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코젠

글리코젠

[ glycogen ]

글리코젠은 글루코스(포도당, glucose)을 기본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가지 구조를 갖고 있는 다당류이다. 인간, 동물, 박테리아 세포에서 에너지 저장 용도로 쓰이며, 몸에 저장된 포도당의 주요 다당류 구조체이다.

인체 내에서 글리코젠은 주로 간과 근육에서 만들어지며 그곳에 저장된다. 간에서는 간 무게의 5-6% 정도의 글리코젠이 저장되어 있으며, 근육에는 1-2%의 질량비로 존재한다. 정상적인 인간의 혈액에 약 4 g 정도의 포도당은 항상 존재하며 근육과 간의 글리코젠 분해로 일정 농도를 유지한다. 혈당의 60% 정도는 뇌에서 사용된다. 반면 간에 저장된 글리코젠은 다른 장기에서도 사용되며 특히 중추신경계에서 많이 사용된다.1)

글리코젠은 식물에서 에너지원이 되는 녹말의 동소체이다. 구조적으로는 아밀로펙틴과 유사하지만 더 많은 가지 구조를 갖고 있고 녹말보다 조밀한 형태이다. 건조 상태에서는 흰색 분말 형태이며, 세포질에서는 대부분 과립 상태로 존재한다. 글리코젠은 인체에서 포도당을 급히 필요로 할 때 신속하게 포도당을 공급할 수 있지만, 에너지 효율성은 지방에 비해 떨어진다. 매우 적은 양의 글리코젠이 뇌의 몇몇 신경 지질 세포와 백혈구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임신중인 여성의 자궁에도 글리코젠이 저장되는데, 이는 태아에게 영양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목차

화학 구조

글리코젠은 약 60,000개의 포도당으로 이루어진 중합체로, 평균 8-12개의 글루코스 단량체가 사슬로 연결이 되어있고 대부분의 글루코스들은 α-1,4 글리코사이드 결합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가지가 형성될 때 α-1,6 글리코사이드 결합을 형성하게 된다. 글리코젠은 대부분 환원성 말단기가 없다. 비록 포도당은 환원성 당으로서 환원성 잔기를 가지고 있지만, 글리코젠에서는 이 잔기가 중심부에 존재하는 글리코제닌(glycogenin)이라는 단백질에 공유결합으로 묶여 있다. 생체 내에서 글리코젠은 포타슘 이온과 함께 물이 수화된 형태로 저장되어 있다.2)

글리코젠 합성과 분해

글리코젠의 합성 또는 분해에는 2개의 제어 메커니즘이 알려져 있다. 한 개는 호르몬에 의한 제어와 그 외의 글리코젠의 합성 또는 분해에 관여하는 효소로 작용하는 여러 가지 물질에 의한 것이다. 인슐린이나 피질 코르티코이드 호르몬은 합성에, 아드레날린(adrenaline)이나 글루카곤(glucagon)은 분해 작용을 한다. 또 다른 물질에 의한 것으로는 Ca2+나 cAMP가 있고 이것들은 합성 또는 분해에 관여하는 효소의 구조를 바꾸어 조절한다. 이것을 입체성(allosteric) 조절 메커니즘이라 한다.

글리코젠은 포도당 분자가 나뭇가지 모양으로 결합된 구조를 갖고 있다. 이과 같은 의미로 글리코젠을 식물 전분이라고도 한다. 구조는 포도당 분자가 α-1,4 배당체(glycoside) 결합을 하여 10여개 연속해 있는 곳에 α-1,6 배당체 결합으로 다른 포도당 분자가 결합되고. 거기에서 다시 α-1,4 배당체 결합으로 포도당 분자가 결합되어 글리코젠은 나뭇가지 모양을 한다. 이 구조는 아밀로펙틴( amylopectin)과 유사하지만, 가지의 수는 글리코젠이 더 많고 가지의 길이는 더 짧다.

요오드 반응에서 전분이 보라색 또는 적자색을 보이는 데 반하여 글리코젠은 적색 또는 갈색을 나타낸다. 어패류에서 글리코젠의 함량은 어종, 성장 단계, 계절, 영양 상태, 사료 조성 등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글리코젠 양은 지방질량의 10% 정도인데, 이것은 탄수화물보다 지방질이 에너지 저장물질로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어류 근육 내 글리코젠 함량은 어획할 때 운동정도에 따라 많은 영향은 받는데. 일반적으로는 0.3~1.0% 정도이다. 참다랑어, 가다랑어 등의 회유성 적색육 어류는 돔, 광어, 가자미 등에서의 함량이 높다. 유어보다는 성어, 그리고 혈합육보다는 보통육에서 함량이 높다.3)

글리코젠 작용

탄수화물을 섭취하여 소화시키면 혈당이 증가하고, 이자는 인슐린을 분비한다. 포도당은 간문맥 혈관을 통해 간세포로 들어간다. 인슐린은 간세포에 작용하여 여러 효소들의 작용을 촉진하는데, 이때 글리코젠 합성 효소도 활성화된다. 이 효소는 포도당을 결합시켜 긴 포도당 사슬을 만든다. 인슐린과 포도당이 충분히 남아있는 동안 이 작업이 계속된다.

