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벨룽겐의 노래

니벨룽겐의 노래

다른 표기 언어 Nibelungenlied

요약 작자 미상의 민중서사시로 13세기 3개의 주요사본에 실려 있다. 뮌헨에 있는 A사본, 생갈에 있는 B사본, 도나우에슁겐에 있는 C사본 가운데 오늘날 학자들은 B사본이 가장 믿을 만하다고 본다.
초기 중세 고지 독일어 제목은 <니벨룽의 고난>이며, 14세기의 한 초기 사본에는 제목이 <크림힐트의 책>으로 나와 있다. 작품은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뉘어 있고, 아주 오래된 몇 가지 설화가 들어있다. 격정을 드러내고 복수와 명예를 철저히 강조하는 내용들은 튜튼족의 대이동 시기의 영웅설화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독일 예술사에서 이 서사시보다 이바지한 작품이 없을 정도로 이 작품을 변형하거나 번안한 작품이 많이 나왔다. 그 가운데 프리드리히 헵벨이 쓴 희곡 <니벨룽겐 사람들>(1862)과 리하르트 바그너가 작곡한 연작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1853~74)가 유명하다.

니벨룽겐의 노래(Nibelungenlied)
니벨룽겐의 노래(Nibelungenlied)

이 작품은 13세기 3개의 주요사본에 실려 있다.

뮌헨에 있는 A사본, 생갈에 있는 B사본, 도나우에슁겐에 있는 C사본 가운데 오늘날 학자들은 B사본이 가장 믿을 만하다고 본다. 초기 중세 고지 독일어 제목은 〈니벨룽의 고난 Der Nibelunge Not〉으로, 이 시의 마지막 줄에서 따온 것이다. 14세기의 한 초기 사본에는 제목이 〈크림힐트의 책〉으로 나와 있다.

이 이야기는 오랜 세월에 걸쳐 전해내려왔기 때문에 서로 엇갈리는 내용도 많다.

예컨대 '니벨룽'이라는 말 자체가 난점을 안고 있다. 작품의 전반부에서 니벨룽은 지크프리트의 나라와 백성 및 보물을 가리키지만, 후반부에서는 부르군트족(族)의 또다른 이름으로 쓰인다. 작품의 내용은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뉜다. 처음에는 보름스 지방 부르군트족의 왕녀 크림힐트와 라인 강 하류지방의 지크프리트 왕자가 각기 등장하는 2개의 장(章)이 나온다.

지크프리트는 부모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크림힐트에게 구혼하기로 결심한다.

그가 보름스에 이르렀을 때, 크림힐트의 오빠인 군터 왕의 신하 하겐이 그를 알아보고 보물을 손에 넣은 일을 비롯하여 지난달 지크프리트의 영웅적인 활약상을 이야기한다. 보름스에서 데인족과 색슨족이 선전 포고를 해오자, 지크프리트는 부르군트 군대를 이끌고, 전투에서 눈부신 활약을 한다.

전투에서 돌아온 지크프리트는 처음으로 크림힐트를 만나게 되고, 궁정에 머무는 동안 둘 사이에 사랑이 싹튼다.

이 시점에서 이야기에 새로운 요소가 도입된다. 뛰어난 힘을 지닌 미모의 여왕이 있는데, 그녀의 무예에 대적하는 남자만이 여왕을 얻을 수 있다는 소식이 왕궁에 들려온다. 군터 왕은 이 여왕, 즉 브룬힐트에게 구혼하기로 마음먹고 지크프리트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자신의 뜻대로 되면 그에게 누이동생인 크림힐트를 주겠다고 약속한다.

지크프리트는 브룬힐트의 왕국으로 원정대를 이끌고 가서 군터의 신하 행세를 한다. 곧 시작된 시합에서 군터는 눈에 보이지 않는 외투를 입은 지크프리트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서 한다. 시합에서 지자 브룬힐트는 군터를 남편으로 맞는다. 그리고 약속대로 지크프리트와 크림힐트는 결혼하게 되지만 브룬힐트는 여전히 의혹을 가지며 만족하지 못한다. 곧 두 여인은 말다툼을 하게 되고, 브룬힐트가 신하와 결혼한 크림힐트를 비웃자, 크림힐트는 브룬힐트가 지크프리트와 군터에게 속았음을 폭로하게 된다.

이때 하겐이 브룬힐트 편에 서서 복수를 꾀하면서 주요인물로 부각된다.

크림힐트의 신임을 얻은 그는 지크프리트의 몸 가운데 단 한 군데만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어 그곳에 치명상을 입혀 지크프리트를 죽게 만든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동안 브룬힐트는 거의 이야기에 등장하지 않으며, 지크프리트의 죽음은 브룬힐트의 앙갚음이라기보다는 지크프리트의 힘이 점점 세지는 것을 경계한 하겐이 그를 처치해버린 것으로 보인다.

