 관련시키는데, 치료의 방해물이자 치료를 진전시키는 전이의 역설적 본질은 지금까지도 정신분석이론에서 논쟁의 대상이다.

라캉의 전이 개념

라캉은 〈전이에 대한 개입〉(1951)에서 게오르크 헤겔에게서 차용한 변증법적 용어로 전이를 서술하였는데, 이는 전이를 감정이나 정서의 측면에서 규정하는 자아심리학을 비판하는 차원에서였다.

라캉은 전이가 사랑과 증오처럼 강렬한 감정을 띠고 종종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그런 감정이 아니라 상호주관적인 관계의 구조 속에 존재한다고 주장하였으며, 전이의 본질이 비록 상상적인 효과를 낳음에도 불구하고 상상계가 아니라 상징계에 있다고 강조하였다. 나중에 전이가 사랑의 외관을 띠고 나타난다고 말할 때에도, 그 사랑은 '지식에 대한 사랑'이었다.

전이 개념의 발전

라캉은 첫 번째 세미나 《프로이트의 기술》(1953~1954)에서 전이를 다시 다루었는데, 이때에는 마르셀 모스클로드 레비스트로스에게서 교환에 대한 인류학을 차용하였다. 이 관점에서 전이는 발화자와 청자를 바꿔놓는 기호의 교환에 가담하고 있고, 이러한 발화행위 속에 전이가 내포되어 있다. 라캉은 계속해서 전이의 상징적 본질을 구체화하면서, 반복강박과 같은 것으로 파악하였다. 이는 전이의 역설적 기능을 말해주는데, 즉 상상적 감정의 측면에서 전이가 저항으로 기능하는 반면, 상징적 측면인 반복 속에서는 주체의 개인사에 있는 기표들을 드러내면서 치료가 진전되고 있음을 가리킨다.

여덟 번째 세미나 《전이》(1960~1961)에서는 플라톤의 《향연》을 활용하여 분석가와 피분석자 사이의 관계를 예시하였다. 알키비아데스가 사랑하는 스승 소크라테스를 소중한 대상을 감추고 있는 상자에 비유하는 것과 같이, 라캉은 피분석자가 그의 욕망 대상을 분석가 안에서 발견한다고 보았다. 또한 1964년에는 전이 개념을 '안다고 가정된 주체' 개념과 접목시켰는데, 이 관점에 따르면 전이는 지식과 앎을 대타자에게 귀속시키면서 대타자가 앎의 주체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전이는 분석치료에 필요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로는 불충분하므로, 분석가는 전이를 독특한 방식으로 다뤄야만 한다. 이는 정신분석이 암시요법과 구별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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