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리과

병리과

[ department of pathology ]

정의

병리과는 의학의 한 전문 분야이며 병리의사는 임상의사의 진료에 있어 필수적인 조직 검사 및 세포 검사 진단을 내린다. 병원 병리는 환자로부터 채취된 조직 또는 세포 검체를 대상으로 하여 정확한 최종 진단을 내리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다. 조직 채취는 생검이나 수술로 얻으며, 환자의 조직 및 조직액 속의 세포를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진단한다. 아울러 환자의 진단이 암인 경우 병기를 결정하여, 임상의사가 치료 방침을 결정하거나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한다.

진료질병

각종 암 및 양성 종양, 감염, 염증, 퇴행성 병변

조직학적 및 세포학적 진단이 요구되는 각종 암 및 양성 종양, 감염, 염증, 퇴행성 병변 등의 거의 모든 질병을 다룬다. 병리과에서 진단하는 대상 질병은 셀 수 없이 매우 다양하지만 그 중 중요 질환만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 각종 암: 폐암, 간암, 식도암, 위장암, 대장암, 췌장암, 신장암, 유방암, 남녀 비뇨생식기암, 여성생식기암, 뇌암, 골연부조직육종, 림프종, 피부암, 전이암 등
- 염증성 병변: 위염(H. pylori 위염), 대장염, 간염, 폐렴, 결핵, 농양, 진균감염, 바이러스감염 등
- 자가면역질환: 루프스, 피부 경화증, 신장염, 다발 근육염, 피부 근육염 등
- 선천 기형 및 선천질환: 선천성 근육병, 모든 장기의 기형
- 근육/말초신경질환: 근육 퇴행 위축, 각종 근육병, 운동 신경 병증, 말초신경 장애
- 부검: 태아, 신생아를 포함하여 성인에 이르기 까지 각종 질병으로 사망한 경우 부검을 하여 사인을 밝힘.

하위진료과

외과병리, 세포병리, 면역병리 등으로 하위진료 분류

과로 명칭하지는 않고 있으나 외과병리, 세포병리, 면역병리, 분자병리, 부검, 수술 중 동결절편진단으로 하위 진료가 나뉘어져 있다.

주요검사

외과 병리 검사, 세포 병리 검사, 면역 병리 검사, 분자 병리 검사, 전자현미경 검사, 부검

1. 외과 병리 검사
외과 병리 검사라 함은 수술 및 생검 등, 외과적 시술을 통해 환자로부터 채취한 병변 부위의 조직을 현미경을 통해 미세구조를 관찰함으로써 병변에 대한 확정적 진단을 내리는 것이다. 외과병리에 속하는 검사는 비교적 작은 조직을 떼어서 진단하는 생검조직 검사, 수술 중 수술하는 부위가 암인지 다른 질환인지 알려주는 동결절편 검사, 수술에 의해 제거된 비교적 큰 조직에 대한 조직 검사가 있다.

1) 생검 조직 검사
생검 조직 검사는 병변 부위의 가장 대표적인 부위를 조금 채취한 후 병리학적으로 검사하여 진단하는 검사이다. 예를 들어 소화불량이나 정기적 검진으로 병원을 찾아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환자의 경우 내과의사는 내시경을 통해 환자의 위를 직접 관찰하고 비정상적인 형태가 관찰되면 그 부분의 조직을 소량(보통 3제곱밀리미터 내의 작은 조직이나 병변에 따라 매우 클 수 있음) 채취하여 조직 검사를 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생검이라 하며, 생검된 조직은 병리과로 보내져 외과병리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병리과에서는 생검 조직을 적절히 처리한 후, 2~4㎛으로 얇게 잘라 유리슬라이드에 붙인 후 염색하고 현미경으로 병변 부위의 형태학적 특징을 관찰한다. 이를 통해 병리의사는 병변 부위가 위암인지 혹은 위염인지 아니면 다른 질환인지를 판단하여 환자의 위에 대한 최종 진단을 내리게 된다.

