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세롤

글리세롤(glycerol)은 글리세린(glycerine) 또는 프로페인-1,2,3-트라이올(propane-1,2,3-triol)이라고도 부르며 글리(gly-)는 고대 그리스어로 달다는 뜻을 담고 있다. 무색 무취의 점성이 있는 극성 액체이며 산업적으로 음식, 약품, 화장품 등에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글리세롤의 지방산 에스터 형태(트라이글리세라이드)가 동식물의 지방에 존재하며 이로부터 글리세롤을 얻을 수 있다. 간과 지방 조직에서는 글리세롤이 트리글리세라이드와 인지질 합성의 중요한 전구체로 사용된다.

목차

글리세롤의 구조이성질체

글리세롤은 1776년에 스웨덴의 화학자인 칼 빌헬름 셸레(Carl Wilhelm Scheele)에 의해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1차 세계 대전 중에 상업적으로 생산되었다. 전통적인 미생물 합성에 의한 글리세롤 제조는 효율적이지 못하여 점차 감소한 반면에 석유화학 원료를 이용한 화학적인 합성 방법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글리세롤은 (CH₂OH)₂CHOH의 구조식을 가지며, 탄소 세 개가 연속적으로 연결된 프로페인의 각각의 탄소에 알코올기가 결합된 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양쪽 끝의 일차 알코올기 두 개와 가운데의 이차 알코올기 하나로 구성되어 있다. 글리세롤 자체는 카이랄 화합물이 아니지만, 양쪽 끝의 CH₂OH 중 하나가 치환 반응을 하거나 산화가 되면 가운데 탄소는 카이랄 탄소가 되는 선구 카이랄(prochiral) 성질을 지니고 있다. 구조 이성질체로는 기본 골격인 프로페인에 알코올의 결합 위치가 바뀐 1,1,1-프로페인트라이올, 1,1,2-프로페인트라이올, 1,1,3-프로페인트라이올, 1,2,2-프로페인트라이올 등이 있다.  

글리세롤의 구조

강한 점성과 흡습성이 있는 무색 무취의 액체이며, 구조적으로 3개의 친수성 알코올 작용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물과 알코올에 잘 섞이는 성질이 있다. 독성은 경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LD₅₀: 쥐 12600 mg/kg, 생쥐 8700 mg/kg). 자당(sucrose)의 60%에 해당하는 단맛을 가지고 있다.

동식물에서 얻은 지방산 트리글리세라이드의 가수분해(비누화 반응)에 의해 글리세롤을 생산할 수 있으며 부산물로 사슬이 긴 지방산이 얻어진다. 바이오디젤 생산 시 부산물로 폐글리세롤이 생산되고 있으며, 이의 정제를 통해서도 글리세롤이 생산되며, 산업계에서는 바이오디젤의 생산량 증가에 따라 글리세롤의 생산량도 수요량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어 전세계 글리세롤 시장은 위축되었다. 또한, 유지 또는 프로필렌을 이용하여 화학적으로 합성하는 방법이 알려져 있으나 경제성이 없다. 

트라이글리세라이드로부터 글리세롤 합성

산업

음식물의 보습제, 용매, 감미료, 보존제로 사용된다. 의약 및 화장품 업계에서는 대부분 보습제, 윤활제로 사용되며 감기약 시럽, 관장제, 치약, 비누 등에서 글리세롤 성분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식물 추출 산업에서 글리세롤의 보존제 역할로 인하여 에탄올 대체 용매로 각광을 받고 있다. 자동차 산업에서 부동액 제조 시 초기에 글리세롤이 사용되었으나 더 효과적인 에틸렌 글라이콜로 대체되었고 최근에는 부동액 제조 시 독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는 글리세롤의 재사용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공업

글리세롤에 있는 세 개의 알코올 작용기에 나이트로기가 결합된 나이트로글리세린(nitroglycerin 또는 glyceryl trinitrate)의 제조에 사용되며, 나이트로글리세린은 다이너마이트의 원료로 사용되며, 의료 목적으로는 협심증 치료제나 혈압 강하제로 사용된다. 또한, 알키드 수지(페인트, 바니쉬 등)와 글리세롤 트라이폴리에터(계면활성제) 등의 제조 시에 사용한다.

생물학

글리세롤은 간과 지방 조직에서 트리글리세라이드(트리아실글리세라이드)와 인지질 합성의 전구체로 사용된다. 특히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 시 글리세롤과 지방산이 생성된다. 생물학 분야에서 글리세롤은 동결 보존제 역할을 할 수 있어서 세포 내부가 어는 것을 방지하는 데 사용하며, 아크릴 아마이드 젤 전기 영동을 위한 젤 형성에도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