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수

양자수

[ quantum number ]

양자 역학과 고전 역학의 중요한 차이는 관찰되는 물리량(physical observable)의 양자화(quantization)이다. 고전 역학에서 에너지, 운동량, 각운동량 등과 같은 물리량은 해당 범위 내에서 아무 값이나 가질 수 있으며, 이를 연속적(continuous)이라 한다. 양자 역학에서 물리량들은 개별적인 특정한 값만 가질 수 있는데, 이를 양자화라고 한다. 양자수는 양자 역학계에서 양자화된 물리량을 나타내는 정수 또는 반정수(half integer)1)의 집합이다.

계의 상태(또는 파동 함수)는 계를 기술하는데 필요한 물리량(보통 에너지나 각운동량 등과 같이 보존되는)으로서 하나 또는 여러 개 양자수를 사용한다. 그러나 '양자 역학계를 기술하기 위해 필요한 양자수의 수'에 대한 일반적인 답은 없다. 대개 계에 대한 슈뢰딩거 방정식으로부터 계의 에너지가 결정되므로, 에너지에 연관되는 양자수는 하나 존재한다.

널리 알려진 양자수는 원자에서 전자의 상태를 완전히 나타내는데 필요한 4개 양자수 @@NAMATH_INLINE@@(n, \ell, m, m_s)@@NAMATH_INLINE@@이다. 여기서 @@NAMATH_INLINE@@n@@NAMATH_INLINE@@은 에너지, @@NAMATH_INLINE@@\ell@@NAMATH_INLINE@@과 @@NAMATH_INLINE@@m@@NAMATH_INLINE@@은 오비탈 각운동량, @@NAMATH_INLINE@@m_s@@NAMATH_INLINE@@은 스핀 각운동량과 연관되는 양자수이다. 원자 오비탈은 전자의 파동 함수로, 3개 양자수 @@NAMATH_INLINE@@(n, \ell, m)@@NAMATH_INLINE@@으로 정의된다. 스핀은 비 상대론적 (non-relativistic) 슈뢰딩거 방정식으로는 얻을 수 없고, 별도의 가정으로 도입되었다.

목차

상태와 양자수

양자수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간단한 예로서 일차원 상자 속 입자(particle in a box)를 생각해 보자.

상자 속 입자는 길이가 @@NAMATH_INLINE@@L@@NAMATH_INLINE@@인 상자 (@@NAMATH_INLINE@@0 \leq x \leq L @@NAMATH_INLINE@@)에서 자유롭게 운동하는 입자이다. 이에 대한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면 파동함수 @@NAMATH_INLINE@@\psi_n (x) = \sqrt{\frac{L}{2}} sin \left ( \frac{n \pi x}{L} \right ) @@NAMATH_INLINE@@와 양자화된 에너지 준위 @@NAMATH_INLINE@@E_n={ {n^2 h^2} \over{8m L^2} }@@NAMATH_INLINE@@를 얻는다. 여기서 @@NAMATH_INLINE@@n = 1,2,3, \ldots@@NAMATH_INLINE@@이고, 이 정수 @@NAMATH_INLINE@@n@@NAMATH_INLINE@@을 양자수라 한다.

1차원 상자 속 입자의 상태를 나타내는 파동 함수는 양자수 @@NAMATH_INLINE@@n@@NAMATH_INLINE@@에 의하여 정해진다. 즉, 양자수 @@NAMATH_INLINE@@n@@NAMATH_INLINE@@과 파동 함수 @@NAMATH_INLINE@@\psi_n (x)@@NAMATH_INLINE@@사이에는 1 대 1의 대응 관계가 있고, 양자수는 계의 상태를 나타내는 정수이다. 또한 양자수 @@NAMATH_INLINE@@n@@NAMATH_INLINE@@은 입자의 에너지가 특정한 값으로 양자화되어 있는 것을 나타낸다(1차원 상자 속 입자의 경우 양자수 @@NAMATH_INLINE@@n@@NAMATH_INLINE@@과 에너지 준위 @@NAMATH_INLINE@@E_{n}@@NAMATH_INLINE@@사이에도 1 대 1 대응 관계가 있는데, 이 대응 관계가 항상 성립하지는 않는다. 서로 다른 양자수로 표시된 상태들이 같은 에너지를 갖는 미분화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NAMATH_INLINE@@n=2@@NAMATH_INLINE@@인 상태'는 파동 함수 @@NAMATH_INLINE@@\psi_{n=2} (x)@@NAMATH_INLINE@@로 묘사할 수 있으며, 이 상태에서 입자의 에너지는 @@NAMATH_INLINE@@E_{n=2}@@NAMATH_INLINE@@이다.