2) 동결절편 검사
생검 검체에 대한 외과병리 검사를 통해 환자가 위암으로 진단되었다면 환자는 위절제술을 시행 받게 된다. 이때 수술장에서 수술을 하는 도중 종양이 있는 부분을 전부 제거했는지를 빠르고 간편하게 확인하는 방법이 동결절편 검사이다. 수술로 암조직을 떼어낸 후 암조직이 완전히 절제되었는지 아니면 남아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잘라낸 조직의 가장자리 일부를 수술장 내에 있는 동결절편 검사실로 보내게 된다. 이 조직을 급속 냉동 시킨 후 바로 얇게 잘라 유리슬라이드에 붙이고 염색을 한 후 현미경으로 관찰한다.

이 조직에서 암세포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절연면에 암조직이 없다는 뜻으로 암조직이 완전히 제거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임파선 전이나 원격 전이의 여부는 의심되는 부위를 생검하여 다시 동결절편 검사를 하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수술 중에 병리 검사를 받으려면 시간, 환자의 상태 등의 여건이 알맞아야 하므로 실제 수행되는 것은 제한적이다.

3) 수술 조직에 대한 병리검사
수술이 끝난 후 환자로부터 떼어낸 모든 조직은 병리과로 보내어져 병리 검사를 받게 된다. 병리과에서는 조직의 병변 부위를 육안으로 잘 관찰하여 기록으로 남기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사진으로 남기며 그 중 대표적인 부위를 선택하여 유리슬라이드 위에 관찰할 수 있도록 제작된다. 그 후 병리 의사는 제작된 유리 슬라이드 위의 조직 및 세포를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정확한 진단명을 붙이고 병변이 어디까지 퍼져 있는지, 수술을 통해 암이 완전히 제거되었는지, 임파선에 암이 전이 되었는지 등을 꼼꼼하게 확인한다.

따라서 병리 진단에는 환자가 앓는 질병명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가 들어 있다. 이러한 진단은 보통 대학병원의 경우, 소화기, 간-담도계, 비뇨기, 부인과, 골-연부조직, 피부, 호흡기, 두경부, 신경계, 혈액종양, 신장 등 세부 전공을 하는 병리전문의에 의해 자세히 관찰되고 보고서 양식으로 임상의사에게 보고된다. 예를 들어 신경계 질환이나 신경계 종양이 있는 환자의 경우 신경병리를 전문으로 하는 병리전문의에 의해 병리 진단이 내려지게 된다.

이와 같은 세부 병리 전공의 제도는 병리의사로 하여금 보다 전문적인 분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며, 전문적인 진단이 보다 정확하고 신속하게 이루어지게 한다.

2. 세포 병리 검사
세포 병리 검사는 환자로부터 자연스럽게 배출되는 세포나, 혹은 환자에게 고통이 아주 작은 간단한 방법으로 채취할 수 있는 세포들을 모아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암세포가 있는지, 감염이나 염증의 증거가 있는지 또는 어떤 특별한 질환의 특징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검사이다. 예를 들어 여성의 자궁암 검사가 대표적인 세포병리 검사이다. 산부인과에서는 환자로부터 자궁경부에서 손쉽게 자궁경부 세포의 일부를 채취하여 병리과로 보낸다. 병리과에서는 보내진 자궁경부 세포를 유리슬라이드에 도말한 후(얇게 펼쳐 붙힘) 핵과 세포질을 잘 볼 수 있는 염색을 시행하고 현미경으로 암세포가 있는지 관찰하여 자궁경부암 유무를 진단한다.

또 다른 예로 가래가 나오는 호흡기 질환 환자의 경우 가래에 포함된 각종 세포를 현미경으로 관찰함으로써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폐암 여부를 진단한다. 이와 같이 병리과 세포 병리 검사는 객담, 자궁도말 검체 등의 탈락세포 및 세침 흡인 검체에 대한 진단을 수행하고 있다.

3. 면역 병리 검사
기본적으로 병리 진단은 환자로부터 얻은 조직 또는 세포의 형태를 현미경을 통해 관찰함으로써 이루어진다. 그러나 여러 종양에서 형태학적인 소견 하나만으로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려울 때가 있다. 왜냐하면 하나의 질병이 다양한 형태학적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여러 다른 질환이 비슷한 형태학적 특징을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하여 여러 가지 면역병리검사들이 추가로 시행되며, 어떤 질환의 경우 반드시 면역조직 화학 검사로 확인된 경우에만 진단할 수 있다.

