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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볼로네즈의 핵, 어떤 연못에 가야 용으로 승천할까?

작성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2024-05-12 18:30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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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볼로네즈 돌풍의 중심

 

2023-24 시즌, 볼로냐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세리에 A 4위를 달성했다. 최후방부터 최전방까지 변화무쌍한 스위칭 플레이로 이름을 날린 볼로네즈 모타볼은 이탈리아 세리에 A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특히 볼로냐의 공격을 이끈 사령관 지르크제는 아주 독특하다. 193cm 89kg의 육중한 장신체격임에도 제공권 경합에 강점을 보이지 못했으며 결정력도 평범했다. 실제로 이 부분 때문에 성인 데뷔 클럽이었던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레반도프스키의 백업 자리를 두고 추포모팅과의 경쟁에서 밀려나 팀을 떠나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볼로냐에서 새로 태어났다. 그리고 볼로냐 공격의 핵심으로 불리며 빅클럽들의 주목을 받는다. 지르크제, 너에겐 어떤 value가 있기에 사람들이 너를 찾을까?

 

 

미라클 볼로네즈의 핵, 어떤 연못에 가야 용으로 승천할까? -cboard

 

이름: 조슈아 지르크제
출생일: 2001년 5월 22일
신체조건: 키 193cm / 체중 89kg
소속팀: 볼로냐 FC


2. 겉만 보고 판단하면 곤란해


큰 키와 탄탄한 체구로 인해 그의 경기를 보지 못한 사람들은 그가 올리비에 지루나 마리오 만주키치와 같이 제공권과 포스트플레이를 앞세우는 스트라이커일 것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실제로는 제공권 경합 능력과 결정력에 기복이 심하다는 아쉬운 모습을 보인다. 193cm에 88kg이라는 탄탄한 신체조건에도 불구하고 세리에 A의 다른 공격수들과 비교해 제공권 경합 승률이 29%에 불과하며 슈팅당 기대 득점 전환율 역시 하위권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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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당 기대 득점 전환율  (출처: serieaanalysis.com)



그의 진가는 정통 스트라이커에서가 아닌 펄스 나인 역할을 맡았을 때 나오는데, 연계 능력이 매우 뛰어난 지르크제는 X축의 링크업 패스 능력과 Y축의 골로 이어지는 움직임이 모두 상위권에 있는 소수의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이면서, 여기에 8번 메짤라들에게 득점 찬스를 만들어내는 선택지까지 추가함으로써 상대 수비진에게 다지선다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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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크제의  X축의 링크업 패스 능력과 Y축의 골로 이어지는 움직임.  (출처: serieaanalysis.com)

 

 

게다가 다른 장신 공격수들과는 다르게 상대 페널티 박스에서 뛰어난 드리블 성공을 보여주는데 특히 중앙에서 볼을 잡아 왼쪽 하프 스페이스를 공략해 파이널 서드로 들어오는 드리블 성공률이 매우 높으며 볼 터치 횟수가 1490회로 동 포지션 백분위 97.2를 자랑하고 상대편 박스 내에서의 볼 터치 횟수 역시 148회로 동 포지션 백분위 91.5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볼로냐의 경기에 끼치는 영향력이 대단함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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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크제의 드리블 시도, 성공이 녹색 점이고 실패가 빨간색 점이다.  (출처: serieaanalysis.com)



공격 지원 능력만큼 두드러지진 않았지만 상대에게 공의 소유권을 빼앗긴 상황에서 바로 상대를 적극적으로 압박해 볼을 탈취하는 부분에도 능했는데 무려 101회의 리커버리를 기록하며 리그 내 스트라이커 백분위 97.2를 기록했음은 물론 태클 성공 역시 20회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상대 미드필더와 풀백의 움직임을 추적하여 패스 라인을 차단하고 원활한 빌드업을 방해하는 부분에도 큰 도움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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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기준 지르크제의 리커버리 시도 횟수, 녹색 점이 볼 탈환 성공, 붉은 점이 볼 탈환 실패다. (출처: serieaanalysis.com)



요약하면 정통 스트라이커의 덕목인 제공권 경합과 슈팅력에는 약세를 보이지만 드리블과 패스 센스를 이용해 최전방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펄스 나인 유형의 공격수이고, 신체적으로 제공권 경합에 유리하면 유리했지 불리한 체형은 아니기에 이 부분을 잘 잡아줄 지도자를 만난다면 완전한 육각형으로 성장할 여지도 있는 공격수다.


