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전이

상전이

[ phase transition ]

상전이(相轉移, phase transition)는 온도, 압력 등과 같은 외부 변수의 변화로 물질의 상이 바뀌는 현상을 가리키며, 상변화라고도 한다.

목차

상전이 현상의 예

고체, 액체, 기체 등 물질의 상(phase) 사이의 변화, 예컨대 기체가 액체로 변화하는 액화, 액체가 기체로 변화하는 기화, 고체가 액체를 거치지 않고 바로 기체로 변화하는 승화 등이 상전이이다. 극지방에서 오래된 만년설이나 얼음이 녹아 물이 되는 현상도 상전이 현상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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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의 얼음이 바다 위에 떠다니는 모습 ()

온도, 압력 등 외부 조건의 변화에 의해 광물의 결정 구조가 변화하는 상전이도 있다. 지각을 구성하는 광물은 저온, 저압에서 만들어지는 암석(홍주석)과 고압에서 만들어지는 암석(남정석)이 다르고, 고온에서 만들어지는 암석(규선석)이 또 다르다. 지구 중심부로 갈수록 온도가 높아지는데 깊이 400∼700㎞에 걸쳐 나타나는 맨틀에서는 감람석의 구조가 압력 증가에 따라 β-스피넬에서 페로브스카이트, 마그네시오우스타이트로 변화하는 상전이가 일어난다. 용암이 굳어서 암석이 되는 과정도 상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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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라우에아 화산에서 용암이 분출하면서 굳어 암석이 되는 과정 ()

상이 고유한 미시적 구조를 가진 물질의 상태를 가리키기 때문에 동일한 화학적 조성을 갖는 물질이라도 그것이 다르면 그 물리적, 화학적 성질이 다르다. 예를 들면, 광물의 상전이가 일어나면 엔트로피, 밀도, 탄성파 속도, 전기 전도도 등이 불연속으로 변화한다.

열역학적 관점에서 상전이

열역학적 관점에서 보면 모든 물리적, 화학적 변화는 '우주'의 엔트로피가 높아지는 방향으로 일어난다. 달리 표현하면, 일정한 압력과 온도에서 계의 깁스 에너지(또는 깁스 자유 에너지, G, Gibbs Free Energy)가 감소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일어난다. 깁스 에너지 변화를 엔탈피와 엔트로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NAMATH_DISPLAY@@\Delta G = \Delta H - T \Delta S@@NAMATH_DISPLAY@@

고체, 액체, 기체 사이의 상전이 역시 깁스 에너지가 감소하는 방향으로 일어난다. 상전이 과정의 에너지 변화에 엔탈피와 엔트로피 변화가 온도에 따라 다르게 기여한다. 즉, 온도가 높을수록 엔트로피 변화가 더 중요하게, 온도가 낮을수록 엔탈피 변화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물이 액체에서 기체로 상전이하는 경우 엔탈피 변화(@@NAMATH_INLINE@@\Delta H@@NAMATH_INLINE@@)와 엔트로피 변화(@@NAMATH_INLINE@@\Delta S@@NAMATH_INLINE@@) 모두 양수이다. 이때 물의 온도가 끓는점보다 높으면 엔트로피 변화에 의한 기여(@@NAMATH_INLINE@@T \Delta S@@NAMATH_INLINE@@)가 크게 작용하므로 깁스 에너지 변화 (@@NAMATH_INLINE@@\Delta G@@NAMATH_INLINE@@)는 음수이다. 즉 물이 끓는다. 반면에 온도가 낮으면 엔탈피 변화가 크게 작용한다. 따라서 깁스 에너지 변화가 양수이다. 물의 온도가 끓는점보다 낮은 경우 역반응(즉, 기체에서 액체로 상전이하는 경우)을 생각해보면 깁스 에너지 변화가 음수가 되므로, 기체에서 액체로 상전이가 일어난다.

