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븀

어븀

[ erbium ]

어븀 (Erbium)
상태 고체
원자번호 68
원자량, u 167.26
녹는점, °C 1529
끓는점, °C 2868
밀도, g/cm3 9.07
원자반지름, Å 1.89

원소 기호 Er의 어븀은 원자 번호 68번의 희토류 원소로써 금속 상태일 때는 은백색을 띤다. 자연계에서는 언제나 +3 산화 상태의 화합물로 존재하면서 분홍빛을 띠기에 유리 색안경 등에 착색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980~1480 nm 파장 영역의 빛을 흡수해 전자가 들뜨면서 1530 nm 파장의 빛을 방출하기에 수술용 광증폭 재료로도 활용된다. 특히 1550 nm 파장을 갖는 전자파는 광통신 장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나 신체 조직이 주로 흡수하는 2940 nm 파장 영역의 전자파를 방출하는 어븀 이온은 외과 수술용 레이저에 쓰인다.

목차

어븀의 물리·화학적 특성

물리적 특성

순수한 금속 어븀은 부드러워 쉽게 가공할 수 있으며, 공기 중에서 안정하기에 다른 희토류 금속들처럼 빠르게 산화되지 않는다. 어븀 은 분홍색을 띠지만, 어븀 자체는 가시광선, 자외선, 근적외선 범위에서 매우 좁은 흡수 스펙트럼을 보인다. 어비아(erbia)라고 불리는 어븀 산화물의 다른 특성들은 타 희토류 원소들과 유사하지만 함께 섞여 있는 불순물의 종류와 양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어븀의 자기적 성질은 온도에 따라 변화하는데, 19 K 이하에서 강자성을 띠고, 19~80 K 사이에선 반강자성(ferromagnetic)을 띠며, 그리고 80 K가 이상에서는 상자성(paramagnetic)을 보인다. 어븀 원자는 풀러렌 분자 내부에 넣은 상태(host-guest)로 분리해 낼 수 있으며, 이 후 투과 전자 현미경(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 TEM)을 이용하여 관측할 수 있다.

어븀()

화학적 특성

어븀 금속은 공기 중에서 천천히 변색되지만, 쉽게 연소되기도 하여 어비아(Er2O3)를 만든다.

4 Er(s) + 3 O2(g) → 2 Er2O3(s)

어비아()

어븀은 매우 강한 양전하를 띠며, 차가운 과 느리게 반응하지만 뜨거운 과는 빠르게 반응하여 어븀 수산화물을 만든다.

2 Er(s) + 6 H2O(l) → 2 Er(OH)3(aq) + 3 H2(g)

어븀 금속은 모든 종류의 할로젠 원소들과 반응하며, 트라이플루오린화 어븀의 경우 분홍색, 염화 어븀, 브로민화 어븀, 아이오딘화 어븀은 보라색을 띤다.

2 Er(s) + 3 F2(g) → 2 ErF3(s)

2 Er(s) + 3 Cl2(g) → 2 ErCl3(s)

2 Er(s) + 3 Br2(g) → 2 ErBr3(s)

2 Er(s) + 3 I2(g) → 2 ErI3(s)

또한, 어븀은 묽은 황산 용액에서 쉽게 녹아 어븀 양이온을 형성하는데, 이 양이온은 용액 속에서 분홍빛을 내는 [Er(OH2)9] 3+ 형태로 존재한다.

2 Er(s) + 3 H2SO4(aq) → 2 Er3+(aq) + 3 SO42−(aq) + 3 H2(g)

어븀의 동위원소

자연계에는 안정한 상태로 162Er, 164Er, 166Er, 167Er, 168Er, 170Er와 같은 6 가지의 어븀 동위원소가 존재하며, 이들 중에서 166Er가 가장 많이 발견되며, 33.5%를 차지한다. 방사성 동위원소는 현재까지 총 29개가 발견되었으며, 가장 안정한 169Er은 약 9.4일의 반감기를 가진다. 대부분의 어븀 방사성 동위원소들은 3.5시간 이하의 반감기를 가진다.

