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화세균

황산화세균

[ sulfur oxidizing bacteria ]

환원된 형태의 황 화합물 또는 황 원자(S0)를 보다 산화된 형태로 전환하는 활성을 갖는 세균을 통칭한다. 이들 세균들은 황화수소(H2S), 무기 황 원자(S0), 티오황산염이온(S2O32-) 등의 황화합물을 산화시키며, 이때 발생하는 환원력을 광합성 또는 ATP 에너지 및 환원력 보유 물질 생산에 이용한다. 서식 환경과 계통학적으로 분류할 때, 매우 다양한 세균들이 황 산화 활성을 보인다.

비노그라드스키 칼럼에서 자란 녹색황세균 (출처: )

목차

기원

1887년 러시아의 미생물학자 세르게이 비노그라드스키(Sergei Winogradsky)가 토양의 여러 층에 서식하는 세균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Beggiatoa라고 명명된 세균이 황화수소(H2S)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세포내에 황원자(S0) 덩어리를 축적함을 발견하면서, 유기물이 아닌 무기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화학무기영양(lithotrophy) 방식의 생물을 처음 정의하였다. 이 후 그가 만든 토양세균의 층화된 영양단계들 중 황화수소를 이용하여 광합성을 하는 녹색황세균(green sulfur bacteria) 등이 알려지면서, 황산화 작용이 광합성에도 이용되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다. 네덜란드의 미생물학자 Martinus Beijerinck는 Paracoccus 라는 다른 계통의 황산화균을 발견하여, 화학무기영양 방식의 에너지 획득이 미생물계에 널리 퍼져 있음을 시사하게 되었다. 현대에 들어, 심해화산 및 심해열수공 등에서 태양에너지와 무관하게 황산화 에너지에 의하여 유지되는 거대한 생태계가 발견되었고, 그곳에 서식하는 고균을 비롯한 다양한 황산화균이 새롭게 알려졌다.

매우 다양한 분류군에서 황산화 무기영양 대사가 발견되므로, 이 대사는 지구 생물체 출현의 초기에 출현한 에너지 획득 방식으로 추정되고 있다. 심해열수공 생태계의 바이러스 유전체에 포획된 유전자들 중 황산화 대사 유전자가 검출된 점은 심해열수공과 유사한 원시 지구의 생태계에서 유래한 황산화 대사 유전자들이 종간 수평적 유전자 전달(horizontal gene transfer)을 통하여 다양한 분류군의 세균들에게 전파되었다는 가설을 방증한다. 그 증거로, 황산화 대사와 황환원 대사에 이용되는 효소와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들이 자색황세균(purple sulfur bacteria)인 Chromatiaceae 과와 녹색황세균인 클로로비문 (phylum Chlorobi)에서 다른 생물들에 비하여 원형의 형태로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 발견은 광합성 황산화세균에서 유래한 황산화 대사 기능의 유전자들이 수평적 유전자 전달과정을 통하여 다양한 세균들에게 전파된 것임을 시사된다.

Martinus Willem Beijerinck (1851-1931) (출처: )

분류군

황산화 세균은 계통학적으로 매우 다양한 분류군에서 발견된다. 황산화 대사 산물의 용도와 세균이 속한 도메인에 의하여 크게 광무기영양세균(photolithotroph), 화학무기영양세균(chemolithotroph), 황산화 고균의 3가지로 분류된다. 광무기영양세균은 자색황세균과 녹색황세균과 같은 특정 계통학적 분류군으로 나타나는 반면, 화학무기영양세균은 Thiospira 같은 특정 나선 형태를 갖는 종류, 황원된 황화합물만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종류, 다른 무기물을 에너지원으로 병용하는 Thiobacillus 종류 등으로 대사적 특징에 따라 분류되며, 계통학적으로는 매우 다양한 분류군에 분포한다. 황산화 대사를 하는 고균은 흔하지 않은데, Thermococcus가 잘 알려진 예이다. 