상전이의 분류

상전이를 1차 상전이, 2차 상전이로 분류하기도 한다. 1차 상전이는 잠열(숨은열, latent heat)이 관여한다. 상이 바뀔 때 일정한 양의 잠열을 흡수하거나 방출하는데, 그 양이 비교적 크기 때문에 1차 상전이 과정에서는 계 전체가 한꺼번에 상을 바꾸지 않고 부분적으로 바뀌어 '두 상이 공존하는 상태'가 만들어진다. 대표적인 예로, 물이 끓는 경우 물 전체가 한꺼번에 수증기로 바뀌지 않고, 부분적으로 물이 수증기로 바뀌면서 물과 수증기는 평형을 이룬다. 물과 수증기의 엔트로피는 상당히 다른 값을 갖는다. 즉, 물에서 수증기로 (또는 반대로) 상전이가 일어날 때 엔트로피는 불연속적으로 바뀐다. 열역학적 관점에서 보면 화학 퍼텐셜에 해당하는 깁스 에너지의 온도에 대한 1차 도함수(엔트로피)가 상전이 온도에서 불연속이고, 이런 특징을 갖는 상전이를 1차 상전이라고 한다.

2차 상전이는 임계점 이상에서와같이 잠열 없이 상이 연속적으로 바뀌는 상전이를 가리킨다. 예를 들면, 임계점 이상에서 수증기에 압력을 서서히 가하면 점차 응축하여 물이 된다. 하지만 수증기와 물이 공존하면서 상전이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물과 수증기의 구별이 없는 상태에서 연속적으로 일어난다. 이 경우 상 구분이 없기 때문에 화학 퍼텐셜은 연속적으로 변화한다. 열역학 관점에서 보면 이때 화학 퍼텐셜에 해당하는 깁스 에너지의 온도에 대한 1차 도함수(엔트로피)는 연속이지만 2차 도함수(정압 열용량 @@NAMATH_INLINE@@\ce{ C_p }@@NAMATH_INLINE@@)가 불연속적이다. 강자성 전이(ferromagnetic transition), 초전도 전이(superconducting transition), 초유체 전이(superfluid transition) 등이 2차 상전이에 해당한다.

1차 상전이에서의 잠열 - 증발열

상전이 과정에서 두 가지 상이 서로 평형상태(상평형)에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를 기술하는 열역학적 관계식이 클라지우스-클라페이롱 식(Clausius-Clapeyron equation)이다. 예를 들여, 물과 수증기가 평형 상태에 있으면 수증기압(@@NAMATH_INLINE@@P@@NAMATH_INLINE@@)과 온도(@@NAMATH_INLINE@@T@@NAMATH_INLINE@@) 사이에는 다음 관계식이 성립한다.

@@NAMATH_DISPLAY@@\ln P = -{\Delta H_{vap} \over RT} + C@@NAMATH_DISPLAY@@

여기서 @@NAMATH_INLINE@@\Delta H_{vap}@@NAMATH_INLINE@@는 증발열이다. 서로 다른 두 온도 @@NAMATH_INLINE@@T_1 @@NAMATH_INLINE@@, @@NAMATH_INLINE@@T_2@@NAMATH_INLINE@@에서 수증기압 @@NAMATH_INLINE@@P_1@@NAMATH_INLINE@@, @@NAMATH_INLINE@@P_2@@NAMATH_INLINE@@를 측정하면 위의 관계식으로부터 다음 관계식을 얻을 수 있고, 이로부터 증발열(또는 기화열)을 결정할 수 있다.

@@NAMATH_DISPLAY@@\ln{P_1 \over P_2} = -{\Delta H_{vap} \over R}({1 \over T_1}-{1 \over T_2}) @@NAMATH_DISPLAY@@

상전이의 몇 가지 예

  • 물의 상전이: 물, 얼음, 수증기 상으로 존재하는 물에 있어서, 온도나 압력이 달라지면 상전이가 일어난다. 일상 생활에서 경험하는 물의 상전이는 1차 상전이이어서, 그 과정에서 과량의 잠열이 방출되거나 흡수된다. 하지만 임계점 이상의 고온, 고압 조건에서는 2차 상전이가 일어난다.
  • 자성 상전이: 자성체가 외부 온도나 외부 자기장에 따라 자기적인 성질이 달라지는 것도 상전이이다.
  • 금속 합금에서의 상전이: 합금은 서로 다른 금속이 일정한 비율로 하나의 균일한 조성을 갖는다. 합금은 제련 방법에 따라, 즉, 급랭 혹은 서냉, 담금질에 따라 다른 상이 될 수 있다. 다른 상들은 경도 등 기계적 성질이 서로 다르다.
  • 단백질 접힘 과정에서도 상전이 현상이 나타난다.

추가 관련 자료

  1. Phase transi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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