면역 병리 검사는 환자의 생검 혹은 수술 조직을 대상으로 각 종양의 단백질 발현 양상을 분석하는 것이다. 면역 병리 검사를 통하여 환자의 종양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며 또한 향후 치료 방향 결정과 환자의 예후를 추정할 수 있는 표지자이기도 하여 이 검사를 통해 보다 많은 정보를 얻게 된다. 흔히 사용되는 면역 병리 검사의 종류와 적응증은 다음과 같다.

1) 미분화 종양의 감별 진단
세포(또는 조직)는 종양이 되면 원래의 모습을 잃어버려 형태학적 소견만으로는 어디서 기원한 세포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세포 또는 종양을 미분화 되었다고 부른다. 암종(carcinoma), 육종(sarcoma), 림프종(lymphoma), 흑색종(melanoma) 등 거의 모든 종류의 종양이 미분화된 형태를 보일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앞에서 설명한 면역병리검사를 통한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쓰이는 항체는 사이토케라틴, 바이멘틴, CD45, S-100단백 등인데, 사이토케라틴은 상피세포에서, 바이멘틴은 중간엽세포에서, CD45는 임파구 및 백혈구에서, S-100단백은 신경융기(neural crest) 기원세포에서 발현되는 대표적인 단백질이다. 이러한 항체들로 염색하여 항체의 발현 여부를 보고 암종인지 육종인지 등등을 구별할 수 있고, 최근에는 분자 병리 기법을 동원하여 DNA 차원의 변화를 관찰하여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한 가지만으로 진단되는 것이 아니며 형태학적 특징, 전자현미경적 특징, 면역 검사, 분자 검사 등을 종합하여 병리학적 진단이 내려진다.

2) 전이성 종양의 기원 장기 추정
종양이 여러 장기에서 동시에 발견된다면 제일 처음 어느 장기에서 기원한 암인지 알기 어렵다. 특히 폐나 위와 같이 상피세포 기원의 암종은 원발 장기가 달라도 비슷한 형태를 띠므로 기본적인 조직 검사만으로는 기원 장기를 추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치료를 위해 의사는 암이 어느 장기, 또는 어느 세포 기원인지를 확실히 알아야 그에 맞는 항암제를 선택하므로 이를 찾기 위해 각종 검사를 시행한다. 이때 면역병리검사를 하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TTF-1이라는 단백질은 폐세포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되므로, TTF-1에 대한 항체로 면역 병리 검사를 하여 양성이면 환자의 종양이 폐에서 기원한 암임을 알 수 있다.

3) 림프종과 백혈병의 진단
림프종과 백혈병은 B 림프구, T 림프구 또는 다른 혈액 세포에서 기원하는 암이다. 림프구들은 모두 작고 둥근 모양을 하고 있어서 숙련된 병리의사가 보아도 형태학적 소견만으로는 어떤 종류의 림프종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따라서 림프종의 감별 진단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항체를 사용한 면역 병리 검사가 필수적이고 이에 더해 분자병리 기법을 이용한 특수 검사로 확진할 수 있다.

4) 치료 방침 결정과 예후 추정
치료 방침 결정과 예후 추정을 위한 면역병리검사는 특히 최근에 급격히 발달하고 있는 분야이다. 최근 많은 항암제들이 암에서 발현되는 특정한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여 개발되고 있는데, 유방암 환자의 치료제 중에서 항에스트로겐 제제는 암세포가 에스트로겐 수용체(receptor)를 발현하고 있는 경우에만 효과가 있으므로, 치료에 앞서 유방암 조직에서 면역병리검사를 통해 에스트로겐 발현 유무를 평가한다. 또 유방암 환자의 일부는 HER2라는 유전자가 증폭되어 HER2 단백질이 과발현되어 있는데, 이 환자들은 예후가 좋지 않지만, 허셉틴이라는 HER2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에 효과가 좋다. 그러나 HER2 단백질이 과발현되어 있지 않은 유방암 환자들은 고가의 허셉틴으로 치료를 해도 효과가 없다. 따라서 이러한 표적이 환자의 조직에서 나타나는지를 판단하는 검사도 병리 검사이다.

