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스탄과 이졸데

트리스탄과 이졸데

다른 표기 언어 Tristan and Isolde

요약 고대 픽트족의 한 왕의 이야기에서 따온 것이다. 원래 시의 주요내용을 추정해보면 다음과 같다.
젊은 청년 트리스탄은 이졸데 공주의 도움을 얻어 그의 아저씨이자 콘월의 왕을 도와 거대한 용을 퇴치하고 돌아오던 중에 사랑의 묘약을 마셔 불후의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 사랑은 모든 고난을 이겨내지만 그들의 충성심만은 변치 않는다는 이야기다.
19세기에 들어와 옛 시들을 발굴하면서 전설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났다.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폰 슈트라스부르크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다.

트리스탄과 이졸데(Tristan and Isolde)
트리스탄과 이졸데(Tristan and Isolde)

이 켈트족의 전설은 실제로 고대 픽트족(브리튼 섬 북부에 살았던 고대인)의 한 왕의 이야기에서 따온 것이다.

현재 남아 있는 여러 가지 유사한 전설들을 파생시킨 원래의 시는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그것이 어떤 내용이었는지는 현재 남아 있는 초기 이본들을 서로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원래 시의 주요내용을 추정해보면 다음과 같다.

젊은 청년 트리스탄은 이졸데 공주의 도움을 얻어 그의 아저씨이자 콘월의 왕인 마크를 도울 목적으로 아일랜드로 모험을 떠난다. 아일랜드에 도착한 그는 그 나라를 괴롭히고 있던 거대한 용을 퇴치함으로써 임무를 성공리에 완수한다. 집으로 돌아오던 중에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불운하게도 이졸데의 어머니가 자기 딸과 마크 왕을 위해 준비해놓은 사랑의 묘약을 마시고 만다.

그렇게 해서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불후의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 사랑은 모든 위험에도 굴하지 않고 고난을 이겨내지만 왕에 대한 그들의 충성심만은 변치 않는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대부분 서로 대응되는 2개의 기본 줄거리로 구성되어 있다. 마크 왕과 신하들은 두 연인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하지만 두 연인은 그들을 잡으려고 꾸며놓은 함정을 빠져나온다. 그러나 결국 마크 왕은 그들의 유죄를 입증하는 증거를 찾아내어 벌을 내린다.

화형장으로 가던 트리스탄은 절벽에 있는 예배당에서 기적적으로 탈출해 마크 왕이 나병 환자들의 무리 속에 집어넣어버린 이졸데를 구해낸다. 두 연인들은 모뢰아 숲으로 달아나 거기서 지내던 어느날 마크 왕은 이들이 칼을 칼집에서 빼내어 두 사람 사이에 놓은 채 잠들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후 곧 두 연인은 마크 왕과 화해를 하고 트리스탄은 이졸데를 마크 왕에게 돌려주고는 나라를 떠난다. 브르타뉴에 도착한 트리스탄은 '이졸데와 이름이 같고 아름답다는 이유로' 브르타뉴 왕의 딸인 '흰 손의 이졸데'와 결혼을 한다.

그러나 그는 단지 이졸데와 이름이 같다는 점에서만 그녀를 자기 아내로 여길 뿐이었다. 독이 묻은 무기에 부상을 당한 트리스탄은 원래의 이졸데에게 전갈을 보내 그녀만이 자기를 치료해줄 수 있으며 만약 자기를 치료하러올 생각이라면 타고 오는 배에 흰 돛을 달고 그렇지 않으면 검은 돛을 달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비밀을 알아챈 질투심 많은 트리스탄의 아내는 옛 애인을 도울 생각으로 서둘러 오는 이졸데의 배를 보면서 트리스탄에게 배가 검은 돛을 달았다고 거짓말을 한다. 트리스탄은 얼굴을 벽을 향해 돌린 채 죽고, 너무 늦게 도착해서 연인의 목숨을 구하지 못한 이졸데도 마지막으로 트리스탄을 껴안고 죽고 만다.

이들이 죽고 나자 기적이 일어난다. 두 그루의 나무가 그들의 무덤으로부터 솟아나와 서로 가지를 뻗쳐 얽히더니 다시는 풀리지 않게 되었다.

원래의 시는 지금 남아 있지 않지만 아마도 거칠고 심지어는 우스꽝스럽기까지 한 등장인물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로 이루어진 잔인하고 살벌한 작품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12세기말에 나온 2편의 개작본에는 원본의 야만성이 일부나마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러나 1170년경 영국 헨리 2세의 궁정에 드나들었던 것으로 보이는 노르만 출신의 영국 시인인 토머스는 원본의 거친 내용을 상당히 완화시켜 개작을 했고, 이것을 고트프리트 폰 슈트라스부르크가 독일어로 옮긴 감미로운 내용의 번안 작품은 중세 독일시의 보석으로까지 여겨지게 되었다(〈트리스탄과 이졸데〉). 12세기말에는 트리스탄이 마크 왕의 궁정으로 비밀리에 이졸데를 방문하는 사건을 노래한 짤막한 시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 개작본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트리스탄이 광대로 변장하는 〈미친 트리스탄 Folie Tristan〉과 트리스탄이 음유시인으로 등장하는 〈노래하는 트리스탄 Luite Tristan〉 등 두 작품이다. 13세기에 산문으로 된 아서 왕의 전설에 관한 책들이 큰 인기를 누림에 따라 트리스탄의 이야기도 방대한 산문 로망스로 등장하게 되었다. 여기서 트리스탄은 가장 고상한 품격을 지닌 기사로 묘사되고, 마크 왕은 비열한 불한당으로 등장하며, 전체 내용은 아서 왕의 전설에 접목되어 트리스탄과 아서 왕의 기사인 랑슬로 경이 서로 경쟁관계에 놓이게 된다.

전형적인 기사들의 모험담을 셀 수도 없이 잔뜩 늘어놓고 있는 이 개정본은 중세 말기에 이르러 프랑스어로 씌어진 다른 이본들을 모두 다 제치고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15세기말에 토머스 맬러리 경도 아서 왕의 전설을 바로 이 개정본을 통해서 접했고 자신의 작품인 〈아서의 죽음 Le Morte D'Arthur〉의 일부로 차용했다.

영어로 씌어진 인기 있는 로맨스로는 1300년경의 것으로 추정되는 〈트리스트렘 경 Sir Tristrem〉인데, 이것은 일상어로 씌어진 최초의 시 중 하나이다.

19세기에 들어와 옛 시들을 발굴하면서 전설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났다. 작품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앨프레드 로드 테니슨, 앨저넌 스윈번, 매슈 아널드 등이 트리스탄을 주제로 하여 영어로 시를 쓴 작가들이었다.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Tristan und Isolde〉(1865 초연)는 독일의 시인 고트프리트 폰 슈트라스부르크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