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점주기

흑점주기

[ Sunspot Cycle ]

그림 1. 흑점 주기 모습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흑점수의 연평균 자료(출처: )

태양의 활동성을 나타내는 지수인 태양흑점의 수가 약 11년을 주기로 증가하고 감소하는 것을 흑점주기 혹은 태양주기 혹은 태양활동주기라고 부른다(그림 1 참조). 과학자들은 흑점군에 포함된 것으로 추정하는 보이지 않는 작은 흑점들의 수와 실제로 보이는 큰 흑점들의 수를 합한 울프흑점수를 사용한다. 한 주기 동안 흑점의 수가 최대인 시기를 흑점극대기라고 하고, 최소인 시기를 흑점극소기라고 한다. 흑점극대기에는 흑점이 자주 그리고 많이 관측되고 흑점극소기에는 흑점을 보기 힘들어진다. 심지어 흑점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 날도 많다. 흑점수는 태양자기장의 강도를 반영한다. 흑점수가 변하면 또 지구에 입사되는 태양복사에너지, 지자기지수, 은하우주선(Galactic cosmic rays)의 양도 변한다. 흑점의 수는 대략 11년 주기로 변하지만 자세히 보면 흑점 변화 양상은 주기에 따라 다르다. 그림 1을 보면 최대 흑점수가 주기에 따라 크게 달라짐을 쉽게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흑점주기도 변한다. 평균은 11년 정도이지만, 9년 밖에 안되는 짧은 주기도 있고 13년 보다 긴 주기도 있었다. 흑점주기를 설명하기 위하여, 과학자들은 태양 대류층의 자전과 대류 운동이 태양자기장을 재생해 낸다는 다이나모이론을 연구하고 있다.

목차

역사

1843년 슈바베(Samuel Heinrich Schwabe)는 흑점 수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하게 된다. 이후 울프(Rudolf Wolf)는 이 주기적 변화를 연구하기 위해 과거 흑점 자료를 분석하고 흑점 수를 체계적으로 셀 수 있는 공식을 마련하혔다. 이를 울프흑점수라고 한다. 울프의 전통을 따라 1755년부터 1766년 주기를 첫 번째 주기로 정하여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는 흑점주기 24에 해당한다. 캐링턴(Richard Carrington )과 스푀러(Gustav Spörer)는 흑점주기 동안 흑점이 발생하는 위치가 변한다는 것을 처음 발견하였다. 하지만, 나비도(butterfly diagram)라는 형태로 처음 가시화한 사람은 몬더(Edward Maunder)였다(그림 2). 헤일(George Hale)은 태양흑점의 원인이 강한 자기장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밝혔다. 뿐만 아니라 그는 흑점 주기 동안 태양의 특정 반구에서 선도 흑점의 극성이 늘 동일하다는 것, 다른 반구에서는 선도 흑점의 극성이 반대라는 것, 다음 주기가 되면 선도 흑점의 극성이 반대가 된다는 것을 발표하였다. 이를 고려하면 흑점주기는 11년이 아니고 22년이 되는 셈이다.

그림 2. 태양흑점의 발생 위치를 시간에 따라나타낸 나비도. 나비도를 보면 태양흑점의 극대기 때 태양흑점의 발생 위치가 10°인 반면 극소기 때는 0° 주변과 30° 주변에서 겹치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출처: )

영향

태양복사에너지

그림 3. 태양주기 21, 22, 23의 활동성 지수. 태양흑점 관측, 태양복사량, 플레어, 전파10.7 지수 모두 일관되게 극대기와 극소기가 일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태양의 활동성이 지구의 기후와도 연관되어 있음을 명확하게 알 수 있다.(출처: )

지구의 상층대기로 입사되는 태양복사에너지 양은 흑점극대기 때가 흑점극소기 때보다 0.07% 더 많다(그림 3 참조). 현재 기상학자들이 논하는 지구온난화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양이지만 흑점의 양이 최대가 될 때 태양복사에너지가 최대가 된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연구 주제이다. 흑점 때문에 적게 나오는 에너지를 상쇄하고도 남을 큰 에너지가 백반(facula)과 플라쥐(plage)등에서 방출되기 때문이다.

가시 광선 외에 파장에서의 복사

그림 4. 흑점 주기 23 동안 저층 코로나의 변화 모습(출처: )

태양 표면의 자기장 활동은 태양에서 극자외선과 엑스선 등의 짧은 파장의 전자기파를 방출하게 한다. 태양 자기장이 강해지면 채층코로나가 활동적으로 팽창하기 때문이다(그림 4 참조). 태양에서 방출되는 짧은 파장의 복사는 태양 복사 총량에 비해 적지만 지구의 고층 대기와 자기권에 미치는 영향은 가시광선보다 크다. 따라서, 지구의 기후 뿐 아니라 지구의 자기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전파 또한 주로 활동 영역에 위치한 자기장에 갇힌 코로나 플라스마에서 방출된다. F10.7 지수로 알려진 10.7 cm 전파 방출선의 세기는 전반적으로 태양의 활동성 지수로 매우 유용하다. F10.7 지수는 1947년부터 기록되었으며 흑점의 수를 제외하고는 태양의 활동성 지수 가운데 가장 오래되었다. 공식적으로 F10.7 지수는 매일 정오에 도미니언 전파천문대(Dominion Radio Astrophysical Observatory, DRAO)에서 측정된다.

