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극

희극

다른 표기 언어 comedy , 喜劇

요약 현대적 해석을 따르면 관객에게 즐거움을 안겨주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극.

희극은 비극과 대비되기도 하며 소극(笑劇)이나 벌레스크, 또는 그밖의 해학적 오락물과 대비되기도 한다.

원래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Comedy라는 단어는 다양한 의미 변화를 겪었다.

중세에는 단순히 행복한 결말로 끝나는 이야기를 지칭하는 데 쓰였다. 초서의 이야기 중 몇 편이 희극으로 불리는 이유는 여기에 있으며, 단테가 자신의 작품에 〈신곡 La divina commedia〉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도 이런 의미에서였다. 후에 이 용어는 행복한 결말에 이르는 신비극(mystery plays)에 적용되었다. 오늘날 이 용어는 이상의 의미와 르네상스 학자들이 고대 희극에 적용한 의미를 결합시킨 뜻으로 사용된다.

희극의 역사를 보면 희극이 단순히 웃음의 촉발을 목적으로 하는 극이라는 정의만으로는 제대로 설명될 수 없는 아주 복잡한 형태의 극임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음은 명백히 희극과 관련되는 개념이며, 이런 이유로 인해 양자는 많은 경우 함께 논의되어왔다. 그 대표적인 예로 앙리 베르그송의 〈웃음 Le Rire〉(1900), J. 설리의 〈웃음에 관하여 An Essay on Laughter〉(1902), 조지 메러디스의 〈희극의 개념 The Idea of Comedy〉(1877)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중 특히 메러디스는 희극이란 감성이 아닌 지성에 호소하는 것이며, 사회집단이 희극의 관심 대상이라고 정의한 바 있으나, 일반적으로 그의 정의는 너무 지나치게 협소한 것이라는 이유로 거부되어왔다.

영국 소설가 조지 메러디스
영국 소설가 조지 메러디스

다양한 종류의 희극 작품들을 있는 그대로 살펴보면, 종류상의 차이가 기본적으로 주제에 대한 작가들의 입장 및 의도의 차이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다.

먼저, 목적이 어디에 있건간에 작가의 의도가 조롱하는 데 있다면 '풍자 희극'이 나오게 된다. 또한 조롱의 대상이 사람인 경우, 그 결과는 '성격 희극'으로 나타난다. 한편 사회적 인습에 대해 풍자하거나 사회적 인습 안에서 풍자를 시도하는 경우에는 '풍습 희극'이 유도된다.

그외에 사회의 구조 자체에 대한 관심은 '사회 희극'을 낳게 되며, 인습적인 사고 방식에 대한 풍자는 '사상 희극'을 산출한다. 이상의 경우와 달리, 난관을 뚫고 사랑의 승리라는 행복한 결말에 이르는 이야기를 다룬 희극을 '낭만 희극'이라고 할 수 있다.

낭만 희극 중에도 셰익스피어 작품은 독특한 경지를 이루고 있는데, 그의 작품은 기지보다는 부드러운 해학으로 가득 차 있다. 이른바 '음모 희극'이라고 불리는 희극도 있는데, 음모 희극의 주된 의도는 복잡한 플롯을 통해 인위적으로 짜여진 상황들을 역전시킴으로써 관객에게 흥미와 즐거움을 제공하는 데 있다. 음모 희극의 작가로는 스페인의 로페 데 베가와 티르소 데 몰리나가 특히 유명하다.

작가가 잠재적으로나마 심각한 것이 될 수 있는 문제들을 단지 감상적으로만 처리하고, 결코 비극에서 맛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순수한 감홍에 접근하려고 하지 않을 때, '감상 희극'이 나올 수 있다. 아울러 비극적 요소와 희극적 요소를 결합시킨 '희비극' 역시 희극의 한 종류로 언급될 수 있을 것이다.

20세기에 들어서서 생겨난 희극으로 이른바 '블랙 코미디'과 '부조리극'을 들 수 있는데, 이들 작품은 인간의 실존적 고민을 반영하고 있다. '음악 희극'(musical comedy)에서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희극은 부차적인 것이 되고, 자유분방한 소극(笑劇) 및 호화로운 장면이 주된 특징을 이루는데, 이런 형태의 희극은 19세기 후반 이후 영국에서 줄곧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제까지 언급한 여러 종류의 희극들은 상호 배타적인 것은 아니며, 각 종류의 희극이 갖는 특징 한두 가지가 다른 종류의 희극에 나타나기도 한다.→ 연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