식후에는 간이 혈액으로부터 포도당을 흡수한다. 어느 정도 소화가 되고 혈당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인슐린의 분비가 줄어들고 글리코젠 합성이 멈춘다. 식사 후 네 시간쯤 지나면 글리코젠은 포도당으로 분해되기 시작한다. 글리코젠의 분해에는 글리코젠 인산화효소가 주로 작용한다. 그 다음 8~12시간 동안 혈당의 대부분은 간의 글리코젠을 분해하여 얻으며, 이는 몸 전체의 연료 역할을 한다.

글루카곤은 이자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몸의 많은 부분에서 인슐린의 반대 작용을 한다. 혈당이 정상 이하로 떨어지면, 글루카곤의 분비량이 늘어난다. 글루카곤은 인슐린이 많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글리코젠의 분해를 촉진한다

근육세포에서 글리코젠은 긴급히 포도당이 필요할 때 즉시 포도당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기타 세포들도 조금씩 글리코젠을 저장하고 사용한다. 근육 세포에는 포도당 육인산화효소(글루코스-6-포스파타이스)가 없어 포도당을 혈액으로 운반할 수 없다. 따라서, 간세포와는 달리, 근육 내부에 저장된 글리코젠은 근육 세포에서만 소모된다.4)

그림. 그리코젠의 분해 (출처: 대한화학회)

글리코젠 부채

인체는 글리코젠을 약 2,000 kcal의 열량을 내는 양밖에 저장할 수 없다. 따라서, 마라톤 주자들이나 크로스컨트리 선수들처럼 장시간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종종 글리코젠 부채라는 현상을 경험한다. 이 현상은 운동 선수가 오랫동안 에너지를 섭취하지 않고 운동하여 몸에 저장된 글리코젠이 바닥나는 현상이다. 이런 상태를 흔히 '한계에 다다랐다'고 한다. 주자와 코스에 따라 다르지만, 마라톤 주자들은 보통 약 32 km 지점에서 이 증상을 느낀다. 글리코젠 부채가 일어날 때 선수들은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피로를 느낀다.

글리코젠 대사 장애

비정상적인 글리코젠 대사로 인한 가장 흔한 질병은 당뇨이다. 인슐린이 비정상적으로 분비되어 간에 저장된 글리코젠이 지나치거나 부족하게 되는 병이다. 포도당 대사가 정상적으로 회복되면, 대체로 글리코젠 대사도 정상으로 돌아간다.

저혈당증은 과다한 인슐린 분비 때문에 발생한다. 간에 저장된 글리코젠은 많지만, 인슐린 농도가 높아 적당한 혈당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글리코젠 분해가 일어나지 않는다. 저혈당증의 치료를 위해 보통 글루카곤이 처방된다.

여러 선천적 대사 장애는 글리코젠 합성이나 분해에 필요한 여러 효소들이 부족하여 발생한다. 이런 질병들을 통틀어 글리코젠 저장 장애라고 한다.

글리코젠 고갈과 지구력 운동

장시간 운동을 요구하는 마라톤, 크로스컨트리 스키 종목, 장거리 사이클 경기에 참여하는 운동 선수들은 자주 글리코젠 고갈을 체험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충분한 탄수화물을 공급받지 못한 채로 장시간 글리코젠을 소모함으로 발생한다. 운동 중 글리코젠의 부족을 겪게 되면 운동자들은 극도의 피곤을 느끼게 되고 움직일 수 없을 정도가 된다. 탄수화물과 카페인을 동시에 섭취하고 격한 운동을 하면 글리코젠 공급이 더욱 빨라진다. 하지만 글리코젠 고갈에 임상학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카페인 최소량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5)

참고문헌

1. 1958-, Berg, Jeremy M. (Jeremy Mark) (2015-04-08). Biochemistry. Tymoczko, John L., 1948-, Gatto, Gregory J., Jr. (Gregory Joseph), Stryer, Lubert. (Eighth ed.). New York.
2. a) Manners, D. J. Carbohydr. Polym. 1991, 16, 37. b) Berg, Tymoczko & Stryer (2012). Biochemistry (7th, International ed.). W. H. Freeman. p. 338.
3. Stryer, L. (1988) Biochemistry, 3rd ed., Freeman (p. 451)
4. 'Glycogen Biosynthesis; Glycogen Breakdown'. oregonstate.edu. Retrieved 2018-02-28.
5. Beelen M, Burke LM, Gibala MJ, van Loon LJC (December 2010). 'Nutritional strategies to promote postexercise recovery'. International Journal of Sport Nutrition and Exercise Metabolism. 20 (6): 515–32.

동의어

글리코겐, 글리코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