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별배지

하나의 배지에서 성장하는 미생물들을 육안으로 서로 구분할 수 있도록 고안된 배지를 의미한다. 구별이 되는 두 미생물은 감별배지에서 모두 성장이 가능하지만, 생리적 특징에 따라 색깔이나 모양이 구분이 될 수 있도록 특별한 물질이 첨가된 배지이다. 대표적으로 맥콘키배지(MacConkey agar), 혈액한천배지(Blood agar), 만니톨식염배지(Mannitol salt agar), EMB배지(Eosin methylene blue medium), HE배지(Hektoen enteric agar) 그라나다배지(Granada medium), X-gal배지(X-gal agar) 등이 여기에 속한다.

목차

알프레드 테오도어 맥콘키(Alfred Theodore MacConkey, 1861-1931)에 의해 개발된 배양배지(culture medium)로 뉴트럴 레드(neutral red) 지시약이 들어 있다. 뉴트럴 레드는 중성 pH에서 노란색을 띠지만 6.8 이하의 pH에서는 붉은색을 띤다. 배지에 젖당(lactose)과 같은 당(sugar)을 넣고 세균을 키우면 젖당을 이용할 수 있는 세균은 젖당을 발효(fermentation)하면서 산성의 발효 산물을 분비하면서 콜로니 주위가 붉은색으로 염색된다. 맥콘키배지에 다량의 아미노산이 존재하지만 당이 존재하면 세균은 당을 우선적으로 이용하면서 발효를 수행한다. 당을 이용하지 못하는 세균은 자신의 콜로니색(일반적으로 흰색)을 그대로 나타내게 되므로, 특정 당을 이용하는 세균과 이용하지 못하는 세균을 분별할 수 있는 배지이다. 젖당이 아닌 다른 당을 첨가해서 사용해도 무방하다. 세균이 특정 당을 사용할 수 있는지를 알아볼 때 많이 사용한다.

맥콘키배지에서 젖당을 발효하는 세균(왼쪽)과 젖당을 발효하지 못하는 세균(오른쪽)의 색 비교 (출처: )

5~10% 정도의 혈액(blood)이 첨가된 배양배지이다. 성장에 혈액이 반드시 필요한 세균을 키우는데도 사용하지만, 용혈(hemolysis) 작용을 하는 독소(toxin)를 분비하는 세균을 찾아내는 감별배지로서도 사용이 된다. 예를 들면, 화농성 연쇄상구균(Streptococcus pyogenes) 가운데 베타용혈(β-hemolysis)을 형성할 수 있는 종류는 혈액한천배지에서 콜로니 주위에 노란색의 환이 형성이 된다. 이런 특성을 나타내는 화농성 연쇄상구균을 특별히 group A streptococcus(GAS)라 부른다. 

7.5~10%의 소금(NaCl), 만니톨(mannitol), 페놀 레드(phenol red) 지시약이 들어간 배양배지이다. 높은 농도의 소금 때문에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같은 특정 그람양성균(Gram-positive bacteria)만 자라도록 하는 선택 배지(selective medium)이고, 만니톨을 발효할 수 있는 세균은 발효산물에 의한 배지의 산성화로 페놀 레드(중성일 때 붉은색, 산성에서 노란색을 띰)에 의해 노란색을 띠도록 고안된 배지이다. 포도상구균에 속하는 종들 중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은 만니톨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황색포도상구균을 동정하는데 일반적으로 이용되는 감별배지이다.

그람음성균만 자랄 수 있는 선택배지이면서, 배지에 젖당(lactose)과 에오신(eosin)이 들어있다. 젖당을 발효할 수 있는 세균들(예를 들면, 대장균)은 배지의 pH 변화로 에오신이 짙은 보라색을 띠게 된다. 그러나 젖당을 발효할 수 없는 세균들(예를 들면, 살모넬라균)은 자신의 색 그대로를 나타낸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대장균군(coliform bacteria)을 진단할 때 사용하는 감별배지이다.

HE 배지는 고농도의 담즙염(bile salt)이 존재하여 대부분의 그람양성균과 대장균군의 성장을 억제하는 선택배지의 역할을 가지고 있다. 배지에 싸이오황산염(thiosulfate, S₂O₃^2-)이 존재하여 싸이오황산염을 환원할 수 있는 살모넬라균(Salmonella)은 싸이오황산염을 환원하여 황화수소(H₂S)를 만든다. 황화수소는 ferric ammonium citrate와 반응하여 검은색의 황화철(FeS) 침전물을 형성할 수 있어 살모넬라균은 검은색을 띠게 된다. 배지에는 다양한 종류의 당(젖당, 설탕 등)이 존재하는데, 이런 당을 발효할 수 있는 세균들은 배지에 존재하는 브롬티몰 블루(bromthymol blue), 산성 푹신(acid fuchsin)에 의해 콜로니 주위가 노랗게 변한다. 살모넬라균은 이런 당들을 발효할 수 없기 때문에 노란색 환이 없는 검은색 콜로니를 가진다. 그러므로 일반적으로 살모넬라균을 동정하기 위한 감별배지로 사용된다.

Streptococcus agalactiae (Group B streptococcus; GBS)를 동정하기 위한 감별배지이다. GBS 특이적인 붉은색 그라나딘(granadaene) 색소를 진단하기 위한 배지이다. 그라니딘은 12개의 이중 결합을 가진 non-isoprenoid polyene이다. 항엽산제(antifolate)로서 백혈병 치료제로 사용되는 아메토프테린(amethopterin) 계열의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가 배지에 들어 있다. 메토트렉세이트는 그라니딘 색소 합성을 촉진하는 물질로 작용한다^[1]. 그 외에 충분한 양의 그라니딘 생산에 필수적인 Proteose Peptone #3이 들어 있다. 이 독특한 펩톤(peptone)에서 생산되는 특별한 펩타이드(peptide)가 충분한 양의 그라니딘 생산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결과적으로 그라니딘을 생산하는 GBS만 짙은 오렌지색의 콜로니를 형성하게 된다.

그라나다 배지에서 Streptococcus agalactiae (Group B streptococcus, GBS, 오렌지색)의 동정 (출처: )

X-gal (5-bromo-4-chloro-3-indolyl-β-D-galactopyranoside)은 β-갈락토시다아제(β-galactosidase)의 기질(substrate)인 물질이다. β-갈락토시다아제에 의해 분해되면 불용성(insoluble)인 푸른색의 5,5'-dibromo-4,4'-dichloro-indigo가 형성된다. 그러므로 X-gal이 있는 배지에서는 β-갈락토시다아제 효소를 가진 세균의 경우 푸른색을 띠게 된다. 유전자 클로닝(gene cloning) 등 다양한 분자생물학적 실험에 사용이 되는 배양배지이다.

X-gal 배지에서의 β-갈락토시다아제 효소를 가진 균주(푸른색)와 없는 균주(흰색)의 색 비교 (출처: )

독소(toxin), 화농성 연쇄상구균(Streptococcus pyogenes), 용혈(hemolysis),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 그람양성균(Gram-positive bacteria), 대장균, 살모넬라균, 대장균군(coliform bacteria), 항엽산제(antifolate)

이창로/명지대학교 

이진원/한양대학교

Rosa-Fraile, M., Dramsi, S., and Spellerberg, B. 2014. Group B streptococcal haemolysin and pigment, a tale of twins. FEMS Microbiol. Rev. 38, 932–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