대사

Thiobacillus thiooxidans의 경우를 예로 들면, pH 2에서 황화수소 1분자를 산소 1분자와 반응시켜 황산으로 전환시키면서 46 KJ의 Gibbs 자유에너지를 방출한다. 산소가 아닌 질산염 이온 등이 최종전자수용체로 사용될 경우에는 더 적은 에너지가 방출된다. 산화반응은 개별 효소에 의하여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전자를 추출하고 전자전달계로 전달하여 ATP를 합성하는 무기호흡 방식으로 진행된다. 환원력이 필요한 경우, 전자전달계의 역전달을 통하여 NADH를 확보한다. 탄소의 고정은 캘빈회로(Calvin cycle)을 통한다. Chemolithotroph의 황산화 대사는 대체로 2단계로 나누어서 진행된다. 황화수소 등 가장 환원된 황이 황원자(S0)로 전환하여 세포내부 또는 외부에 축적하는 단계와 축적된 S0를 티오황산염이온 단계를 거쳐 추가적으로 산화하는 단계이다. 첫 단계에서 획득되는 전자와 그 전자를 전자전달계를 통하여 전달할 때 두 번째 단계의 전자전달에 비하여 더 많은 에너지를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선호되며, S0 덩어리는 첫 단계의 황화수소 자원이 고갈될 경우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호기성 조건일 경우 최종전자수용체로 산소가 사용되며, 혐기성 조건일 경우 질산염 이온 등이 사용될 수 있다.

황산화 대사를 진행하는 효소 및 전자전달계는 2가지 종류로 상이한 유전자 집단에 의하여 만들어 진다. sox라는 유전자 시스템은 sulfite oxidase라는 효소에 의하여 SO32−를 생산한 후 SO42−로 전환한다. 다른 방식은 황산염이온 환원 대사에서 사용되는 adeonosine-5’-phosphosulfate (APS) 경로를 역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역APS 경로라고 한다. APS 경로의 핵심 유전자로 dsr이 있지만, 역APS 경로는 rdsr 유전자 집단이 별도로 존재하여 그 발현 산물로 산화반응을 촉매한다. Betaproteobacteria에 속하는 Thiobacillus 와 Gammaproteobacteria에 속하는 Thiomicrospira 등의 경우, 황산화 대사에 작동하는 유전자 시스템이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Paracoccus가 속하는 통성무기화학영양의 Alphaproteobacteria의 경우와 Rhodovulum 같은 광합성을 하는 Alphaproteobacteria의 경우 sox 시스템이 이용된다. 광합성을 하는 자색황세균과 녹색황세균은 sox 시스템의 일부와 rdsr 시스템을 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균의 경우, 위 두 가지 시스템과 다른 별도의 유전자를 사용한다.

생태 및 활용

황산화 세균은 환원된 형태의 황이 존재하는 곳에 널리 분포한다. 특히, 산소가 있는 조건에서 활발히 증식하며, 무산소 조건에서도 질산염 이온 등의 전자수용체를 이용하여 증식한다. 지표면의 암석에는 황화 광물들이 다량 존재하므로, 황산화 세균은 지표에 널리 분포한다. 또한, 해수의 황산염 이온 농도가 높으므로, 해수와 해양 퇴적토에 분포한다. 산성의 pH에서 광물의 용해도가 높아서 황화합물의 공급이 원활하므로 산성환경에서 잘 증식하는 황산화 분류군이 있으며, pH 8.5의 약염기성 환경에서 황산화 대사를 하는 종류도 있다. 황산화세균은 생물제련(bioleaching)에 널리 활용된다. 광물에 존재하는 황화합물은 불용성인데, 세균의 황산화 대사에 의하여 황산염 이온으로 산화되고 용해되므로, 금속도 함께 용해되어 추출이 용이하게 된다. Metal sulfide들은 독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황산염 이온으로 전환하여 독성을 제거하는 공정에도 황산화세균이 사용된다. Thiobacillus 종들이 이 같은 토양의 생물정화(bioremediation)에 이용되어 왔다. 쓰레기매립지와 하수처리장 등에서 발생하는 황화수소를 줄이기 위하여 황산화세균의 활성이 이용되기도 한다.

집필

조영근/경성대학교

감수

조장천/인하대학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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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Pokorna, D. and Zabranska, J. 2015. Sulfur-oxidizing bacteria in environmental technology. Biotechnol. Adv. 33, 1246-1259.
  3. Sorokin, D.Y., Tourova, T.P., Panteleeva, A.N., and Muyzer, G. 2012. Desulfonatronobacter acidivorans gen. nov., sp. nov. and Desulfobulbus alkaliphilus sp. nov., haloalkaliphilic heterotrophic sulfate‐reducing bacteria from soda lakes. Int. J. Syst. Evol. Microbiol. 62, 2107–2113.
  4. Anantharaman, K., Duhaime, M.B., Breier, J.A., Wendt, K.A., Toner, B.M., and Dick, G.J. 2014. Sulfur oxidation genes in diverse deep-sea viruses. Science 344, 757-760.

동의어

황산화세균(sulfur-oxidizing bacteria), 황산화세균, Sulfur oxidizing bacteria, sulfur-oxidizing bacteria, sulfur oxidizing bacteria, Sulfur-oxidizing bacter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