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로판

셀로판

[ cellophane ]

셀로판은 재생 셀룰로스(cellulose)로 만든 얇고 투명한 시트(sheet)이다. 공기, 기름, 박테리아, 물 등이 잘 투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식품을 포장하는데 유용하게 쓰인다. 일부 국가에서는 일반적인 용어이나 몇몇 국가에서는 셀로판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상표가 있다.

목차

셀로판 특성

셀로판은 여러 가지 물질을 화학적으로 합성하여 얻는 합성 고분자가 아니라 셀룰로스(cellulose)라는 천연 고분자를 비스코스(viscose)라는 중간 상태로 만든 후 얇은 필름 형태로 재생시킨 일종의 재생 고분자이다. 셀룰로스의 가장 중요한 화학적 특징은 구조상 다량의 하이드록시기(hydroxy group)를 함유하고 있어서 각종 화학 처리 에터화(etherification), 에스터화(esterification)]에 의한 가용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가용화가 가능하다는 것은 그만큼 원하는 형태로의 변형이 용이하게 된다는 뜻이다. 또한, 처리된 화학 성분의 종류에 따라 추가로 얻어지는 성질이 다양하므로 여러 가지 형태와 성질을 가진 셀로판 제품의 제조가 가능하다. 이러한 처리를 통해 만들어지는 셀룰로스 유도체에는 나이트로셀룰로스(nitrocellulose), 셀룰로스 아세테이트(cellulose acetate), 프로피온산 셀룰로스(cellulose propionate) 등이 있으며 전기 부품, 기계 부품 등의 분야에도 다양한 적용이 가능하다.

셀룰로스 구조

셀로판 제조 과정

셀로판은 식물 세포벽의 주성분인 셀룰로스로부터 만들어지고 주로 얇은 필름 형태로 제조된다. 목재, 면화, 대마 등으로부터 얻어지는 셀룰로스 섬유를 알칼리와 이황화 탄소(carbon disulfide)에 용해시켜 비스코스(viscose)라는 용액을 만든다. 이 비스코스 용액이 좁고 긴 틈인 슬릿(slit)을 통해 희석된 황산황산 소듐(sodium sulfate)이 담긴 용액 속으로 들어가면 비스코스는 다시 셀룰로스로 바뀐다. 이 과정에서 황산은 얇은 막을 형성한 셀룰로스를 재생시킨다. 그런 다음 황을 제거하기 위한 세척과 표백, 또는 필름이 부서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연화제로 글리세롤(glycerol)을 추가하는 등, 몇 가지 처리를 마치면 셀로판이 만들어진다. 슬릿(slit) 대신 방사 노즐을 사용하여 비슷한 과정을 거치면 레이온 섬유가 만들어진다. 셀로판, 레이온셀룰로스는 모두 글루코스의 중합체라는 점에서 화학적으로는 같고 단지 구조적인 차이만 있을 뿐이다.

비스코스(viscose) 합성 과정 셀룰로스에 강한 염기를 처리하면 소다셀룰로스(soda cellulose)가 만들어지며 (반응 I) 여기에 이황화 탄소(carbon disulfide, CS2)을 처리하면 잔틴셀룰로스(sodium cellulose xanthene)가 중간 물질로 생성된다 (반응 II). 마지막으로 잔틴셀룰로스를 황산으로 처리하면 형태와 성질이 기존의 셀룰로스와 달라진 재생셀룰로스가 만들어진다 (반응 III).

용도

셀로판은 1930 년대 중반부터 계속 생산되어 현재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다양한 식품 품목을 포장하는 것 외에도 셀로판으로 만든 스카치 테입(Scotch tape)이 유명하다. 배터리의 반투과성 막이나 투석 튜빙(dialysis tubing)에 쓰이고 유리섬유(fibreglass) 및 고무 제품을 만들 때 이형제(release agent)로도 사용된다. 또한, 셀로판은 여송연(시가, cigar) 포장 제조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재료이다. 셀로판 제품은 습기에 대한 침투성이 있어 여송연(시가, cigar)이 저장 중에 호흡할 수 있게 해준다. 셀로판을 두 개의 평면 편광 필터 사이에 놓으면 복굴절 특성으로 인해 프리즘 색상을 만든다. 예술가들은 셀로판의 이런 효과를 이용하여 스테인드 글라스(stained glass)와 같은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셀로판 역사

셀로판은 1900년대에 스위스의 화학자 쟈크 브란덴베르그(Jacques E. Brandenberger)가 방수성 섬유를 만들기 위한 생각으로 처음 만들었으며 셀룰로스(cellulose)와 투명하다는 의미의 프랑스어인 'diaphane'을 합쳐서 이름을 지었다. 1) 미국에서는 1924년부터 셀로판이 생산되기 시작하였으며, 주로 화장품 등의 포장재로서 제한적인 용도로만 사용되었다. 포장 기계 제조기술이 발전하기 시작한 1930년대에 접어들면서 셀로판 사업은 크게 성장하여, 그 용도가 각종 식품의 포장으로까지 확대되었다. 1960년대까지는 셀로판의 용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비스코스 재생 공법 과정에 쓰이는 이황화 탄소의 독성 때문에 유해성 논란이 일어났다. 또한, 이후에 폴리에틸렌(polyethylene), 폴리염화비닐리덴(사란 랩, polyvinylidene chloride, PVDC) 등의 셀로판을 대체할 수 있는 플라스틱 필름들이 나오면서 셀로판의 포장재 산업에서의 사용 비율이 서서히 감소하여 1960년대 이후에는 셀로판 매출이 많이 줄어들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원진레이온의 경우 비스코스 생산에서 CS2와 H2S의 독성으로 많은 노동자가 피해를 입어 1993년에 폐쇄되었고, 현재는 NMMO (N-methylmorpholine-N-oxide), CO2, 구리암모니아(cuprammonium) 등을 사용하는 공정이 비스코스 생산에 활용되고 있다.

참고자료

1. Carraher, Charles E. (Jr.) (2014). Carraher's Polymer Chemistry: Ninth Edition. Boca Raton Fl.: CRC Press, Taylor & Francis Group. p. 301. ISBN 978-1-4665-52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