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과 전자 현미경

투과 전자 현미경

[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 ]

약어 TEM

빛 대신 전자(electron)를 사용하여 영상을 얻는 전자 현미경(electron microscope)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1) 투과 전자 현미경(TEM)은 시료에 전자살(electron beam)을 통과시켜 영상을 만드는 전자 현미경이다. 영상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빛의 파장이 짧을수록 분해능이 좋은데, 전자 현미경의 분해능은 가시광선을 사용하는 광학 현미경보다 수천 배 좋다. 전자 현미경의 영상은 원자들이 일렬로 정렬하여 있는 것을 보여줄 정도이다. 금속, 세라믹, 반도체, 고분자 등 여러 가지 재료와 생체시료 조직 관찰에 이용되고 있는 TEM은 전자 현미경 중에서도 고가이며 운영도 어렵다.

1931년 크놀(Max Knoll, 1897-1969), 루스카(Ernst Ruska, 1906-1988), 보리스(Bodo von Borries, 1905-1957)로 구성된 독일의 연구팀이 최초로 TEM 영상을 얻었으며, 이들은 1933년 광학 현미경보다 분해능이 좋은 TEM을 개발하였다. 최초의 시판용 TEM은 1939년에 설치되었다. 루스카는 TEM을 개발 공로로 1986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이때 루스카는 전자광학(electronic optics)에 대한 업적으로 노벨상 상금의 절반을, 비니히(Gerd Binnig, 1947-)와 로레르(Heinrich Rohrer, 1933-2013)는 주사(走査) 터널 현미경(scanning tunneling microscope)을 개발한 공로로 나머지 절반을 나누어 받았다. 2017년 노벨 화학상은 두보쉐(Jacques Dubochet, 1942-), 프랑크(Joachim Frank, 1940-), 헨더슨(Richard Henderson, 1945-)이 용액 속 생물 분자의 미세 구조를 결정하는 데 사용되는 저온 현미경을 공로로 공동 수상하였다. 여기서 저온 현미경은 대개 액체 질소 온도(77K)에서 사용할 수 있는 TEM을 가리킨다.

목차

작동 원리

현미경의 배율은 분해능이 작을수록 커지는데, 그 최대 분해능(@@NAMATH_INLINE@@d@@NAMATH_INLINE@@)은 다음과 같다.

@@NAMATH_INLINE@@d = \left ( \frac{\lambda}{2n \sin\alpha} \right ) = \left ( \frac{\lambda}{2 NA} \right )@@NAMATH_INLINE@@

여기서 @@NAMATH_INLINE@@\lambda@@NAMATH_INLINE@@는 사용되는 빛의 파장, @@NAMATH_INLINE@@ n@@NAMATH_INLINE@@은 굴절률, @@NAMATH_INLINE@@\alpha@@NAMATH_INLINE@@는 렌즈에 입사하는 빛이 이루는 원뿔 각의 절반에 해당하는 각도이다. @@NAMATH_INLINE@@NA@@NAMATH_INLINE@@는 개구수(開口數, numerical aperture), @@NAMATH_INLINE@@NA = n \sin\alpha@@NAMATH_INLINE@@이다.2) 작은 물체를 보려면, 사용되는 빛의 파장이 짧고 개구수가 커야 한다.

TEM을 비롯한 전자 현미경에서는 전자의 파동성을 이용한다.3) 파동의 특성 중 하나는 파장인데, 전자의 파장은 다음 드브로이(Louis de Broglie, 1892-1987) 식으로 주어진다.

@@NAMATH_INLINE@@\lambda = \left ( \frac{h}{p} \right )@@NAMATH_INLINE@@

여기서 @@NAMATH_INLINE@@h@@NAMATH_INLINE@@는 플랑크(Max Planck, 1858-1947) 상수로 6.63 x 10-34 J sec이며, @@NAMATH_INLINE@@p@@NAMATH_INLINE@@는 전자의 운동량이다. 전자의 운동량이 커지면 그 파장은 짧아진다. 상대론적인 보정을 무시하면, 즉 근사적으로 전자의 운동량은 전자의 운동 에너지(@@NAMATH_INLINE@@KE@@NAMATH_INLINE@@)와 다음과 같은 관계가 있다.

@@NAMATH_INLINE@@p = \surd(2 m KE)@@NAMATH_INLINE@@

여기서 @@NAMATH_INLINE@@m@@NAMATH_INLINE@@은 전자의 질량이다. 일반적으로 전자 현미경에서 전자를 100~300 kV의 전압으로 가속한다. 전자의 운동 에너지는 전자의 전하(@@NAMATH_INLINE@@e@@NAMATH_INLINE@@)와 가속 전압(@@NAMATH_INLINE@@V@@NAMATH_INLINE@@)의 곱과 같은데, 위 두 식을 이용하면 200 kV로 가속된 전자의 파장은 3 pm 정도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전자를 사용하는 전자 현미경의 분해능은 광학 현미경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전자 현미경의 전자살(electron beam)은 파동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광학 현미경에 여러 가지 광학 기구가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를 제어할 수 있는 렌즈, 개구(aperture) 등이 필요하다.