4. 분자 병리 검사
면역 병리 검사가 환자로부터 채취한 조직 또는 세포가 가지고 있는 단백질의 발현 양상을 분석하는 반면, 분자 병리 검사는 DNA 또는 RNA 등 핵산을 추출하여 유전자의 변화를 직접 분석하는 검사이다. 세포는 다양한 유전자의 변화에 의해 암세포가 되는데, 이때 나타나는 유전자의 변화는 크게 증폭, 결손, 전위, 돌연변이 등이 있다. 유전자의 분석을 위해서도 환자로부터 얻은 조직에서 암이 있는 부위만을 선택하여 핵산(DNA)을 추출하여 분자 병리 검사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조직학적 및 세포학적 소견과 비교하여 분석하여야 하므로 분자 병리 검사의 시행과 판독에도 병리학적 지식을 이용한 병리의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대학병원 병리과에서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종류의 최신의 분자 병리 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보다 정확한 병리 진단을 내리고 있다.

1) 중합효소연쇄반응 검사(polymerase chain reaction, PCR)
중합효소연쇄반응(PCR)은 미량의 핵산(DNA)을 증폭시키는 방법으로 분자 병리 검사의 기본이 되는 기술이다. 민감도가 매우 높아 소량의 핵산에 대한 분석이 가능하므로 결핵균 같은 감염성 균의 존재 여부를 검사하는 데에도 널리 사용된다. 중합효소연쇄반응을 이용하여 흔히 시행하는 분자 병리 검사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결핵균/비결핵성마이코박테리움, 바이러스 등 감염성 질환의 진단
균에 감염된 환자의 검체에서는 균이 갖고 있는 특징적인 핵산 부분이 증폭되어 나타난다. 이 검사법은 민감도가 매우 높아 갈수록 검사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 B 림프구 및 T 림프구 수용체 재배열 검사
종양성 병변의 경우에는 한 개의 세포가 종양으로 증식한 것이므로 수용체 재배열 검사 시 한 개의 분명한 띠(band)가 관찰되나, 염증성 병변인 경우 여러 종류의 세포가 침윤해 있으므로 여러 개의 띠로 나타난다.
- MGMT 유전자 메틸화 검사
아교모세포종에서 MGMT 유전자가 메틸화되어 있으면 알킬화 항암 제제에 치료 효과가 좋으나, 메틸화되어 있지 않으면 이들 약제로 치료해도 효과가 좋지 않으므로 항암제의 선택을 위해 필수적인 검사이다.
- 역전사 중합효소연쇄반응을 통한 유전자 전위 검사
두 개의 유전자가 전위(위치가 바뀜)가 진단에 중요한 증거가 되는 암이 있다. 진단에 결정적일 뿐만 아니라 환자의 예후 및 치료 방침의 결정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자의 전위는 역전사 중합효소연쇄반응뿐만 아니라 아래에 기술된 형광동소교잡반응 검사를 통해서도 진단할 수 있다.
- 유전자 전위(림프종 및 육종)의 예
* C-MYC: 악성 림프종 중 버킷 림프종의 확진을 위해 시행한다.
* MALT1: 위의 림프종이 헬리코박터 치료에 대해 반응할 것인지를 예측하기 위해 시행한다.
* CCND1(cyclinD1): 외투세포 림프종의 진단에 이용한다.
* ALK: 역형성대세포 림프종 환자의 진단 및 예후 예측에 이용한다.
* BCL2: 여포성 림프종의 진단을 위해 BCL2 유전자의 전위를 검사한다.
* SYT: 악성 육종 중 활막 육종의 진단에 도움이 된다.
* EWS: 유잉육종, 투명세포육종 등 육종의 정확한 감별 진단을 위해 EWS 유전자의 전위를 확인한다.