어븀의 역사

모산데르()

어븀은 1843년 모산데르(C. G. Mosander)에 의해 가돌리나이트 광물에서 얻어진 금속 산화물 ‘이트리아’ 표본을 분석 하던 중 최초로 얻어졌다. 그는 이 광물 표본이 순수한 이트리아 외에 최소 다른 두 가지 이상의 금속 산화물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으며, 그것을 각각 ‘어비아’와 ‘테르비아’라고 이름 붙였다. 하지만 그는 이 과정에서 얻어진 산화물의 순도에 의구심을 가졌으며, 이트리아 광물에 이트륨과 어븀, 터븀 외의 또 다른 원소들도 포함하고 있을 것이라 추측하였다. 이러한 의구심은 이후 화학자들과 지질학자, 분광학자들에 의해 이트리아가 다섯 개의 추가적으로 원소들(이터븀, 스칸듐, 툴륨, 홀뮴, 가돌리늄)로 구성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흥미로운 점은 당시 한 분광학자의 실수로 어비아와 테르비아가 서로 바뀌어 알려져 있었으며, 그 결과 1860년 이후 테르비아가 사실은 어비아이며 1877년 이후 어비아가 사실은 테르비아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1905년에서야 순수한 산화 어븀(Er2O3)이 분리되었으며, 1934년 이후에야 비로소 높은 순도를 가진 어븀 금속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1990년대 들어서는 중국에서 채굴된 어븀 산화물의 가격이 내려가면서 어븀 금속의 활용 또한 증가하였다.

어븀의 매장량과 분포

어븀은 지각에는 2.8mg/kg 그리고 바닷물에는 0.9ng/L이 포함되어 있으며, 지각에 포함된 총 원소 매장량 중 45번째로 양이 많은 원소이다. 다른 희토류 금속들과 마찬가지로, 어븀은 모나자이트 광물에서 주로 발견되며 과거에는 희토류 금속들은 분리하기가 매우 어려워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쌌으나, 20세기 후반부터 이온-교환 크로마토그래피 방법을 사용하게 되면서 가격이 많이 감소하였다.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어븀은 주로 ‘제노타임’이나 ‘육세나이트(euxenite)’와 같은 광물에서 채굴되며, 최근에는 중국 남부에서 채굴되는 이온-흡착 점토에서도 얻어지고 있다.

어븀의 활용

어븀글라스()

어븀의 용도는 매우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용 필터로 가장 흔하게 쓰이지만, 특유의 탄성 때문에 야금용 첨가제로 쓰이기도 하며 바나듐에 섞어 합금을 만들면 강도는 낮아지고 가공성이 좋아지는 특징을 보인다. 사마륨 등과 같은 다른 희토류 금속들과 마찬가지로 원자로에 중성자 흡수 제어봉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어븀 산화물은 고유의 분홍빛을 띠고 있어 유리나 큐빅, 선글라스, 지르코니아 보석, 자기 등에 착색제로 사용된다. 또한 어븀이 첨가된 광학용 유리 섬유는 광통신에 널리 이용되며 어븀-첨가 섬유 증폭기(erbium-doped fiber amplifier, EDFAs)의 능동 소자(active element)로 쓰이기도 한다. 어븀-첨가 유리 섬유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알루미늄이나 같은 다른 유리 첨가제/유화제가 같이 첨가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첨가제들은 어븀 이온이 뭉치는 것을 막고 어븀 이온과 신호 간에 에너지가 더 잘 전달되도록 한다.

어븀-니켈 합금인 Er3Ni은 액체 헬륨 온도에서 높은 비열용량을 가지며 이는 극저온 냉동기에 사용된다. 특히 부피 백분율 기준으로 Er3Co 65%, Er0.9Yb0.1Ni 35%의 혼합물을 만들면 비열용량은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븀 이온은 물에 잘 흡수되는 2940 nm 파장의 전자기파를 방출하기 때문에 피부과, 치과, 외과 수술용 레이저([Er:YAG] laser) 등 다양한 의료 분야에 활용된다.

어븀의 생물학적 역할

어븀은 그 자체로는 생물학적 기능을 지니고 있지는 않다. 섭취할 경우 약간의 독성을 나타내지만, 어븀 의 경우 독성이 없으며 오히려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은 보통 한 해 평균 1 밀리그램의 어븀을 섭취하며, 흡수된 어븀은 주로 골격이나 신장과 간 등에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