3. 지르크제에게 최선의 선택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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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teamtalk.com/

 

이토록 볼로냐의 상승세를 이끈 지르크제를 공격수 가뭄으로 고생하는 여러 빅클럽들이 가만히 내버려 둘 확률은 0%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여러 클럽이 노리지만 실제로 움직이는 구단은 AC 밀란, 아스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특히 그에게 큰 관심을 보였다.

 

3-1. 상책, '콘세이상'이 부임한 경우의 AC 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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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원풋볼

 


먼저 AC 밀란은 피올리 감독과의 결별이 확정되었고 30대 후반의 주전 스트라이커 올리비에 지루가 팀을 떠날 것이 유력한데 그 대체자로 FC 포르투의 감독 세르지우 콘세이상이 부임할 가능성이 높다. 콘세이상은 4-4-2 포메이션을 공격적으로 운용하면서 최전방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이 내려와 만들어준 공간을 윙포워드가 침투하는 플레이를 선호하기에 지르크제가 콘세이상의 시스템에서 처진 공격수 역할을 맡으면 적합하다. 아래 그림을 차례대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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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세이상은 4-4-2 시스템을 선호하는데 비슷한 시스템을 선호하는 시메오네와 다르게 매우 공격적으로 운용한다. (출처 breakingthelin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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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세이상 체제 포르투의 빌드업 시작 대형, 만약 콘세이상이 AC 밀란의 지휘봉을 잡는다면 저 딥라잉 포워드 역할은 지르크제가 수행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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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세이상 체제 포르투의 공격 전개 방식. (출처 breakingthelines.com)

 

콘세이상 체제 포르투의 공격 대형을 보면 사이드백이 높은 라인으로 전진해 측면 공격 진영을 장악하고 측면에 있던 좌우 윙어는 중앙으로 좁혀 들어오며 최전방에 있던 두 명의 중앙 공격수들과 합류해 중앙에서 숫적 우위를 점한다. 상술한 대로 이때 원활한 볼 순환을 위해 공격수 중 한 명이 내려와 중원과 최전방의 연계를 돕는 플레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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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세이상 체제 포르투의 실질적인 공격 대형. (출처 breakingthelines.com)

 

 

콘세이상이 AC 밀란의 감독으로 부임한다면 현재 레프트윙에서 주로 활약하지만 피지컬이 우수하고 제공권 경합 성공률이 높은 하파엘 레앙을 중앙으로 배치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를 위해 지르크제 또는 셰슈코의 영입을 원한다. 게다가 이탈리아 언론은 AC 밀란이 지르크제와 개인합의를 완료했다는 기사도 수차례 보도했다. 지르크제 입장에서는 밀란은 한발 더 도약하면서도 리그 적응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됨은 물론 지르크제 개인이 선호하는 플레이스타일에 맞게 최적의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지라고 생각한다. 다만 낮은 확률로 콘세이상이 부임하지 않을 수 있기에 콘세이상 부임이 확정되면 정하는 게 지르크제 입장에서는 상책이다.

 


3-2. 중책,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치열한 주전경쟁이 예고되는 아르테타 체제의 아스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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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기브미스포츠


아르테타가 이끄는 프리미어리그 우승 후보 아스날 역시 지르크제와 링크가 강하게 나고 있다. 아르테타 역시 정통 스트라이커를 활용한 고전적인 공격전술보다는 유기적인 스위칭 전술을 선호한다. 실제로도 최전방에 기용되는 카이 하베르츠는 지르크제와 유사한 히트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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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한 히트맵, 굳이 따지면 지르크제 쪽이 하프스페이스에 가깝지만 하베르츠는 시즌 초기 메찰라에서 뛴 데이터가 포함되어 있다.

 

 

차이점은 온 더 볼 상황에서는 드리블에 약점을 보이는 하베르츠보다는 지르크제가 더 우수한 모습을 보이지만 오프 더 볼 상황에서는 우수한 공간지각 능력으로 한때 제2의 토마스 뮐러라 불렸던 하베르츠가 더 나은 모습을 보인다. 러나 하베르츠는 지르크제의 단점으로 평가받는 공중볼 경합 능력이 우수한데 공중볼 경합 성공이 96회로 프리미어리그 공격수 중 백분위 98.4를 기록했고 경합 성공률도 51%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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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베르츠는 지상볼 경합보다도 공중볼 경합이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할 정도로 공중볼 경합에 능하다.