그러나 좀 더 복잡한 계에서는 에너지 이외의 다른 물리량도 고려해야 하며, 따라서 파동 함수도 여러 개 양자수로 정의된다.

양자화의 근원

양자화는 슈뢰딩거 방정식을 푸는 과정에서 주어지는 계의 경계 조건(boundary conditions)에 기인한다.

다시 1차원 상자 속 입자의 예를 들면, 양자수 @@NAMATH_INLINE@@n @@NAMATH_INLINE@@은 일차원 상자의 양쪽 경계, 즉 @@NAMATH_INLINE@@x = 0 @@NAMATH_INLINE@@과 @@NAMATH_INLINE@@x = L @@NAMATH_INLINE@@에서 파동 함수는 '0'이어야 한다는 경계 조건 (@@NAMATH_INLINE@@\psi(0) = 0 @@NAMATH_INLINE@@과 @@NAMATH_INLINE@@\psi(L) = 0 @@NAMATH_INLINE@@)으로부터 나온다. 이처럼 계의 경계에서 만족해야 하는 수학적 조건을 경계 조건이라 한다. 확률에 해당하는 파동 함수가 소멸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발산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경계 조건이다.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정수 @@NAMATH_INLINE@@n @@NAMATH_INLINE@@이 등장하며, 결과적으로 이 정수 @@NAMATH_INLINE@@n@@NAMATH_INLINE@@은 에너지의 양자화로 나타난다.2)

슈뢰딩거 방정식의 해인 파동 함수는 입자를 파동과 같이(wave-like) 다룰 수 있음을 시사한다. 파동은 진행 (traveling wave)와 정상파(standing wave)로 구분할 수 있는데(그림 1), 계의 경계 조건에 의하여 결과적으로 정상파만 슈뢰딩거 방정식의 해가 된다. 정상파 상태의 에너지는 연속적이지 않고 개별적인 특정한 값을 가진다. 즉, 양자화된다.

그림 1. 정상파(standing wave, 붉은색)와 진행파(traveling wave, 파란색과 초록색). 진행파는 시간에 따라 파동이 공간적으로 이동을 하나, 정상파는 항상 같은 위치에서 진동한다. ()

몇 가지 상태의 양자수

다음은 화학에서 다루는 몇 가지 중요한 계의 상태를 나타내는 양자수이다. 슈뢰딩거 방정식의 정확한 해석적인 해(analytic solution)를 얻을 수 있는 경우 계의 파동 함수는 일반적으로 계의 차원과 동일한 수의 양자수로 정의된다. 차원마다 하나의 경계 조건이 부여되고, 이로부터 양자수가 하나씩 등장한다.

병진 상태

상자 속 입자 모형은 원자나 분자의 병진 운동(translational motion)에 대한 모형으로 사용된다.

앞의 예처럼 1차원 상자 속 입자에 대한 슈뢰딩거 방정식의 해로부터 상태를 나타내는 한 개 양자수 @@NAMATH_INLINE@@n = 1, 2, 3, \ldots@@NAMATH_INLINE@@가 얻어진다. 3차원 상자 속 입자로 확장하면, 차원마다 하나의 경계 조건이 있으므로 총 3개 양자수 @@NAMATH_INLINE@@n_x , n_y , n_z = 1,2,3, \ldots@@NAMATH_INLINE@@가 나타난다. 따라서 3차원 상자 속 입자의 병진 상태는 3개 양자수 @@NAMATH_INLINE@@\left ( n_x, n_y, n_z \right ) @@NAMATH_INLINE@@로 나타낼 수 있다.