장단점

원자들이 정렬한 것을 직접 볼 수 있을 정도의 높은 분해능은 TEM의 커다란 장점이다. 또한, TEM의 작동 방식에 따라 화학종을 식별할 수 있으며, 결정의 배향, 전자 구조를 알아낼 수 있다. TEM의 작동 방식에 따라서는 결정의 회절 무늬(diffraction pattern)를 관찰하여 결정 구조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으며, 3차원 영상도 얻을 수 있다.

TEM을 비롯한 전자 현미경의 높은 가격과 운영 비용은 단점이지만 기본적인 전자 현미경을 운영하는 비용은 최근에 널리 쓰이고 있는 공초점 현미경(confocal microscope)의 운영 비용과 비슷하다. 전자 현미경은 전자기장과 진동에 민감하기 때문에 건물의 지하층과 같은 곳에서 설치한다. 대기 중의 분자들은 전자를 산란시키기 때문에 전자 현미경 내부는 고진공(high vacuum)이어야 한다.4) 일반적으로 고진공을 유지하는 데 큰 비용이 소요된다. 또한, 시료는 진공 속에서 변화하지 않는 것이어야 하므로 시료에 제한이 따르며, 시료 준비 작업이 간단하지 않다.

시료 준비

TEM의 경우 전자가 시료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시료의 두께는 70~350 nm 정도로 매우 얇아야 한다. 전자살은 시료와 쉽게 상호 작용하므로 시료의 종류와 얻고자 하는 정보에 따라 시료 준비가 각기 다르다. 충분히 작은 분말이나 세포 바이러스 나노 튜브와 같은 시료는 그리드(grid) 위에 위치시키고 이를 시료대에 놓아 영상을 얻을 수 있다.

TEM에 사용되는 그리드(grid) ()

수지(resin)에 넣어 굳힌 시료 ()

전자 현미경의 고진공 속에서 견디지 못하는 시료들은 수지(resin)에 넣어 굳힌 후 얇게 썰어 준비하기도 한다. 시료를 받치고 있는 시료대는 전자 현미경 내부에서 상대적인 위치를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또한, 영상의 명암 대비(contrast)가 좋지 않은 시료들은 착색하여 명암 대비를 높여야 한다. 착색에는 전자살을 잘 흡수하거나 산란시킬 수 있는 중금속 화합물을 사용한다. 시료의 두께를 일정하게 만들기 위해 표면에서 윤택이 나도록 닦는 작업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이아몬드 가루를 이용한 기계적인 연마 작업을 하거나 (acid)을 이용하여 화학적 식각(chemical etching)을 하거나 이온으로 스퍼터(sputtering) 작업을 하기도 한다.

얇고 균일한 시료를 준비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시료를 준비하는 동안 시료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얇은 시료들, 특히 생물학적 시료들은 전자살에 의해 손상될 수 있다. 또한, 얇은 시료는 그 관찰 범위가 좁기 때문에 분석된 영역이 시료 전체의 특성을 보여주지 못할 수도 있다.

TEM 구조와 영상화 방법

TEM 내부는 전자살이 산란 때문에 흩어지지 않고 이동할 수 있도록 10-4 Pa 혹은 그보다 훨씬 낮은 압력의 고진공으로 되어 있다. 아래 그림에는 진공을 만들기 위한 펌프 등의 장치가 나와 있지 않다. 고진공을 유지하는 데는 여러 단계의 압력 조절 장치가 필요하다.

TEM의 구조.()

전자총(electron gun)은 필라멘트에 높은 전압(high voltage)을 가하여 나오는 전자로 만든다. 전자 현미경에는 여러 개의 전자 렌즈 - 1차 집광 렌즈(first condenser lens), 2차 집광 렌즈(second condenser lens), 대물 렌즈(objective lens)가 필요한데, 그 작동 원리는 빛을 모으는 렌즈와 같다. 다만 전자 렌즈는 정전기적이나 자기적으로 작동한다. 카메라의 조리개와 같은 역할을 하는 개구부(aperture)는 고리형 금속판으로 만들어져 있다. 개구부를 통해 전자살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으며, 영상을 나쁘게 만드는 높은 각도로 산란하는 전자가 제거된다. 시료를 통과한 전자살이 형광판(fluorescent screen), 사진 필름, 전자 결합 소자(charge-coupled device, CCD)와 같은 감지기의 신호를 전자 장비를 통해 영상으로 만든다.

편모(flagellum)의 TEM 영상 ()

이온 빔(ion beam)으로 제작한 얇은 TEM 시료의 주사(走査) 전자 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 SEM) 영상 ()

참고 문헌

1. 전자 현미경에는 투과 전자 현미경 외에도 주사 전자 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 반사 전자 현미경(reflection electron microscope) 등이 있다.
2. 개구수는 렌즈의 지름(@@NAMATH_INLINE@@D@@NAMATH_INLINE@@)과 초점 거리(@@NAMATH_INLINE@@f@@NAMATH_INLINE@@)와 관계가 있다.@@NAMATH_INLINE@@NA = f/D@@NAMATH_INLINE@@
3. 일반적으로 전자를 입자로 취급하지만 모든 입자에는 파동성도 함께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파동으로 취급하는 빛에도 입자의 성질이 있는데, 이렇게 파동성과 입자성이 공존하는 것을 양자 역학에서는 이중성(dual property)이라고 한다.
4. 20 torr 정도의 비교적 낮은 압력에서 작동하는 전자 현미경도 있다.

동의어

투과 전자 현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