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체 퇴화

유전체 퇴화

[ Genome reduction ]

유전체 퇴화는 물리적인 측면에서 유전체의 크기가 줄어드는 현상으로 일반적으로 단세포 생물에서 많이 발견되는데, 진화적인 측면에서는 특정 숙주(host)에서 상호공생(symbiosis) 또는 기생(parasitism)에 의해 단세포 생물이 숙주에서 생화학적 대사체계(biochemical metabolism)를 이용함에 따라, 유전체의 기작에 의해 단세포 내에 최소의 기능만을 남겨두고 나머지 불필요한 유전자를 퇴화시켜 유전체를 최소화 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유전자 퇴화의 추정 메커니즘 (그림: 김성훈/KRIBB)

목차

유전체 퇴화의 사례-세포 소기관

유전체는 진화를 거듭함에 따라 다양한 환경에 생존 및 적응하고 생명체의 기능을 다양화 시키기 위해 유전적 정보를 포함하는 유전체의 크기가 증가하지만, 이와 반대로 특정 종에서는 숙주와의 공생 또는 기생에 의해 유전체가 감소된다.

대표적인 예가 진핵세포(eukaryotic cell)의 세포 소기관(organelle)인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와 식물이나 조류에서 발견되는 색소체(plastid)이다. 미토콘드리아는 진핵세포에서 산화적 인산화(oxidative phosphorylation)를 통해 ATP를 생산하는 소기관이며, 진화적으로는 박테리아가 진핵세포에 안에서 세포내공생(endosymbiont)을 거듭하는 동안 박테리아가 진핵세포 내의 대사 기능을 이용하도록 변화하면서 이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생화학적 기능을 하는 유전자를 점차 제거하거나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진핵세포 유전체로 이동을 시켜 최종적으로는 자신은 최소한의 유전체를 유지하면서 진핵세포의 세포 내 기관으로 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전체 퇴화의 가설

유전자분해(genome degradation)로 알려진 유전자 수축현상은 일반적으로 박테리아에서 주로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앞에서 설명한 진핵세포와의 세포내 공생(endosymbiosis) 메커니즘에 의해 숙주세포의 생화학적 메커니즘을 상호 공유하면서 박테리아 고유의 유전자을 최소화 시켜 자신의 세포대사 및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 시키는 기작으로 생각되고 있다. 많은 미토콘드리아는 약 20개 전후의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는데, 원래는 독자적인 박테리아 상태에서는 약 1,000개의 유전자가 존재하다가, 대다수의 유전자가 유전자 수축에 의해 숙주의 핵으로 이동하거나, 숙주와 동일한 기능을 하는 유전자는 잃어버렸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포내 공생 메커니즘 이외에서 일부 특정 박테리아는 극한 외부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세포내의 에너지 최소화, 자가증식 효율의 증대, 낮은 유전자 재조합, 그리고 높은 돌연 변이율의 결과로 일어나는 유전자 부동(遺傳子 浮動, Genetic drift)으로 유전자 퇴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또한 자연계에는 해양 박테리오플랑크톤(marine bacterioplanktons)의 경우는 자연적 선택으로 인한 유전자 퇴화가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유전자 퇴화의 가설로 추정되는 미토콘드아의 상호 공생 이론 (그림: 김성훈/KRIBB)

유전체 퇴화 메커니즘

유전체 퇴화의 기작에 관해서는 최근의 상호공생 미생물과 병원성 미생물에서 알려진 바에 의하면, 유동적 유전 요소(mobile genetic element)의 분화증식(proliferation), 염색체 재배열(chromosome rearrangement), 유전자 불활성화(gene inactivation), 유사유전자 축적(pseudogene accumulation), 유전자 결손(gene deletion) 등이 유전체에 발생하게 되면 세포 내에서는 유사유전자 단편(pseudogene fragment), 유동적 유전 요소, 유전자 결손을 제거하기 위해 세포분화를 계속해가면서 지속적인 해당부위의 유전자를 복구하기 위한 기작을 반복함에 따라 유전체의 부분적인 퇴화가 일어나는 것이 알려져 있다.

또한 숙주와 공생하는 미생물의 경우, 숙주에 의한 동화작용(co-adaptation)으로 인하여 숙주와 동일한 대사에 관여하는 유전자는 자연적으로 잃어버리게 되고 숙주세포의 대사 메커니즘이 이를 대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포기능에서 퇴화되는 유전자

숙주(Host) 없이 독자적 생존이 불가능한 절대 세포내공생(Obligate endosymbiont) 미생물은 유전체퇴화 결과 숙주와 한 개체로써 생존을 하기 때문에 외부환경과 구분을 지어주는 세포막에 관련된 유전자군, 유전자의 발현 및 재생을 조절하는 유전자군, 그리고 유전자 재조합을 일으키는 유전자군이 우선적으로 결손 되어 있는 것이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또한 숙주로부터 영양분을 얻기 때문에 아미노산과 같은 필수영양소 대사에 관여하는 유전자 군도 결손이 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유전자의 결핍으로 부크네라 아피콜라(Buchnera aphidicola), 리케시아 프로바제키(Rickettsia prowazekii) 그리고 마이코박테리움 레프리(Mycobacterium leprae) 같은 종에서는 최대 90% 이상의 유전자까지 퇴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련용어

기생(parasitism), 상호공생(symbiosis), 산화적 인산화(oxidative phosphorylation), 세포내공생(endosymbiont), 유전자 부동(Genetic drift), 진핵세포(eukaryotic cell), 숙주(Host),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 색소체(plastid), 세포 소기관(organelle)  

집필

김성훈/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수

김근필/중앙대학교

참고문헌

  1. Moran NA. 2002. Microbial minimalism: genome reduction in bacterial pathogens. Cell 108, 583-586.
  2. McCutcheon JP, Moran NA. 2011. Extreme genome reduction in symbiotic bacteria. Nat. Rev. Microbiol. 10, 13-26.
  3. Koonin EV, Wolf YI. 2013. Genome reduction as the dominant mode of evolution. Bioessays 35, 829–837.  

동의어

Genome degradation, genome reduction, genome degradation, Genome reduction, 유전체 퇴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