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 독소

A-B 독소

[ A-B toxin ]

스컹크가 위험한 상황이 닥치면 항문선에서 고약한 액체를 배출하는 것처럼, 세균독소를 낸다. 다양한 독소가 존재하는데 A-B 독소는 주로 그람양성세균이 분비하는 제3형 외독소의 일종으로 디프테리아, 파상풍, 보툴리눔 독소증을 일으킨다. A-B 독소는 A, B 두 소단위(component)가 이황화결합력으로 서로 붙어있는 단백질로, B 소단위는 침입하는 세포(host)에 결합(Binding)하는 역할을 하고 A 소단위는 침입된 세포내에서 효소작용(Activity)을 하여 그 세포의 기능을 억제하거나 세포사(cell death)와 같은 독작용을 일으킨다. 독소이긴 하지만 보툴리눔 독소의 경우 뇌졸중 후 근육경직치료에 쓰이기도 한다.

A-B 독소가 침입세포(host)에 결합하여 독작용을 나타내는 과정 ()

목차

디프테리아와 독소의 발견

지금은 찾아 보기 힘든 디프테리아라는 비말전염성(droplet-borne) 감염병은 19세기 당시 유럽에서 중요한 공중보건 이슈였는데 사명감 있는 연구자들의 노력으로 점차 극복이 되었다. 1883년 독일의 클렙스(Edwin Klebs)가 환자의 검체에서 염색을 통해 원인균을 증명하였고, 다음 해인 1884년 독일의 뢰플러(Friedrich Loeffler)가 균배양에 성공하여 질병과 세균과의 인과관계를 증명하였다. 당시 배양실험에서 특징적인 점은, 디프테리아라는 질병이 내장의 손상도 동반하는데 균은 여러 병변중 환자 상기도인 비인두(nasopharynx)에서만 배양되었다. 그래서 뢰플러는 내장의 손상이 균에서 유래된 수용성 독소에 의한 것이라 추정하였고, 이러한 가설은 1888년 프랑스의 루(Emile Roux)와 여신(Alexandre Yersin)에 의해 입증되었다. 루와 여신은 균배양액을 걸러 균을 제거한 거름액(filtrate)을 동물에 주입하였을 때도 디프테리아와 동일한 병변이 생기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사실은 치료제로서의 항독소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는데 1890년 독일의 베어링(Emil von Behring)에 의해 디프테리아에서 항독소의 효과가 입증되었고 이러한 공로로 베어링은 1901년 최초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가 되었다.

디프테리아에 걸리면 특징적으로 인두(throat)가 붓고 위막(pseudomembrane)을 형성하는데 병변에서 검체를 채취하여 염색해보면 원인균인 곤봉(club) 모양의 Corynebacterium diphtheriae를 볼 수 있다. ()

디프테리아 환자의 검체에서 균을 배양하는데 사용되는 뢰플러 배지 ()

제3형 외독소인 A-B 독소

현재까지 다양한 독소가 알려져 있는데 독소를 내는 균의 종류에 따라 콜레라독소(cholera toxin), 시가독소(Shiga toxin), 디프테리아독소(diphtheria toxin)로 분류할 수도 있고, 독성을 미치는 범위에 따라 심장독소(cardiotoxin), 간독소(hepatotoxin)와 같이 특정장기의 세포에만 독작용을 나타내는 장기독소와 광범위한 세포에 독작용을 나타내는 세포독소(cytotoxin)로도 분류할 수 있다. 그런데 보통은 독소의 작용기전에 따른 분류와 독소의 생성과정에 따른 분류가 사용된다. 독소의 생성과정에 따라 외독소(exotoxin)와 내독소(endotoxin)로 나뉘는데 외독소는 세균에 부수적으로 존재하는 플라스미드 DNA에서 비롯되는 단백질로서 세포밖으로 분비될 수 있고 항원성과 독작용이 강하며 독소특이적 반응을 일으키지만 열에 약하고 포르말린 처리를 통해 약독화 할 수 있다. 반면에 내독소는 세균의 유전체에서 비롯된 비교적 분자량이 큰(50~1,000 kDa) 지질다당류(lipopolysaccharide)로 세균벽의 성분으로 존재하며 분비되지는 않는다. 단백질이 아니기 때문에 항원성이 약하고 약독화가 안되며 환자에게 공통적으로 발열을 일으키지만 열에는 강하고 안정하다. 작용기전에 따라서는 3가지 유형으로 분류되는데 제1형 독소는 침입세포 표면에만 흡착된 형태로 존재하고, 제2형 독소는 침입세포막을 파괴하며, 마지막으로 제3형 독소는 침입세포에 달라붙는 B (binding) 소단위와 효소작용을 가지는 A (active) 소단위로 구성되어 있다. 분류상 A-B 독소는 제3형 외독소이다.

분석기술의 발달과 A-B 독소의 규명

단백질 분리 및 정제, 단백질 결정화, X-선 결정학(X-ray crystallography)이나 핵자기공명분광학(NMR spectroscopy) 등의 분석기술이 발달하면서 1960년 최초로 미오글로빈(myoglobin)의 구조가 밝혀진 이후 많은 단백질의 구조가 밝혀져 오고 있다. 대표적인 A-B 독소인 디프테리아 독소는 1992년 네이처지에 보고되었는데, 독소는 A와 B 2개의 소단위(component)로 구성되며 더 세밀하게는 B 소단위는 2개의 도메인, A 소단위는 1개의 도메인(domain)으로 구성되어 있다. B 소단위를 이루는 도메인은 침입세포의 막에 붙는 R (Receptor binding) 도메인과 침입세포의 막으로 침투하는 T (Transmembrane) 도메인으로 나뉘며 A 소단위를 이루는 C (catalytic) 도메인은 침입세포의 단백질 합성과정(translation)의 일부를 차단하여 독작용을 나타낸다.

3개의 도메인으로 구성된 디프테리아 독소의 구조 (출처:)

관련용어

지질다당류, 보툴리눔, 도메인, DNA, 세포막, 다당류, 유전체, 내독소, 외독소, 세균, 독소, 항원, 플라스미드

집필

김우진/제주한라병원

감수

윤상선/연세대학교

참고문헌

  1. Bruslind, L. Microbiology [Internet]. Open Oregon State – Open Textbook Sites; 2019 [cited 2019 Aug 04].
  2. Aryal, S. Online Microbiology Notes [Internet]. MicrobiologyInfo.com; 2019 [cited 2019 Aug 04].
  3. Kumar, Vinay, Abul, K., Abbas, and Jon, C.A. 2015. Robbins & Cotran Pathologic Basis of Disease (9th ed.) Philadelphia PA: Elsevier/Saunders.
  4. Lee, S.K. Nobel Prize Odyssey (65) [Internet]. Science Times; 2018 [cited 2019 Aug 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