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사상

화엄사상

다른 표기 언어 華嚴思想

요약 대표적인 화엄사상은 중국 화엄종의 교학이다. <화엄경>을 소의경전으로 하는 화엄종의 종파적 기초를 닦은 사람은 두순이고, 집대성한 사람은 현수대사 법장이다. 화엄종의 교판은 오교십종판이다. 오교는 소승교·대승시교·대승종교·돈교·원교 등이다. 십종은 아법구유종·법유아무종·법무거래종·현통가실종·속망진실종·제법단명종·일체개공종·진덕불공종·상상구절종·원명구덕종 등이다. 화엄종의 중심사상은 삼성동이의·연기인문육의법·십현연기무애법·육상원융의이다.
우리나라의 화엄종은 신라의 의상대사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화엄사상의 정수를 담은 <법계도>·<법성계>를 지었다. 고려시대에는 균여·의천·지눌 등이 화엄종을 널리 폈다. 그러나 조선시대에는 억불정책으로 인해 모든 종파가 강제로 선교양종으로 통합되면서 화엄교학도 쇠퇴했다.

대표적인 것으로 중국 화엄종(華嚴宗)의 교학이 있다.

〈화엄경〉을 소의경전(所依經典)으로 하는 화엄종의 종파적 기초를 닦은 사람은 두순(杜順)이고, 교학적 기초를 마련한 사람은 지엄(智儼)이며, 최종적으로 집대성한 사람은 현수대사(賢首大師) 법장(法藏)이다. 화엄종의 교판(敎判)은 오교십종판(五敎十宗判)이다. 오교는 ① 소승교(小乘敎):부파불교, ② 대승시교(大乘始敎):삼론종(三論宗)의 공(空)사상과 법상종(法相宗)의 유식(唯識)사상, ③ 대승종교(大乘終敎):〈대승기신론 大乘起信論〉·〈능가경 楞伽經〉의 교설 및 천태종(天台宗)의 사상, ④ 돈교(頓敎):〈유마경 維摩經〉의 교설, ⑤ 원교(圓敎):〈화엄경〉의 교설 및 그것에 근거한 화엄종의 사상 등이다.

여기에서 원교는 앞의 4교를 모두 포섭하는 동시에 가장 궁극적인 가르침을 담고 있다. 십종은 ① 아법구유종(我法俱有宗):독자부(犢子部)의 사상, ② 법유아무종(法有我無宗):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의 사상, ③ 법무거래종(法無去來宗):대중부(大衆部)의 사상, ④ 현통가실종(現通假實宗):설가부(說假部)의 사상, ⑤ 속망진실종(俗妄眞實宗):설출세부(說出世部)의 사상, ⑥ 제법단명종(諸法但名宗):일설부(一說部)의 사상, ⑦ 일체개공종(一切皆空宗):오교의 대승시교, ⑧ 진덕불공종(眞德不空宗):오교의 대승종교, ⑨ 상상구절종(相想俱絶宗):오교의 돈교, ⑩ 원명구덕종(圓明具德宗):오교의 원교 등이다.

앞의 5종은 모두 오교의 소승교에 속한다. 이 십종판은 법상종에서 세운 팔종판(八宗判)을 포섭하여 개정한 것으로서, 법장이 법상종의 교학을 강하게 의식하면서 자기 종파의 교판적 입장을 확립했음을 보여준다. 교판은 기본적으로 자기 종파의 교리적 우월성을 보여준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법장 또한 이러한 교판을 통해 다른 종파의 교학에 대한 화엄교학의 절대적 우월성을 주장했다.

화엄교학의 강요서라고 할 수 있는 〈화엄오교장 華嚴五敎章〉에 의하면 화엄종의 중심사상은 삼성동이의(三性同異義)·연기인문육의법(緣起因門六義法)·십현연기무애법(十玄緣起無礙法)·육상원융의(六相圓融義)이다.