회전 상태

이원자 분자를 강체 회전자(rigid rotor)로 근사하면, 수학적으로 두 개 회전각 @@NAMATH_INLINE@@(\theta, \phi)@@NAMATH_INLINE@@로 표현되는 2차원 문제이다. 이에 대한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면 파동 함수는 두 개의 정수로 정의되고, 이 두 정수 @@NAMATH_INLINE@@J@@NAMATH_INLINE@@와 @@NAMATH_INLINE@@M_J@@NAMATH_INLINE@@을 회전 양자수라 한다. 그러나 강체 회전자의 에너지는 회전 양자수 @@NAMATH_INLINE@@J@@NAMATH_INLINE@@에만 의존하고, @@NAMATH_INLINE@@M_J@@NAMATH_INLINE@@와는 무관하다. 주어진 @@NAMATH_INLINE@@J@@NAMATH_INLINE@@에 대해 서로 다른 @@NAMATH_INLINE@@M_J@@NAMATH_INLINE@@ 값을 갖는 @@NAMATH_INLINE@@(2J + 1)@@NAMATH_INLINE@@개 상태의 에너지는 는 모두 같다. 즉, 이들은 미분화(未分化)되어 있다.

진동 상태

이원자 분자를 조화 진동자(harmonic oscillator)로 근사하면, 두 원자 사이의 거리에만 관련된 일차원 문제이다. 조화 진동자에 대한 파동 함수는 하나의 정수 @@NAMATH_INLINE@@v@@NAMATH_INLINE@@로 정의되고, 이 정수를 진동 양자수라 한다. 조화 진동자의 에너지는 @@NAMATH_INLINE@@v@@NAMATH_INLINE@@에만 의존한다.

@@NAMATH_INLINE@@N@@NAMATH_INLINE@@개 원자로 이루어진 다원자 분자의 경우 기준 진동 방식(normal modes of vibration)의 수는 @@NAMATH_INLINE@@(3N - 6)@@NAMATH_INLINE@@ 또는 @@NAMATH_INLINE@@(3N - 5)@@NAMATH_INLINE@@개이다. 기준 진동 방식을 조화 진동자로 근사하면, 각 기준 진동 방식을 나타내는 진동 양자수가 하나씩 있다. 따라서 다원자 분자의 진동 상태는 총 @@NAMATH_INLINE@@3N - 6(5)@@NAMATH_INLINE@@개 진동 양자수 @@NAMATH_INLINE@@(v_1, v_2, \ldots, v_{3N-6(5)} )@@NAMATH_INLINE@@로 나타낼 수 있다.

전자 상태

단일 전자의 상태는 4개 양자수, 즉 주양자수 @@NAMATH_INLINE@@n@@NAMATH_INLINE@@, 각운동량 양자수(또는 방위 양자수) @@NAMATH_INLINE@@\ell@@NAMATH_INLINE@@, 자기 양자수 @@NAMATH_INLINE@@m@@NAMATH_INLINE@@, 스핀 양자수 @@NAMATH_INLINE@@m_s@@NAMATH_INLINE@@로 정의된다. 이들 양자수는 수소 원자의 전자에 대한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어서 얻을 수 있다. 수소 원자의 전자는 3개 좌표 @@NAMATH_INLINE@@(r, \theta, \phi)@@NAMATH_INLINE@@가 관련된 3차원 문제이고, 이에 대한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면 @@NAMATH_INLINE@@(n, \ell, m)@@NAMATH_INLINE@@의 3개 양자수가 얻어진다. 그러나 스핀 양자수는 비상대론적 양자 역학에서는 하나의 가정(postulate)으로 도입된다. 세 양자수 @@NAMATH_INLINE@@(n, \ell, m)@@NAMATH_INLINE@@은 전자의 파동 함수, 즉 원자 오비탈 @@NAMATH_INLINE@@\psi_{n,\ell,m} (r, \theta, \phi)@@NAMATH_INLINE@@로 정의하고, @@NAMATH_INLINE@@\left \vert \psi_{n,\ell,m} (r, \theta, \phi) \right \vert^2 @@NAMATH_INLINE@@은 전자의 공간 분포를 결정한다.

참고 자료

1. 반정수는 @@NAMATH_INLINE@@\frac{1}{2}@@NAMATH_INLINE@@의 정수배, 즉 @@NAMATH_INLINE@@\frac{1}{2},\frac{3}{2}, \frac{5}{2}, \ldots@@NAMATH_INLINE@@를 의미한다.
2. 보어의 수소 원자 모델에서도 양자화가 등장한다. 그러나 보어 모델에서 양자화는 하나의 '가정'이었던 반면, 수소 원자에 대한 슈뢰딩거 방정식에서 양자화는 방정식을 푸는 도중 경계 조건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동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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