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디

마디

[ node ]

기타 줄을 튕기면, 아래 그림과 같이 기타 줄이 기타의 양끝에 고정된 상태로 진동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처럼 일정한 공간 내 갇혀 진동하는 파동을 가리켜 정상파(stationary wave) 또는 정류파(standing wave)라 한다. 정상파가 존재하는 공간에서 파동의 진폭 값이 0이 되는 지점이 있는데, 이 지점을 마디(node)라 하며 반대로 진폭의 크기가 최대가 되는 지점을 배(antinode)라 한다.

정상파(정류파)의 마디와 배(출처: 대한화학회)

목차

원자 내 전자의 상태 그리고 마디

전자는 고무공처럼 고유한 질량을 갖는 입자이다. 하지만 뉴턴 역학을 통해 운동을 이해할 수 있는 고무공과 달리, 전자의 운동은 양자 역학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양자 역학의 지배를 받는 전자를 비롯한 물질들의 특징 중 하나는 이중성을 갖는 것으로, 전자도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모두 가지며 전자의 상태를 입자 또는 파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드브로이(Lous de Brogile, 1892~1987)를 통해 제안되고 이후 발전된 이러한 생각은 곧, 원자 내 전자의 상태를 이해하는 것은 파동의 상태를 이해하는 것과 같으며, 전자는 원자 안에 갇혀 있으므로 결국 정상파의 상태를 이해하는 것과 같음을 의미한다. 슈뢰딩거(Erwin Schrodinger, 1887~1961)는 1926년, 이러한 정상파의 파동 함수를 수소 원자에서 직접 논리적인 계산을 통해 구하여 파동 역학을 창시하였고, 이러한 원자 내 전자의 파동 함수를 가리켜 원자 오비탈(atomic orbital)이라 한다.

입자의 파동성을 제안한 드브로이()

원자 오비탈은 파동에 관한 함수이므로 마디를 가지며, 3개의 양자수, 즉 주양자수(principal quantum number, @@NAMATH_INLINE@@n@@NAMATH_INLINE@@), 방위 양자수(angular quantum number, @@NAMATH_INLINE@@l@@NAMATH_INLINE@@), 자기 양자수(magnetic quantum number, @@NAMATH_INLINE@@m@@NAMATH_INLINE@@)로 나타낼 수 있는 원자 오비탈의 주양자수 값이 @@NAMATH_INLINE@@n@@NAMATH_INLINE@@일 때, 해당 오비탈은 @@NAMATH_INLINE@@n-1@@NAMATH_INLINE@@개의 마디를 갖는다.

원자 내 전자의 상태를 이해할 때 언급되는 마디는 앞서 설명한 '파동의 진폭 값이 0이 되는 지점'의 개념에서 비롯된 또 다른 중요한 개념을 갖는다. '파동의 진폭 값이 0이 되는 지점'은 곧 '전자가 발견될 확률이 0인 지점'을 가리키는데, 이는 막스 보른(Max Born, 1882~1970) 등 코펜하겐 학파 물리학자들의 원자 오비탈 해석에 기인한다.

이때 원자 오비탈이 갖는 마디의 개수는 전자의 전체 에너지 준위(energy level)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데, 마디 수가 클수록 에너지 준위가 높은 정상파이며, 이는 해당 상태의 전자 에너지 준위가 높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수소 원자에서 1s 오비탈과 2s 오비탈을 비교하면, 1s 오비탈의 전체 마디 수는 @@NAMATH_INLINE@@n-1=1-1=0@@NAMATH_INLINE@@이며 2s 오비탈은 @@NAMATH_INLINE@@n-1=2-1=1@@NAMATH_INLINE@@로 1개의 마디를 갖는다. 따라서 각 오비탈의 에너지 준위의 크기가 정확히 얼마인지 알 수 없더라도, 상대적으로 2s 오비탈의 에너지 준위가 1s 오비탈의 에너지 준위보다 높다는 것을 마디의 개수를 통해 판단할 수 있다.

양자수 (@@NAMATH_INLINE@@n, l, m@@NAMATH_INLINE@@)의 원자 오비탈, 즉 파동 함수는 앞서 언급한대로 @@NAMATH_INLINE@@n-1@@NAMATH_INLINE@@의 전체 마디 수를 갖는다. 이러한 마디는 크게 각도 마디(angular node)와 방사 마디(radial node)로 구분지을 수 있는데, 해당 오비탈의 각도 마디 수는 @@NAMATH_INLINE@@l@@NAMATH_INLINE@@개이며, 각도 마디와 방사 마디의 합이 전체 마디가 되므로 방사 마디의 수는 @@NAMATH_INLINE@@n-1-l@@NAMATH_INLINE@@이 된다. 아래 그림은 3pz 오비탈의 모양으로 녹색 구(sphere)가 방사 마디(면)가 되어 1개의 방사 마디, xy 평면이 각도 마디(면)가 되어 1개의 각도 마디를 갖고 전체 마디의 개수는 방사 마디와 각도 마디의 합인 2가 된다.

3pz 오비탈의 방사 마디와 각도 마디()

분자 내 화학 결합과 마디

분자 내 원자와 원자 사이 강력한 화학 결합은 원자들이 서로 공유하는 결합 전자쌍에 기인한다. 화학 결합에 참여하는 결합 전자쌍의 각 전자들은, 원자 내 전자처럼 그 상태를 분자 내 갇혀있는 정상파로 이해할 수 있는데 이에 관련된 파동 함수를 분자 오비탈(molecular orbital)이라 한다.

분자 오비탈에서 살펴봐야 할 각 상태에 대한 중요한 성질 중 하나는 분자 화합물이 원자와 원자의 화학 결합으로 이루어진 것이므로 '결합성'과 '반결합성'이다. 분자 오비탈의 모양을 보고 이웃한 두 원자 사이 화학 결합에 대한 결합성, 반결합성을 판단할 수 있는데, 이때 판단의 기준이 바로 원자 사이 마디 존재의 유무이다. 주어진 분자 오비탈이 이웃한 두 원자 사이에 마디를 가지면 반결합성을 가지며, 마디가 존재하지 않으면 결합성을 갖는다.

이처럼 마디는 원자 내 전자가 가질 있는 다양한 상태들의 상대적 에너지 준위를 비교할 수 있는 훌륭한 척도가 될 뿐만 아니라, 분자 내 전자가 가질 수 있는 각 상태들이 결합성을 갖는지 또는 반결합성을 갖는지 알려주는 좋은 근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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