삼성동이의는 유식학파에서 말하는 삼성에 대하여 편계소집성(遍計所執性)에는 정유(情有)와 이무(理無), 의타기성(依他起性)에는 사유(似有)와 무성(無性), 원성실성(圓成實性)에는 불변(不變)과 수연(隨緣)의 2가지 의미를 세워 삼성이 동일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서로 다르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연기인문육의법은 불교의 핵심적인 가르침인 연기를 인(因)의 측면에서 파악한 것이다.

육의는 공유력부대연(空有力不待緣)·공유력대연(空有力待緣)·공무력대연(空無力待緣)·유유력부대연(有有力不待緣)·유유력대연(有有力待緣)·유무력대연(有無力待緣)을 말한다.

십현연기무애법은 현상계의 모든 존재가 진실 그대로 드러남이며, 서로 끝없이 연관되어 있다고 하는 법계연기(法界緣起)를 10가지 서로 다른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밝힌 것이다. 십현문은 동시구족상응문(同時具足相應門)·일다상용부동문(一多相容不同門)·제법상즉자재문(諸法相卽自在門)·인다라망경계문(因陀羅網境界門)·미세상용안립문(微細相容安立門)·비밀은현구성문(秘密隱顯俱成門)·제장순잡구덕문(諸藏純雜具德門)·십세격법이성문(十世隔法異成門)·유심회전선성문(唯心廻轉善成門)·탁사현법생해문(託事顯法生解門)을 말한다.

그런데 〈탐현기 探玄記〉에서는 유심회전선성문이 탈락하고 대신 광협자재무애문(廣狹自在無礙門)이 들어가 있다. 이것은 법장이 후기에 들어 여래장연기설의 입장을 완전히 떠났음을 시사해준다.

육상원융의는 현상적 존재의 연기성을 총별(總別)·동이(同異)·성괴(成壞)의 관점으로 설명한 것이다. 법장은 서까래와 집의 비유로 이것을 설명하고 있다. 전체로서의 집은 총상이며, 서까래 등의 각 부분은 별상이다.

서까래 등이 서로 협력하여 집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동상이며, 그것들이 서로 다른 것은 이상이다. 서로 다른 서까래 등으로 집이 이루어지는 것은 성상이며, 이들이 각각 자신의 모습을 지키고 있는 것은 괴상이다. 마지막으로 이상의 연기사상과 연관되어 있는 성기(性起)사상이 있다. 그것은 이 현상계 그대로를 참된 성품의 드러남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현상계 밖에 따로 진리의 세계나 실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것은 있는 그대로의 현상계를 절대적으로 긍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화엄종은 신라의 의상대사(義湘大師)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당나라에 가서 법장과 함께 지엄 밑에서 화엄교학을 공부했고, 귀국 후 화엄교학을 체계적으로 널리 펴서 우리나라 화엄종의 초조가 되었다. 그는 화엄사상의 정수를 담은 〈법계도 法界圖〉·〈법성게 法性偈〉를 지었으며, 사(事)뿐만 아니라 이(理)에도 차별성을 부여하는 이이무애법계(理理無礙法界)라는 독창적인 법계이론을 펴기도 했다.

의상 이후로 화엄종의 전통은 면면이 이어졌으며, 고려시대에는 균여(均如)·의천(義天) 등이 화엄종을 널리 폈다.

또한 고려 중기의 선승 지눌(知訥)은 화엄사상을 연구하여 선수행의 이론적 기초를 발견했으며, 이에 근거하여 선종과 교학을 함께 닦는 정혜쌍수(定慧雙修)를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선시대에 들어와 억불정책으로 인하여 모든 종파가 그 교학과 관계없이 강제로 선교양종(禪敎兩宗)으로 통합되면서 화엄교학도 쇠퇴했다. 그러나 유정(惟政:사명대사)이나 성총(性聰)·상언(尙彦)·유일(有一) 등의 승려가 꾸준히 화엄학을 연구하여 명맥을 이었으며, 염불 참선과 함께 우리나라 불교의 한 특질을 형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