지크프리트의 장례는 성대하게 치러지고, 슬픔에 잠긴 크림힐트는 보름스에 계속 머물기는 하지만 오랫동안 군터, 하겐과 사이가 멀어진 채 지내게 된다.

그러다가 그들은 보름스로 옮겨온 지크프리트의 보물을 처분하기 위해 화해한다. 크림힐트는 지크프리트의 보물을 모두 나누어주기 시작하지만 크림힐트의 영향력이 커질 것을 두려워한 하겐이 보물을 라인 강에 빠뜨려버린다.

작품의 후반부는 훨씬 단순하게 짜여 있으며, 하겐과 크림힐트의 다툼 및 부르군트족에 대한 크림힐트의 복수를 주로 다루고 있다. 훈족의 왕 에첼(아틸라)이 크림힐트에게 구혼하자, 크림힐트는 복수를 위해 이를 받아들인다.

여러 해가 지난 뒤, 크림힐트는 에첼에게 부탁하여 자기 오빠들과 하겐을 궁정으로 초대한다. 하겐은 수상쩍어 하지만 모두 초대를 받아들여 에첼의 궁에 오게 되고, 결국 한 사람도 남김없이 모두 살해당한다. 크림힐트는 군터를 죽이도록 명령하고, 끝까지 보물있는 곳을 밝히지 않은, 묶여서 꼼짝 못하는 하겐을 지크프리트의 칼로 죽인다. 그러자 크림힐트가 저지른 잔혹함에 분개한 힐데브란트라는 기사가 크림힐트를 죽이게 된다.

이 작품에는 아주 오래된 몇 가지 설화가 들어 있다.

브룬힐트의 이야기는 고대 노르웨이 문학에도 나타난다. 짧게 언급된 지크프리트의 영웅적 업적들은 몇몇 고대 설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중 상당수는 스칸디나비아의 〈시 에다 Poetic Edda〉·〈뵐숭가 영웅담 Völsunga Saga〉·〈티드리크스 사가 Thidriks Saga〉에 들어 있는데, 지크프리트는 여기서 지구르트라 불린다. 부르군트족의 멸망을 다룬 후반부 전체는 더 오래된 에다의 시 〈아틀리의 노래 Atlakvida〉에 나온다.

그렇지만 〈니벨룽겐의 노래〉는 각각의 이야기를 단순히 모아놓았다기보다는 전체적인 완성물 속에 통합된 느낌이 든다.

이 시의 후반부야말로 〈크림힐트의 책〉이라는 제목에 꼭 맞다. 부르군트족(니벨룽겐)을 멸망시키는 것이 크림힐트의 목적이다. 전반부에서 절정을 이룬 남편 지크프리트의 죽음은 크림힐트가 복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준다. 더욱이 크림힐트는 후반부에 등장하는 첫번째 인물이며, 그녀가 죽음으로써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그리고 이야기 전체에 걸쳐 하겐이 관심의 초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렇듯 크림힐트를 중심으로 하여 그녀와 하겐의 적의를 집중적으로 다룬 것은 크림힐트의 복수라는 주제를 강조하고자 하는 작자의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영웅 서사시가 씌어진 것은 중세 독일 문학에서 적절하고 잘 다듬어진 교양과 몸가짐이라는 '궁정' 덕목이 강조되던 때였다. 격정을 드러내고 복수와 명예를 철저히 강조하는 내용의 〈니벨룽겐의 노래〉는 이 시기와 대조적으로 이전 시대를 반영하는 바, 튜튼족의 대이동 시기의 영웅설화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이 시의 바탕이 되는 주제도 그때로 거슬러올라가는데, 부르군트족의 멸망을 다룬 이야기는 437년 훈족이 보름스의 부르군트 왕국을 멸망시킨 것에서 소재를 얻고, 브룬힐트와 지크프리트의 이야기는 600년경 프랑스 왕국 메로빙거 왕조의 역사에 나오는 사건에서 소재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설화 본래의 영웅적 성격이 많이 남아 있는데, 특히 하겐을 엄격하게 군터 왕의 명예를 지키는 사람으로 그린 데서 잘 나타난다.

아마 이 서사시보다 더 독일 예술에 이바지한 문학작품도 없을 것이다.

이 작품을 변형하거나 번안한 작품이 많이 나왔는데, 그 가운데 프리드리히 헵벨이 쓴 희곡 〈니벨룽겐 사람들 Die Nibelungen〉(1862)과 리하르트 바그너가 작곡한 연작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 Der Ring des Nibelungen〉(1853~74)가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