 

 

만약 지르크제가 아스날로 이적한다면 초창기에는 하베르츠의 서브 역할로 커리어를 시작할 공산이 크다. 다만 아르테타는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만개하는 부분에 능하고 그가 하베르츠와의 주전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그동안 제공권 경합에 소극적이었던 부분을 개선해 적극적으로 제공권 경합 실력을 늘린다면 하베르츠와의 주전 경쟁에서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아스날 이적은 개인의 성장은 보장되지만 하베르츠와의 치열한 주전 경쟁을 피할 수 없기에 다소 도박적인 중책으로 보인다.

 


3-3. 하책, 위기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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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크제 맨유 이적설 (출처 골닷컴)


마지막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도 강하게 연결되는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엔 이미 지난 여름에 입단한 스트라이커 호일룬이 건재하다. 호일룬은 지르크제와 장단점을 다수 공유하는 선수인데 키가 크지만 포스트플레이에는 약세를 보이는 부분이 특히 비슷하다. 다만 2선과의 연계플레이와 볼 컨트롤 부분에서는 지르크제가 우위에 있고 100m를 11초에 주파하는 빠른 스피드로 상대 후방으로 침투하는 부분과 다양한 슈팅 스킬에서는 호일룬이 더 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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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크제와는 사못 다른 아탈란타 시절 호일룬 히트맵 및 스탯 (출처: 스쿼카)

 

 

2선에서 득점력이 장점인 래시포드의 찬스를 만들어주는 부분은 지르크제가 더 적합하지만 브루노 페르난데스나 3선의 에릭센의 롱패스를 빠르게 달려가 마무리하는 부분에서는 호일룬이 능하다. 즉 상대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수비라인을 내리는 상황에서는 지르크제가 유리하고 올리는 상황에서는 호일룬이 유리한데 문제는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중하위권에게 위협스러운 팀이 아니라서 맨유를 상대하는 팀들의 수비라인이 낮은 편이 아니라는 게 지르크제 입장에서는 걸림돌이다. 투톱을 사용할 확률은 제로에 가까운데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힘을 극대화하는 에이스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팀의 반디에리 래시포드를 희생시킬 이유도 없고 무엇보다 지르크제와 호일룬은 제공권 부분에서는 서로 최악이기에 단점을 보완해주지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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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의 라커룸 문제는 연례행사 수준이다. 무리뉴도, 텐 하흐도 맨유의 라커룸을 수습할 수 없었다. (출처: 포포투)

 

 

추가로 현재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감독 에릭 텐 하흐의 거취 여부가 정해지지도 않았고 당연하게도 텐 하흐가 나간다고 해도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수한 감독이 부임할 확률도 낮다. 게다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특유의 나태한 라커룸 분위기는 지르크제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즉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은 지도자의 입지도 불안하고 챔피언스리그 경험 기회도 없으며 특유의 나태한 분위기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기에 급료 문제를 제외하고 개인의 성장이라는 관점에서만 보면 하책이라고 할 수 있다.

 


3-4. 다른 대안과 전망

 

지르크제의 친정팀이자 바이백 발동권이 있는 바이에른 뮌헨은 해리 케인과 마티스 텔의 존재로 인해 그의 영입에 관심이 없는 상황이다. 초기에 관심을 보이던 인테르는 라우타로와 튀랑이라는 걸출한 공격 조합이 있고 포르투에서 타레미가 FA로 합류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에 굳이 지르크제 영입에 거액을 투자할 이유가 없다. 마지막으로 지르크제의 은사 티아고 모타와 강하게 연결되는 유벤투스 역시 현재는 링크가 나고 있지 않지만 잠재적인 행선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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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사 티아고 모타는 지르크제 이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출처: 원풋볼)



결론은 지르크제는 2024-25 시즌에 볼로냐에 남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 볼로냐도 재정의 압박을 받는 클럽이기에 지르크제를 거액의 이적료에 넘길 확률이 높으며 그를 성장시킨 티아고 모타 역시 볼로냐를 떠나 더 큰 클럽의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망했던 선수가 이적 한 번 잘해서 전설적인 선수가 되고 이적 한 번 잘못해서 대중들에게 잊혀버린 존재가 되기도 하는데 부디 현명한 이적으로 제2의 베르캄프로 도약하는 길을 마련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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