2) 형광동소교잡반응 검사(fluorescence in situ hybridization, FISH)
형광동소교잡반응 검사(FISH 검사)는 검사하고자 하는 유전자에 상보적인 DNA를 환자로부터 얻은 조직 또는 세포에 직접 결합시켜 암세포에서 그 유전자의 증폭, 결손 또는 전위가 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이다. 각각에 대한 주요 예와 검사의 의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유전자 증폭(amplification): 유방암에서 HER2
유방암 환자에서 고가의 허셉틴을 치료제로 사용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수술 또는 생검 조직을 대상으로 한 HER2 FISH 검사가 꼭 필요하다. 그 외에 신경아세포종에서 N-MYC 유전자의 증폭, 비소세포성폐암에서 EGFR 유전자의 증폭을 관찰하는 FISH 검사가 예후 및 치료 방침 결정을 위해 시행되고 있다.
- 유전자 결손(deletion)
희돌기교세포종과 다른 뇌종양의 감별 진단 및 치료 반응 예측을 위해서 수술 또는 생검 조직을 대상으로 한 염색체 1p와 19q FISH 검사가 필요하다.

3) 염기서열분석 검사(sequencing) 또는 돌연변이 검사(mutation)
DNA는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기본 골격으로 A, T, G, C 네 가지의 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의 조합에 따라 유전정보가 달라지고, 세포는 이 유전정보에 따라 단백질을 생산한다. 돌연변이란 DNA 염기서열이 정상과 달라지는 것을 말하며,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난 세포는 정상과 다른 성질을 갖는 단백질을 생산하게 된다. 암세포에서는 다양한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발생하는데 이 중 일부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진단, 예후 추정 및 치료 반응 결정에 중요하다. 환자로부터 얻은 조직 또는 세포 검체의 암세포 부위에서 핵산을 추출하여 필요한 유전자 부위를 중합효소연쇄반응을 통해 선택적으로 증폭시킨 후, 염기서열 분석기로 분석을 하면 암세포의 DNA 유전정보를 알 수 있다.

- 표피성장인자수용체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EGFR)
표피성장인자수용체를 억제하는 항암제는 일부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이 약은 모든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EGFR 유전자의 타이로신카이나제(tyrosine kinase) 결합 부위에 돌연변이가 있을 때 효과가 있고, 돌연변이가 없을 때는 효과가 적다.
- K-RAS
K-RAS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대장직장암, 폐 선암종, 췌장암에서 발견된다. K-RAS 돌연변이가 있을 경우 EGFR 표적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 따라서 EGFR 표적 치료 항암제에 대한 치료 반응을 예측하여 환자에게 약제의 처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K-RAS 유전자의 돌연변이 분석을 시행한다.
- BRAF
갑상선 결절의 세침 흡인 검체 중 약 10~30%는 양성인지 악성인지 판독이 불가능하다. 한국인에서 대부분의 갑상선 암은 대부분 유두암종이며, 유두암종에서 BRAF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매우 높은 빈도로 발견되므로 갑상선 세침 흡인 검체에서 BRAF 돌연변이를 검사하면 양성 결절인지 악성 유두암종인지 감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 C-KIT최근 만성 골수성 백혈병의 치료제로 쓰이고 있는 글리벡이 위장관간질종양(GIST)의 치료에도 매우 유용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특히 위장관간질종양에서 C-KIT 유전자의 돌연변이 상태는 글리벡에 대한 치료반응을 예측하는 데 중요하다.

4) 현미부수체불안정성 검사(Microsatellite instability test, MSI)
가족성 암을 일으키는 질환 중 하나인 유전성비용종대장암(HNPCC)은 DNA의 이상을 복구하는 유전자인 hMSH2와 hMLH1의 돌연변이에 의해 일어나는데 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으면 DNA 합성 중 발생한 실수가 교정되지 않고 남아 있게 되고 현미부수체의 불안정이 관찰된다. 현미부수체 (microsatellite)란 인간의 전체 유전자 중 10개 미만의 짧은 염기서열이 여러 번 반복되는 부위를 말한다. hMSH2와 hMLH1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면 현미부수체의 반복 횟수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고 비정상적으로 늘어나거나 줄어들게 된다.

