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말

녹말

[ starch ]

녹말(starch)은 단위체인 글루코스(glucose)가 글리코사이드 결합으로 연결된 탄수화물 계열 천연 고분자이다.

전분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녹색 식물은 에너지 저장 목적으로 태양 에너지를 이용하여 이산화 탄소로부터 합성하며 대부분 종자, 뿌리, 열매에 축적한다. 감자, 밀, 옥수수, 쌀, 카사바와 같은 주요 음식물에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다.

다당류가 형성되는 일반적인 과정으로 글루코스 한 분자와 또 다른 글루코스 한 분자가 반응하면 물 한 분자가 빠져나가면서 두 글루코스가 연결되는 축합 반응, 즉 글리코시화(glycosidation) 반응이 일어난다. 이 반응이 여러 번 진행되어 연결되는 글루코스 수가 많아지고 사슬이 길어지면 거대 분자인 녹말이 형성된다.

녹말은 선형과 나선형인 아밀로스(amylose)와 가지 모양인 아밀로펙틴(amylopectine)의 혼합물이다.1) 그러나 모든 녹말 분자들이 그러한 것은 아니며, 찹쌀·찰옥수수 녹말은 아밀로스는 거의 없고 아밀로펙틴으로 대부분 이루어져 있다.

녹말에 물을 부어 가열하면 녹말 입자는 팽창하여 점성이 강한 액체, 즉 풀이 되는데, 이 현상을 호화라 한다. 식품 이외의 분야에서 녹말의 산업적인 쓰임이 가장 큰 것은 제지 공정에서 접착제로 사용하는 것이었다. 녹말의 'starch'라는 단어는 '강하고 굳게하다(strong, siff, strengthen, stiffen)'라는 뜻을 가진 독일어에서 기원되었다고 하는데 현대 독일어 'stärke'와 관련이 있다.2)

목차

녹말의 구조 및 특성

구조

녹말의 겉모습과 크기 및 성질은 식물의 종류에 따라 상당히 다르다. 식물에서 녹말은 일반적으로 20~25%의 아밀로스와 75~80%의 아밀로펙틴으로 이루어져 있다. 반면 동물의 포도당을 저장하는 형태인 글리코젠은 식물의 아밀로펙틴에 비해 더 많은 가지를 가진 구조이다. 아밀로스는 아밀로펙틴보다 훨씬 작은 분자이다.

아밀로스는 α-D-글루코스(glucose)가 α(1→4) 글리코사이드 결합을 통해 서로 결합된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한 개의 아밀로스는 300개에서 3,000개 이상의 글루코스가 중합되어 있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아밀로펙틴은 α-D-glucose가 α(1→4) 글리코사이드 결합과 더불어 24개에서 30개의 글루코스마다 α(1→6) 글리코사이드 결합으로 이루어진 많은 가지를 가지는 수용성 고분자이다.

아밀로스(amylose)와 아밀로펙틴(amylopectin)의 구조 ()

특성

녹말은 맛이나 냄새가 없는 흰색 가루로 물에는 녹지 않는다. 분자량은 5만∼20만 g/mol이고, 비중은 1.65 g/cm3 정도이다. 

녹말에 아이오딘 용액을 가하면 청색(아밀로스) 또는 적갈색(아밀로펙틴)으로 변색하는데, 이것을 아이오딘-녹말 반응이라 한다. 아이오딘-녹말 반응은 녹말을 검출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된다. 자세한 반응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이오딘이 I3-의 형태로 베타 아밀로스의 코일 속에 들어가 녹말-아이오딘 착물을 형성하고 녹말과 아이오딘 사이에 전하이동이 발생하면서 색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말 입자를 약 70 ℃의 온수로 처리하면 입자는 깨지지 않고 팽윤하여 내부로부터 아밀로스가 녹아 나온다. 이것을 n-뷰탄올(n-butanol) 등을 사용하여 정제하면 순도가 높은 아밀로스를 얻을 수 있다. 또한 효소를 이용하여 셀룰로스부터 아밀로스를 적절한 고분자 크기로 합성할 수 있으며, 이러한 물질들은 의약 전달체로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3)

가수분해

녹말을 당으로 분해하거나 가수분해하는 효소는 아밀레이스(amylase)이다. 알파-아밀레이스는 식물과 동물에서 모두 발견된다. 알파-아밀레이스(α-amylase)는 녹말의 아밀로스나 아밀로펙틴의 α-(1→4) 글루코사이드 결합을 무작위로 가수분해하는 활성을 가지고 있다.

아밀로스가 알파-아밀레이스에 의해 가수분해될 때 생성되는 당은 약 90%가 말토스(maltose)이며, 나머지는 소량의 글루코스, 그리고 아밀로펙틴의 분해시에는 한계 덱스트린(limit dextrin)이 얻어진다.

베타-아밀레이스(β-amylase)는 녹말을 말토스(maltose)로 분해한다. 이 과정은 녹말의 소화에 중요한 과정이다. 종자 발아시 베타-아밀레이스가 녹말로부터 말토스를 만드는 과정에 관여하므로 양조업에서는 이를 응용하고 있다.

산업적 및 환경적 적용

종이를 만드는 제지 공정은 식품 분야를 제외하면 녹말의 수요가 가장 많은 분야이다. 복사 용지에는 약 8%까지도 녹말이 함유되어 있고 골판지 제조 과정에서 종이 양면에 판지를 접착할 때 녹말 풀에 소량의 화학 약품을 섞어 쓴다.

최근 화석 연료를 대체하기 위한 신재생 에너지로 바이오 에탄올의 공급원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사탕수수, 밀, 보리, 옥수수, 감자 등으로부터 얻은 녹말을 발효하여 에탄올을 얻는다. 이를 연료 첨가제로 사용하게 되는데, 재생이 가능하며 환경오염에 문제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환경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데에도 쓰인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포장 용기나 쓰레기 봉지를 만드는데 쓰이며 음식이나 분해성 쓰레기와 함께 퇴비로 전환될 수 있다.

제약 분야에서는 알약을 만들 때 약의 형태를 유지시키기 위해 첨가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보통 옥수수 전분(corn starch)을 주로 사용한다.

참고문헌

1. Brown, W. H.; Poon, T. (2005). Introduction to organic chemistry (3rd ed.). Wiley.
2. New Shorter Oxford Dictionary, Oxford, 1993.
3. You, C.; Chen, H.; Myung, S.; Sathitsuksanoh, N.; Ma, H.; Zhang, X.-Z.; Li, J.; Zhang, Y.- H. P. (April 15, 2013). 'Enzymatic transformation of nonfood biomass to starch'.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10 (18): 7182–7187. 

동의어

녹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