우주선

그림 5. 그림의 윗 부분은 흑점 수를 나타내고, 아랫 부분은 남극 맥머도(McMurdo) 기지에서 관측한 중성자 양을 나타낸다. 지구에 입사된 우주선의 양을 보여준다.(출처: Nuntiyakul et al. 2014, ApJ, 795, 11)

태양에서 방출되는 플라스마는 태양의 자기력선과 함께 태양권(heliosphere)을 채운다. 태양의 활동성이 커지면 태양계 외부에서 태양권으로 들어오는 고에너지 우주선를 차단하게 된다. 따라서, 지구에 입사되는 우주선 양도 적어진다(그림 5 참조). 실제로 지구에 축적된 우주선 잔해를 추적하면 먼 과거의 태양 활동 정도를 복원할 수도 있게 된다. 이로써, 태양의 흑점주기와 고기후와의 관계도 어느 정도 복원할 수 있게 되었다.

지자기활동

흑점주기가 진행됨에 따라 흑점극대기가 되면 복잡한 과정으로 지구의 자기장과 상호 작용하여 지구 상층대기와 우주 환경에 상당한 영향을 주게 된다. 흑점극대기 때 자주 발생하는 코로나질량방출, 플레어, 태양양성자사건(solar proton event) 등은 전파통신의 장애나 인공위성 등의 오작동을 야기하기도 하여 현대문명 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

통계적 규칙

그네비세프-올 규칙(Gnevyshev-Ohl rule)
  • 짝수(2N) 태양주기 동안 발생한 태양흑점 수의 합은 그 다음 홀수(2N+1) 태양주기 동안 발생한 태양흑점수와 상관관계가 높다. 하지만, 그 전 홀수(2N-1) 태양주기 동안 발생한 태양흑점수와는 상관관계가 약하다.
  • 태양주기가 홀수(2N+1)일 때 흑점극대기의 진폭은 바로 앞 짝수(2N) 태양주기의 흑점극대기의 진폭보다 크다.
월드마이어 규칙(Waldmeier rule)
  • 흑점극소기에서 흑점극대기까지의 시간이 짧을수록 흑점극대기의 진폭이 크다.
진폭과 주기 관계(amplitude-period relation)
  • 태양주기(N)의 진폭과 그 전 태양주기(N-1)의 길이는 반상관관계(anticorrelation)가 있다.

특이한 흑점주기

흑점주기 4

1784년 9월에 시작하여 1798년 4월에 끝난 흑점주기 4는 13.6년이나 지속된 가장 긴 흑점주기이다. 1793년과 1796년에 높은 위도에서 새로운 태양흑점이 관측된 것을 근거로 해서 흑점주기 4가 두 개의 흑점주기가 겹쳐진 것이라는 의문을 갖는 학자들도 있다. 흑점극대기가 하나의 최대값을 보이기 때문에 여러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흑점주기 8

1833년 11월부터 1843년 7월까지 지속된 흑점주기인데, 흑점주기 8이 끝나던 해에 슈바베가 태양흑점의 주기성을 발견하였다.

흑점주기 9

흑점주기 9에서 10으로 넘어가는 흑점극소기에는 655일동안 흑점이 관측되지 않았다.

흑점주기 10

그림 6. 1859년 9월 1일 캐링턴이 기록한 흑점. A와 B라고 표시한 곳이 강하고 밝은 사건이 일어난 시작점이다. 5분 동안 C와 D로 이동한 후 사라졌다.(출처: )

1859년 10월 1일과 2일에 지구에서 일어난 최대 규모의 지자기폭풍(geomagnetic storm)이 발생하였다(그림 6). 캐링턴사건(Carrington Event)라고 불리는 이 사이 일어났을 때 지구 곳곳에서 오로라(Aurora)가 관측되었고 심지어 캐리비안에서도 관측되었다고 한다. 이에 앞서 1859년 8월 28일부터 9월 2일까지 수많은 태양흑점과 플레어가 관측되었는데 9월 1일 정오 무렵 캐링턴은 가장 큰 플레어를 관측하여 기록으로 남겼다.

흑점주기 19

흑점극대기에 나타난 태양흑점 수가 기록 이래 최대치를 기록하였다. 1957년에 국제지구물리의해(The International Geophysical Year)가 기념되었는데 이 해는 흑점극대기(1958년 3월)와 가까운 해였다.

흑점주기 22

1989년 3월에 발생한 X15급 플레어와 코로나질량방출이 야기한 지자기폭풍은 카나다 퀘벡의 송전 시설을 파괴해 대규모 정전 사태를 일으켰고 여러 인공위성 시스템과 전파 통신의 정상 작동을 방해하였다. 1989년 8월에는 X20급 플레어가 발생하여 토론토 주식 시장을 통제하는 마이크로칩을 멈추게 하였다.