이런 현상을 현미부수체가 불안정하다고 말한다. 분자 병리 검사를 통해 여러 현미부수체 중 5군데인 BAT25, BAT26, D5S346 (APC), D17S250 (Mfd15CA), D2S123의 반복 횟수를 정상세포와 암세포에서 비교하면 현미부수체 불안정성이 있는지 알 수 있다.

5) 인간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 DNA chip 검사
HPV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이다. 그러나 HPV 바이러스는 다양한 아형이 있으며, 이 중 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고위험군 바이러스이다. 고위험군에 감염되었더라도 대부분 자연적으로 바이러스가 치유된다. 그러나 일부 여성에서는 고위험군의 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데 이때 세포의 유전자에 추가 손상을 주게 되면 자궁경부암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시행되는 자궁세포 도말 검사는 검사의 민감도와 특이도가 낮은 단점이 있는데 HPV 바이러스 DNA chip은 자궁경부세포 검사 시 채취한 세포 표본 중 잉여 부분에서 DNA를 추출하여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지, 감염되었다면 어떤 아형인지를 알 수 있는 분자 병리 검사이다. HPV 아형 검사와 세포 검사를 병용하여 시행하면 자궁경부암의 조기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

5. 전자현미경 검사
어떤 종류의 질병의 경우 보통의 광학현미경을 통한 미세구조의 관찰만으로는 진단에 부족한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전자현미경을 이용하여 초미세구조를 관찰하게 된다. 광학현미경에서는 최대로 확대하여 볼 수 있는 배율이 1,000배인데 비해 전자현미경 검사에서는 최대 10만 배까지 확대하여 관찰하므로 보다 미세한 구조를 관찰할 수 있다. 특히 신경질환, 근육질환 및 신장질환의 경우는 전자현미경 검사가 필수적이다.

6. 임상 자문
병리의사는 다양한 방식으로 자문의사의 역할을 수행한다. 첫째, 병리의사는 임상의사의 요청에 따라 환자의 진단과 관련된 병리적 최신 지식을 제공하며 이러한 병리 자문은 여러 의학 분야를 포괄하는 다원적 협력의 중요한 요소이다. 둘째, 환자 증례에 관한 토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환자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임상의사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각 임상과목별로 진행되는 임상 증례 토의에서 병리의사들은 주된 토의자로서 참여하며, 때로는 토의를 이끌기도 한다.

병리과는 환자의 검체 및 병리학적 진단 기록의 자료 보관소이다. 환자가 이전에 받은 병리학적 진단을 재조명하고, 이를 근거로 하여 환자의 현재의 질병에 대한 진단적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 다른 병원에서 의뢰한 증례 진단에 대한 자문도 병리과의 중요한 업무이며, 필요한 경우에는 한 병원의 증례를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여 자문을 구할 수 있다.

7. 연구 자문
최근 병리과에서는 진단하고 남은 환자의 잉여 조직을 특별한 조건에서 보관하는 조직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조직은행의 운영에는 막대한 시설과 비용이 필요하다. 보관된 조직은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 적극 활용되고 있고, 미래 신약이나 신의료기술이 나올 때 중요한 연구재료가 될 수 있다. 병리의사는 환자의 신상을 노출하지 않은 상태로 기초의학 및 임상의학의 다른 협력 연구자들에게 특별한 진단이 붙은 조직 검체를 제공한다. 특히 최근에는 신약 개발 사업에 병리과가 보관하고 있는 검체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8. 부검
부검은 전통적인 병리학의 한 분야로서, 사후에 인체를 해부하고 의학적인 검사를 시행하여 정확한 병명을 밝히는 것으로, 병리과에서 시행하는 부검의 대상은 법적인 문제와 관련이 없는 질병에 의한 사망에 한하여 이루어진다. 병적 사망의 원인을 밝히고자 인체의 모든 장기에 대하여 병리학적인 검사를 시행하며, 이를 위해 육안 검색 및 조직학적 진단, 면역 병리, 분자 병리 및 최신 기법을 이용하게 된다. 또한 부검은 조직은행 및 이식을 위한 인간 조직의 수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동의어

해부병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